[긴급 진단] 주기적으로 나타나 농업과 어업을 황폐화시키는 엘니뇨 현상
엘리뇨가 지역에 따라 가뭄과 홍수를 몰고와 농업과 어업에 영향을 미쳐, 사전에 예측해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재앙을 피하기 어려워
올해 여름은 무난히 덥고 비도 거의 오지 않으면서 한국 기상청은 유례없는 ‘마른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매년 여름이면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로 인해 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입는데, 올해는 비가 오지 않으면서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늘고 있다. 장마가 없고 가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은 한반도도 새로운 기후변화의 영향권에 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이 같은 가뭄이 엘니뇨(el Niño)현상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남미국가들과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일본, 중국 등의 국가에서 엘니뇨로 인한 가뭄을 국가재난으로 판단해 다양한 대응정책을 집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엘니뇨의 개념과 역사, 각 국가들이 체감하고 있는 엘니뇨의 피해상황, 각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향후 엘니뇨 현상의 동향을 살펴본다.
▶ 엘니뇨 현상이란?
바닷물의 경우 서태평양 지역은 연중 28℃, 동태평양은 연중 2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해질 경우 서태평양의 따뜻한 바닷물이 동쪽으로 유입돼 동태평양에 위치한 페루연안의 바닷물 온도가 평상시 보다 섭씨 0.5도 이상 상승한다.
바닷물 수온상승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이를 엘니뇨라고 부른다.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또는 아기 예수라는 뜻인데, 이 현상이 12월 말경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연관시켜 아기 예수의 의미를 가진 엘니뇨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이 외에도 스페인어로 여자아이 또는 아기 예수인 라니냐(La Niña), 엔소(El Niño-Southern Oscillation, ENSO) 등의 용어도 사용하고 있는데 엘니뇨가 가장 보편적으로 쓰인다.
기상학자들이나 개별 국가들이 엘니뇨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엘니뇨가 초래하는 이상기온으로 인한 가뭄과 홍수 때문이다. 엘니뇨의 피해가 해류와 바람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피해는 발생지인 페루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남미대륙 전체, 남태평양 연안 도서국,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일본, 한국, 중국 등 태평양 연안국가 모두에 해당된다.
특히 최근 인도도 비가 많이 오는 몬순의 기간이 짧아지고, 강우량이 줄어 들고 있는 현상이 엘니뇨의 간접적인 피해라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국의 정부와 기상청에서 엘니뇨를 주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세계 시장가격의 등락을 결정하고 있다.
엘니뇨 현상은 부정기적이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보편적으로 3년~5년을 주기로 보고 있는데 1997년~1998년, 2006년~2007년, 2009년~2010년에 발생했다. 주기설에 따르면 올해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태평양 연안국가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엘니뇨로 추정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매년 발견돼 주기설은 이미 깨졌다고 보는 학설도 최근 떠오르고 있다.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거의 매년 엘리뇨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의 경우 이미 엘니뇨로 인한 피해가 태평양 연안국가에 미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 가뭄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농작물 작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 태평양 연안국, 엘니뇨로 인한 농수산물 피해 심각한 수준
올해 4월 초 페루 리마상공회의소는 당시 바다수온이 10% 높아짐에 따라 어업부문의 수출이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업은 8%~10%까지 출하량이 감소한다고 예측했으며 커피와 설탕, 심지어 아스파라거스와 아보카도의 출하량도 2%~4%정도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수산업은 엘니뇨로 인한 바다의 수온상승과 어종이 남쪽으로 이동하는 등의 영향을 받아 더욱 나빠진다고 판단했다. 엘니뇨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어종은 멸치였으며 엘니뇨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섭씨 19도보다 낮은 온도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페루 수산물 수출의 70%는 어분이 차지하고 있는데, 수산물의 감소는 당연히 어분의 수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미국 농무부(USDA)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현상으로 인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팜오일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팜오일 생산량의 86%를 차지하고 있어 민감한 사항이다.
미국의 기상청도 2014년 엘니뇨현상이 강화돼 동남아시아 지역에 안개를 증가시키고, 화재위험을 높일 것으로 예고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엘니뇨가 수확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작물은 팜, 코코아, 커피, 설탕 등이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1930만 톤의 팜오일을 생산했지만, 올해는 엘니뇨로 인해 10만 톤 줄어든 1920만 톤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말 필리핀 기상청(Pagasa)은 2014년 4분기부터 2015년 1분기까지 엘니뇨로 인한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필리핀 쌀 연구소인 필라이스(PhilRice)는 농부들에게 '엘니뇨 대비 맞춤형' 품종의 쌀을 심으라고 요청했다.
다가오는 장마철 수확주기에 평년처럼 필요한 양만큼 쌀 작황이 충분치 않으면 그 다음 건조기가 도래할 때 식량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뭄 피해를 입은 경작지는 쌀이 3만4057헥타르에 달하고, 옥수수, 야채 등은 7655헥타르다. 피해량은 5만9136톤이며,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약 1889만 달러(약 192억4800만원)나 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6월 중순 엘니뇨 현상으로 2014/2015년 회계연도 밀 생산은 2460만 톤으로 2013/2014년 회계연도 2700만 톤 보다 240만 톤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에서 우려하는 것은 6월~8월 사이의 겨울이다. 기상청은 이 시기 엘니뇨 현상이 올 것이라고 예측해 지역별 곡물생산 예상치를 조정하고 있다.
또한 지난 3개월간 강우량 전망수치도 70% 정도의 변동률을 보였다. 게다가 6월~8월 사이에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남부, 뉴 사우스 웨일즈, 빅토리아 북부 지역의 60%가 평균 강우량보다 적게 내릴 것으로 예상돼 엘니뇨 현상의 징후로 보고 있다.
뉴질랜드의 촌락지원재단(Rural Support Trust)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으며 가뭄해소를 위해 많은 비가 와야 하지만 아직까지 내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부 와이카도(Waikato) 지역과 킹 컨트리(King Country) 지역 농부들은 현재 가뭄으로 인한 고초를 심하게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원인은 불명이지만 엘니뇨로 추정하고 있다. 양과 소를 키우는 축산농부들은 가뭄기간 동안 가축들을 먹일 팜나무 열매를 구할 수 없게 돼 자신들의 가축들을 직접 도살하고 있다.
▶ 엘니뇨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강구
남아메리카에서 시작해 오세아니아와 동남아시아를 거쳐 동북아시아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엘니뇨현상에 대해 각 국가들은 다양한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
먼저 필리핀 농업부는 지난 5월 26일 '조기성숙종'과 가뭄에 잘 견디는 '내건성종'의 쌀 품종 리스트를 발표했다. '조기성숙종'의 쌀을 심으면 가뭄이 오기 전에 수확할 수 있으며 '내건성종'은 물 공급의 한계에서도 잘 자란다. 필리핀 쌀 연구소인 필라이스(PhilRice)는 먼저 관개수로 쌀 농사를 짓는 저지대 농장에는 Pagsanjan(PSB Rc10), Tubigan 4(PSB Rc134), Tubigan 14(PSB Rc160) 종을 재배하도록 권고했다.
인도 정부도 7월 초 인도 엘니뇨가 초래한 가뭄이 인도 전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가뭄으로 쌀, 콩, 옥수수 등의 파종이 지연되는 곳은 인도 전체 토지면적의 90%에 달한다. 정부는 가뭄으로 장기재배 작물의 파종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단기 및 중기 작물 종자와 비료를 조달하는 등 대비책을 강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7월 둘째 주까지 우기가 시작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준비 중이며, 이미 올해 초부터 파종하는 작물에 대한 최소지원가격(MSP)을 발표하는 등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데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작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단계를 넘어 시장가격과 내수시장의 안정성까지 확보하기 위함이다. .
중국 기상국도 올해 중급 이상의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을 발표함에 따라 농업부는 각급 농업부문 담당자들에게 재난 예방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중국 기상국은 올해 가을철에 남방은 장마, 북방은 가뭄이 들 우려가 있으며 동북의 서리 날씨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통계에 의하면 엘니뇨현상은 옥수수와 봄밀, 겨울밀, 벼 등 세계 4대 농작물의 생산량을 2% 정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가격상승이 내수 소비시장을 침체시키고, 정부가 목표로 하는 7% 경제성장목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난 겨울부터 각급 저수지의 용량확보를 위해 대규모 준설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의 가뭄에는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최근 엘니뇨현상으로 인해 유례없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어 빗물을 저장해 재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빗물을 그냥 흘러 보내지 않고 저장해 사용하는 방식을 ‘빗물저장시스템(RHS)’이라고 부르는데,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모든 지역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 농업 부문과 가계에서 늘어나고 있는 물 수요와 물 부족 위기를 피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많은 선진국도 부족한 물자원 활용을 위해 RHS를 구축해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엘니뇨(el Niño)로 바닷물의 수온이 상승한 모습(출처 : NASA)
올해 여름은 무난히 덥고 비도 거의 오지 않으면서 한국 기상청은 유례없는 ‘마른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매년 여름이면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로 인해 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입는데, 올해는 비가 오지 않으면서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늘고 있다. 장마가 없고 가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은 한반도도 새로운 기후변화의 영향권에 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이 같은 가뭄이 엘니뇨(el Niño)현상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남미국가들과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일본, 중국 등의 국가에서 엘니뇨로 인한 가뭄을 국가재난으로 판단해 다양한 대응정책을 집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엘니뇨의 개념과 역사, 각 국가들이 체감하고 있는 엘니뇨의 피해상황, 각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향후 엘니뇨 현상의 동향을 살펴본다.
▶ 엘니뇨 현상이란?
바닷물의 경우 서태평양 지역은 연중 28℃, 동태평양은 연중 2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해질 경우 서태평양의 따뜻한 바닷물이 동쪽으로 유입돼 동태평양에 위치한 페루연안의 바닷물 온도가 평상시 보다 섭씨 0.5도 이상 상승한다.
바닷물 수온상승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이를 엘니뇨라고 부른다.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또는 아기 예수라는 뜻인데, 이 현상이 12월 말경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연관시켜 아기 예수의 의미를 가진 엘니뇨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이 외에도 스페인어로 여자아이 또는 아기 예수인 라니냐(La Niña), 엔소(El Niño-Southern Oscillation, ENSO) 등의 용어도 사용하고 있는데 엘니뇨가 가장 보편적으로 쓰인다.
기상학자들이나 개별 국가들이 엘니뇨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엘니뇨가 초래하는 이상기온으로 인한 가뭄과 홍수 때문이다. 엘니뇨의 피해가 해류와 바람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피해는 발생지인 페루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남미대륙 전체, 남태평양 연안 도서국,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일본, 한국, 중국 등 태평양 연안국가 모두에 해당된다.
특히 최근 인도도 비가 많이 오는 몬순의 기간이 짧아지고, 강우량이 줄어 들고 있는 현상이 엘니뇨의 간접적인 피해라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국의 정부와 기상청에서 엘니뇨를 주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세계 시장가격의 등락을 결정하고 있다.
엘니뇨 현상은 부정기적이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보편적으로 3년~5년을 주기로 보고 있는데 1997년~1998년, 2006년~2007년, 2009년~2010년에 발생했다. 주기설에 따르면 올해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태평양 연안국가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엘니뇨로 추정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매년 발견돼 주기설은 이미 깨졌다고 보는 학설도 최근 떠오르고 있다.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거의 매년 엘리뇨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의 경우 이미 엘니뇨로 인한 피해가 태평양 연안국가에 미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 가뭄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농작물 작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 태평양 연안국, 엘니뇨로 인한 농수산물 피해 심각한 수준
올해 4월 초 페루 리마상공회의소는 당시 바다수온이 10% 높아짐에 따라 어업부문의 수출이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업은 8%~10%까지 출하량이 감소한다고 예측했으며 커피와 설탕, 심지어 아스파라거스와 아보카도의 출하량도 2%~4%정도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수산업은 엘니뇨로 인한 바다의 수온상승과 어종이 남쪽으로 이동하는 등의 영향을 받아 더욱 나빠진다고 판단했다. 엘니뇨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어종은 멸치였으며 엘니뇨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섭씨 19도보다 낮은 온도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페루 수산물 수출의 70%는 어분이 차지하고 있는데, 수산물의 감소는 당연히 어분의 수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미국 농무부(USDA)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현상으로 인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팜오일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팜오일 생산량의 86%를 차지하고 있어 민감한 사항이다.
미국의 기상청도 2014년 엘니뇨현상이 강화돼 동남아시아 지역에 안개를 증가시키고, 화재위험을 높일 것으로 예고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엘니뇨가 수확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작물은 팜, 코코아, 커피, 설탕 등이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1930만 톤의 팜오일을 생산했지만, 올해는 엘니뇨로 인해 10만 톤 줄어든 1920만 톤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말 필리핀 기상청(Pagasa)은 2014년 4분기부터 2015년 1분기까지 엘니뇨로 인한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필리핀 쌀 연구소인 필라이스(PhilRice)는 농부들에게 '엘니뇨 대비 맞춤형' 품종의 쌀을 심으라고 요청했다.
다가오는 장마철 수확주기에 평년처럼 필요한 양만큼 쌀 작황이 충분치 않으면 그 다음 건조기가 도래할 때 식량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뭄 피해를 입은 경작지는 쌀이 3만4057헥타르에 달하고, 옥수수, 야채 등은 7655헥타르다. 피해량은 5만9136톤이며,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약 1889만 달러(약 192억4800만원)나 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6월 중순 엘니뇨 현상으로 2014/2015년 회계연도 밀 생산은 2460만 톤으로 2013/2014년 회계연도 2700만 톤 보다 240만 톤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에서 우려하는 것은 6월~8월 사이의 겨울이다. 기상청은 이 시기 엘니뇨 현상이 올 것이라고 예측해 지역별 곡물생산 예상치를 조정하고 있다.
또한 지난 3개월간 강우량 전망수치도 70% 정도의 변동률을 보였다. 게다가 6월~8월 사이에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남부, 뉴 사우스 웨일즈, 빅토리아 북부 지역의 60%가 평균 강우량보다 적게 내릴 것으로 예상돼 엘니뇨 현상의 징후로 보고 있다.
뉴질랜드의 촌락지원재단(Rural Support Trust)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으며 가뭄해소를 위해 많은 비가 와야 하지만 아직까지 내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부 와이카도(Waikato) 지역과 킹 컨트리(King Country) 지역 농부들은 현재 가뭄으로 인한 고초를 심하게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원인은 불명이지만 엘니뇨로 추정하고 있다. 양과 소를 키우는 축산농부들은 가뭄기간 동안 가축들을 먹일 팜나무 열매를 구할 수 없게 돼 자신들의 가축들을 직접 도살하고 있다.
▶ 엘니뇨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강구
남아메리카에서 시작해 오세아니아와 동남아시아를 거쳐 동북아시아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엘니뇨현상에 대해 각 국가들은 다양한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
먼저 필리핀 농업부는 지난 5월 26일 '조기성숙종'과 가뭄에 잘 견디는 '내건성종'의 쌀 품종 리스트를 발표했다. '조기성숙종'의 쌀을 심으면 가뭄이 오기 전에 수확할 수 있으며 '내건성종'은 물 공급의 한계에서도 잘 자란다. 필리핀 쌀 연구소인 필라이스(PhilRice)는 먼저 관개수로 쌀 농사를 짓는 저지대 농장에는 Pagsanjan(PSB Rc10), Tubigan 4(PSB Rc134), Tubigan 14(PSB Rc160) 종을 재배하도록 권고했다.
인도 정부도 7월 초 인도 엘니뇨가 초래한 가뭄이 인도 전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가뭄으로 쌀, 콩, 옥수수 등의 파종이 지연되는 곳은 인도 전체 토지면적의 90%에 달한다. 정부는 가뭄으로 장기재배 작물의 파종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단기 및 중기 작물 종자와 비료를 조달하는 등 대비책을 강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7월 둘째 주까지 우기가 시작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준비 중이며, 이미 올해 초부터 파종하는 작물에 대한 최소지원가격(MSP)을 발표하는 등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데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작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단계를 넘어 시장가격과 내수시장의 안정성까지 확보하기 위함이다. .
중국 기상국도 올해 중급 이상의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을 발표함에 따라 농업부는 각급 농업부문 담당자들에게 재난 예방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중국 기상국은 올해 가을철에 남방은 장마, 북방은 가뭄이 들 우려가 있으며 동북의 서리 날씨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통계에 의하면 엘니뇨현상은 옥수수와 봄밀, 겨울밀, 벼 등 세계 4대 농작물의 생산량을 2% 정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가격상승이 내수 소비시장을 침체시키고, 정부가 목표로 하는 7% 경제성장목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난 겨울부터 각급 저수지의 용량확보를 위해 대규모 준설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의 가뭄에는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최근 엘니뇨현상으로 인해 유례없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어 빗물을 저장해 재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빗물을 그냥 흘러 보내지 않고 저장해 사용하는 방식을 ‘빗물저장시스템(RHS)’이라고 부르는데,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모든 지역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 농업 부문과 가계에서 늘어나고 있는 물 수요와 물 부족 위기를 피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많은 선진국도 부족한 물자원 활용을 위해 RHS를 구축해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엘니뇨(el Niño)로 바닷물의 수온이 상승한 모습(출처 :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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