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진단] 아시아의 수요 증가와 비전통 생산국가의 참여로 재편되는 글로벌 LNG시장
민진규 대기자
2014-06-23
아시아 지역에서 수요가 폭증하면서 천연가스 황금 시대가 열려, 미국과 같은 비전통 국가의 생산 확대로 가격 하락은 불가피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탄소라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자는 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다른 화석연료와 달리 환경오염이 최소화되는 천연가스인 L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 초부터 불거진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의 LNG에 의존하던 유럽이 자원독립을 하지 않는 이상 정치적 독립도 어렵다는 것을 증명했다. 서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대한 LNG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셰일 가스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 일본, 한국 등 주요 소비국의 LNG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도 미국이 주도하는 셰일 가스개발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LNG생산국이 아닌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중앙아시아 등지에서도 LNG생산이 급증하면서 불구하고 글로벌 LNG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 중국, 일본 등 LNG수요가 급증해 LNG 블랙홀로 불려

현재 화석연료인 석유와 석탄이 여전히 전체 에너지 자원 가운데 압도적인 소비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천연가스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천연가스의 소비량은 2000년대 접어들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유럽과 북미 지역은 천연가스의 세계 생산량 및 소비량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부터 천연가스의 소비가 줄어들기 시작해 전 세계로 소비둔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오직 아시아 지역만이 수요가 확대되면서 교역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신흥개발국과 중국, 인도 같은 많은 인구를 보유한 국가들이 주택과 차량 등의 연료를 천연가스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대기오염방지 정책의 일환으로 석탄과 석유의 비중을 줄이고 천연가스 공급을 확대함에 따라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발표한 '2014년 중기 가스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가스시장 규모는 2019년경 현재의 2배 규모로 성장해 천연가스의 '황금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기간 5년 동안 중국의 가스수요는 현재보다 90% 증가한 3150억 입방미터 정도로 예상된다.

중국의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hina National Petroleum Corporation, CNPC)는 2013년 중국의 천연가스 도입량이 530억㎥로 전년대비 약 2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CNPC는 페트로 차이나(PetroChina)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 등 주요도시가 PM 2.5 미세먼지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다양한 환경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 중 하나로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석탄 대신 천연가스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의 수입량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에너지 정책이 천연가스 사용으로 급속히 전환되면서, 해외자원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글로벌 천연가스 매장량의 20%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가스 생산업체인 가스프롬(Gazprom)과 중국국영석유공사(CNPC)가 천연가스 공급에 합의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2018년부터 30년간 중국에 중∙러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해 최대 연간 380억㎥에 달하는 천연가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오랜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천연가스 수출가격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 2011년 3월 태평양 앞바다에서 일어난 9.0 강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제 1원전의 냉각설비가 파손되고, 수소 폭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방출되는 대참사를 겪었다. 2012년 4월 일본 전기사업법에 의해 제1원전의 1~4호기가 완전히 폐쇄됐다.

2013년 기준 원전가동 중지로 감소된 전력을 보완하기 위해 사상 최고액인 7조600억 엔(약 69조9865억원)의 LNG를 구입했다. 일본의 LNG 구입량은 세계 생산량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자국 내 전력 회사가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가격에 가스를 구매하고 있는 일본에 있어서 가스 조달은 국가경제의 사활을 건 문제로 남아있다.

최근 일본은 오스트레일리아, 카타르에서 수입하던 가스를 미국에서 수입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최근 저렴한 셰일 가스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전통적인 가스 수출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가스수출이 가능하다.

미국과 캐나다는 일본에 가스를 공급할 때 국제가격이 아니라 미국 국내 가스가격인 '헨리 허브 가격(Henry Hub Price)'과 연계해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일본이 국제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LNG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일본의 LNG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글로벌 LNG 주요 소비국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동남아 등지에서 가스전개발 활성화

서아프리카에서 최대 가스생산국은 나이지리아인데, 나이지리아는 2012년 기준 세계 4위 LNG수출국이다. 동아프리카의 모잠비크는 현재 세계에서 진행하고 있는 LNG 프로젝트 중 가장 규모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잠비크는 최근 4개 구역을 개발하고 있다. 2010년 Anadarko가 제 1구역을 발견했고 4구역은 Eni가 발견했다. 2개 구역에 매장되어 있는 가스를 합치면 약 200조 입방피트 가량이 된다. 탄자니아는 자국 소비를 위해 적은 규모의 가스를 생산하고 있지만 Exxon Mobil의 협력사인 Statoil과 Ophir Energy의 협력사인 BG그룹이 2010년부터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총 25조에서 30조 입방피터(TCF) 가량의 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브라질 최대 기업인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는 새로운 가스매장지역을 찾기 위해 볼리비아 남부의 도시 타리하(Tarija) 지역 내의 San Telmo, Shipyard, Sunchal지역 탐사에 20억 달러(약 2조 700억 원)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볼리비아 국영에너지회사(YPFB)는 페트로브라스와 협력해 볼리비아 남부의 도시 타리하(Tarija)에서 San Telmo와 Shipyard 지역의 탐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Sunchal 지역은 1조 6800억 TCF가 잠재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Shipyard는 1조 500억 TCF, San Telmo는 3조 2600억 TCF 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오스트레일리아의 에너지 회사 산토스(Santos)는 본래 일정보다 빠르게 Peluang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Peluang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에 위치한 Maleo가스전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스개발사업의 명칭이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1일 최대 2500만 TCF 의 가스를 생산한다.

산토스가 인도네시아에서 가스생산을 시작하는 이유는 해당국의 탄탄한 자원 때문이다. 2012년 기준 천연가스 매장량이 약 3조 TCF 로 세계 11위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생산한 가스의 절반을 수출해 국가재정을 보충하고 있다. 

▶ 미국의 셰일 가스생산량이 글로벌 가격하락을 주도

'가스 트로이카'로 불리는 이란, 러시아, 카타르는 지난해 7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가스수출국가포럼(GECF)에서 가스가격을 안정시키고, 가스요금 하락을 방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란, 러시아, 카타르는 전세계 가스매장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비전통 가스, 즉 셰일 가스의 생산기술을 획득하면서 가스가격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LNG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9%이상 떨어졌다. 막대한 양의 가스를 수입하던 미국은 셰일 가스 덕분에 당분간 LNG를 수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오히려 조만간 일본이나 아시아시장에 셰일 가스를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LNG시장이 트로이카의 의지대로 흘러가지 않으면서 시장가격이 여전히 하락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LNG의 가격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가스 굴착장비의 판매현황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스 굴착장비의 판매는 날씨와 연관되어 있다. 날씨가 따뜻하면 가스 수요가 줄어든다.

가스생산업체들이 지금부터 올해 겨울까지 겨울철 수요에 필요한 만큼의 가스를 비축하지 못하면 LNG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5월 인도분 LNG가격은 4.485달러(약 4740원)로 지난 2월의 6달러(약 6340원)에 비해서 20%가량 하락했다.

오는 7월까지 지난해 겨울에 소비됐던 3조 9000억 TCF 정도를 저장하기 위해서 이번 여름에 10~15% 정도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 가스굴착이 필요한 만큼 증가를 보이지 않는다면 가스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가스생산자들이 셰일 가스 같은 수익성이 낮은 가스전의 시추에 투자를 늘릴 경우 가스는 공급과잉 상태에 직면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해 셰일 가스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2014년 미국의 천연가스 1일 생산량이 716억 6000만 TCF로 사상 최고치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셰일 가스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어 2013년 보다 1일 생산량이 14억 5000만 TCF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2.1%가 높은 수치다. 2015년은 올해보다 1.3% 증가한 일일 725억 8000만 TCF를 생산해 5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사태로 러시아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지만, 비전통적 가스생산국들이 탐사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한 결과 가스생산량을 늘리고 있고 미국이 환경파괴 논란에도 불구하고 셰일 가스개발을 강화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세계 최대 소비국으로 등극할 중국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로부터 LNG도입을 늘리고, 충칭 등 자국 내에서 셰일 가스 개발도 추진하고 있어 기존 거래선으로부터 수입량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2014년 겨울 글로벌 LNG가격은 일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hina National Petroleum Corporation, CNPC) 근로자들(출처 :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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