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진단] 거품론이 대두되고 있는 중국 부동산 시장 붕괴되나
민진규 대기자
2014-06-30
재고비율이 높고 거주보다는 투자목적의 주택구입이 거품을 키워, 일본의 버블과 다르다는 주장도 있지만 붕괴는 피하기 어려워

중국 경제가 매년 8% 이상 고성장을 유지하다가 최근 7%대로 추락하면서 경제의 성장동력이 꺼진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인건비의 상승으로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을 가속화하면서 성장률이 하락한다고 분석하지만, 오히려 국내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가 많다.

시진핑 정부는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낙관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붕괴될 경우 백약이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제가 장기간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소위 말하는 신흥공업국의 경제도 지난 가을부터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자칫 중국의 부동산시장 붕괴가 2015년 글로벌 경제를 대공황으로 몰아 넣을 수도 있다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 1선급 도시조차도 부동산 침체가 가속화

최근 몇 년간 중국 부동산 시장이 크게 하락할 때마다 부동산 시장 '거품론'이나 '붕괴론'이 주장됐지만 올해는 그 목소리가 유난히 크다. 중국지수연구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주요 100대 도시의 신규주택 가격이 ㎡당 1만978위안(약 180만원)으로 4월 대비 0.32% 하락했다.

중국 100대 도시 집값이 전달 대비 하락한 것은 지난 2012년 6월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 중 62개 도시의 신규주택 가격이 전달 대비 하락했다. 이는 4월 45개 도시와 비교해 17개나 늘어난 수치다. 집값이 전달 대비 1% 이상 하락한 도시도 30곳에 달했다. 반면 집값이 상승한 도시는 전달보다 18개나 줄어든 27개에 불과했다.

베이징과 텐진의 집값이 전달 대비 각각 0.69%, 0.08% 오른 것을 제외한 나머지 난징, 항저우, 선전, 청두, 우한, 상하이, 충칭, 광저우 등 8대 도시 집값은 전달 대비 하락했다. 특히 난징은 전달 대비 1.36%나 하락했으며 항저우, 선전, 청두도 0.5~1% 떨어졌다.

최근 들어 중국 부동산 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과거 2/3선급 도시에만 집중되던 주택가격 하락추세가 1선급 도시까지 확대됐다는 것이다. 그 중 특히 주목할 만한 도시는 상하이와 선전인데 두 도시 모두 지난달보다 0.3%, 0.2%씩 하락했다. 1선급 도시 집값이 하락한 것은 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5월 말 기준 중국 내 35개 주요 도시의 신규주택 재고량은 2억 4900만㎡에 달해 2013년 동월 대비 19.5%나 증가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사상 최고치로 기록됐다. 또한 35개 주요 도시의 월간 주택재고량도 지난해 동월대비 2.6% 증가한 2138㎡로 올 해들어 재고량 증가폭이 가장 컸다. 그 중 난창, 지난, 닝보 등 3개 도시의 주택 재고량이 각각 68.6%, 63.8%, 56.8%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5월 10일 집계된 베이징의 신규주택 재고량은 무려 7만 838채에 달해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상하이는 6만 5987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선 도시를 중심으로 재고비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북경, 상해, 광주, 심천 등을 포함해 35개 도시의 재고 면적은 2억5570만 ㎡로 전년 동월 대비 20.1%, 전월 대비 약 2.7% 증가했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 재고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77.4%를 기록한 난창, 60.9%의 닝보, 56.9%의 구강이며, 재고비율이 가장 낮은 궈양 지역은 21.4% 감소했다.

재고가 증가하는 원인은 주택계약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계약 성사까지 평균 16.5개월이 소요되고 있다. 지난 5월 35개 도시에서 신축 분양한 주택의 공급면적은 2198만 ㎡로 전년 동월 대비 약 0.2%, 전월 대비 약 2.8% 증가했으나, 계약이 성사된 물량은 1520만 ㎡로 전년 동월 대비 약 17.4%, 전월 대비 약 1.1% 줄었다. 지난 2월 이후 1선 도시의 주택재고 비율이 2선 도시에 비해 높아지고 있으며, 향후 어려운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일본식 거품과는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일맥상통

중국의 통화상승과 통화정책, 투자수요, 부동산가격 상승 등을 감안하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일본의 1980년대 후반과 많은 부분에서 닮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일본보다 밝은 상황이 많은 편이다. 2013년 중국의 도시화율은 53.7%에 불과해 과거 일본의 70%를 크게 밑돌고 있다.

도시의 가구당 주택 보유 수 또한 ‘1’전후에 도달해 있지만, 포화 상태는 아니다. 총체적으로 말해서,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의 현실은 일본의 1970년대 초기 또는 중기에 도달해 있으며, 1980년대 후반의 상황에는 아직 이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당시 일본 부동산시장과 같은 거대한 버블이 형성되지 않았고, 일본과 같이 쉽게 붕괴한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 .

그러나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동산 버블도 전 세계적 상황과 큰 차이는 없다고 말한다. 중국은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중산층이 증가하고, 정부의 부동산 시장개방으로 대도시에서 주택건설이 대규모로 진행됐다.

중국인들은 주거목적보다는 투자목적으로 부동산을 거래하기 시작했고,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 올라간 부동산을 매각하지 않음으로써 거품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동시에 은행 대출금도 꾸준히 늘어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2013년 12월 말 주요 금융기관과 시골의 작은 금융기관, 외국은행의 부동산 대출 잔액은 14조6100억위안(약 2591조521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9.1% 증가했다. 2013년에 새로 추가된 부동산 대출은 총 2조3400억위안(약 415조6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8.1%인 9987억위안(약 177조 1495억원)이나 늘어났다. 대출을 통한 부동산 투자는 전체의 27.2%나 차지한다.

대도시의 부동산 시장은 비교적 견실한 수요를 바탕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소도시들과 교외의 주택지는 부동산 버블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최악의 사태인 '유령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지역이 공급 과잉과 낮은 수요, 인구감소 등 많은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사상 최악의 부동산 거품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전체를 비교했을 때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는 과장됐고, 부동산 버블이 사라져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은행대출을 통해 부동산에 대한 투자만 늘리고, 근본적인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것을 막지 못한다. 

▶ 버블붕괴 시 GDP성장률 6%대로 급락하고 글로벌 대공황 가능성 제기

일본 노무라증권은 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이미 붕괴되기 시작했다고 경고하기 시작했다. 주택의 공급과잉과 부동산업자의 과도한 대출에도 불구하고 주택재고가 늘어나면서 시중 유동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의 붕괴가 발생할 경우 중국 정부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노무라증권은 이미 부동산 시장의 하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힘든 시기를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하락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으며 중국 이외에도 어떤 국가도 부동산 버블문제를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정책을 찾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올해 2분기 중국 경제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1~5월 부동산 투자규모는 2013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하는데 그쳤다. 오히려 1~4월 대비 성장률은 다소 둔화된 1.7% 집계됐다. 특히 1~5월 분양주택 거래면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7.8%나 감소해 부동산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2분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태로 하반기를 맞이할 경우 건설 등 관련 산업에도 직간접적인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이 중국 경제, 특히 내수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단순한 부동산 시장의 문제로만 여길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부동산시장의 지표는 좋지 않다. 중국 부동산 전문가들은 노무라 증권의 예상이 빗나갈 가능성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지만, 부동산 거품이 정부의 통제범위를 벗어난 것은 부인하지 못한다. 날이 갈수록 주택거래 감소가 심해지고 부동산 시장이 일시에 멈춘 것 같은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부동산 버블붕괴는 이미 회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으며, 거품이 붕괴될 경우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가능한 빨리 부동산 시장에 흘러 들고 있는 대규모 자본을 통제해 비이성적으로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중국 경제의 연착륙을 유도해 경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부동산시장은 국내총생산(GDP)의 16%, 고정자산 투자의 33%, 총 대출의 20%, 신규 대출의 26%, 정부 세수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부풀대로 부풀어버린 부동산 가격과 공급과잉 문제는 지방정부 부채나 그림자금융 문제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정부의 대책도 딱히 없는 실정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중국발 부동산 버블붕괴가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도 부동산 투기로 인한 내수진작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중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 것으로 판단된다.

부동산 시장의 현황은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관료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더욱이 적절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비관론자들이 주창하는 ‘2015년 중국발 글로벌 경제대공황’이 우려로 그치기를 바라지만, 현재 상황은 녹녹하지 않아 걱정된다.


▲중국 중앙은행 빌딩(출처 : 홈페이지)
 
저작권자 © 엠아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Special Report 분류 내의 이전기사
주간 HOT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