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50] 전염병과 분쟁으로 주력 산업인 관광마저 침체되면서 중국과 협력 강화하고 있는 케냐
민진규 대기자
2014-10-06
야생동물의 보고로 아프리카 경제대국 상위 10위권 내로 도약 중, 관광과 농업 중심의 경제성장 정책만으로 한계에 봉착


코끼리, 사자, 기린 등의 야생동물의 보고인 케냐는 19세기 영국령으로 시작된 식민지 시대를 거쳐 1963년 12월 12일 독립했다. 독립 이후 전통산업이자 국가기반산업인 농업에 의존한 경제형태를 보였으며 커피, 차, 화훼가 주요 작물이며 원주민도 주로 목축업과 유제품 생산에 주력했다. 원시적인 자연환경을 보존한 곳이 많아 관광산업도 성장했는데 근래 야생동물의 불법 밀렵행위로 인해 관광산업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

1980년대까지 시장경쟁체제를 도입하면서 동아프리카에서 무역과 금융의 허브 역할을 했지만, 정치인과 관료의 부정부패로 인해 더 이상의 발전하지 못했다. 앙골라 등 주변국가에서 오일 등 자원의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동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중국, 미국, 일본, 인도 등의 투자가 늘면서 새로운 경제도약의 계기를 맞이하고 있다. 

▶ 지난 10년간 통신 및 금융부문 급성장했지만 막대한 공공부채와 40% 육박한 인플레이션으로 경제위기 심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까지 시행됐던 경제개혁의 실패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원조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10년 동안 통신 및 금융부문의 급속한 확장에 정부가 직접 지원하면서 동아프리카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로서 재도약을 시도했다. 특히 관련 서비스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62%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2004년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3국은 동아프리카공동체(EAC)의 재결합을 통해 관세동맹을 재개했다. 지역 협력체로서 1967년 설립됐다 와해됐는데 다시 관세협력에 따른 자유무역이 시작된 것이다. 르완다와 브룬디가 추가로 가입하면서 총 5개국 협력체제가 구축됐다.

케냐의 경제현황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 무역수지, 예산 및 공공부채, 노동력 및 실업률, 주요 제품 및 물가상승률 등을 살펴보자.

첫째, 케냐의 2013년 GDP 구매력지수는 2012년 대비 38억7000만 달러(약 3조9600억원)가 증가한 799억 달러(약 81조8900억원)로 세계 82위다. 실질성장률은 2012년 4.6%에서 2013년에 5.1%로 상승했으며 세계 56위에 위치해 있다.

현재 GDP는 대부분 농업과 서비스업에 의해 좌우된다. 2개 주력산업이 케냐 GDP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업 중 관광의 경우 불법 밀렵과 테러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와 해외투자자들로 인해 제조공장의 가동률이 점차 성장세를 띠고 있으며 GDP의 20%를 기여하고 있다.

GDP구성비율은 가계소비(79.2%), 정부소비(18.2%), 고정자본 투자(21.3%), 재고투자(-0.3%)로 이루어져 있다. 빈곤층이 인구의 40%에 육박함에도 가계소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빈부격차가 매우 심해 부유층들의 대량소비가 이와 같은 수치를 산출한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2013년 무역적자가 92억8000만 달러(약 9조5100억원)로 2012년 88억7000만 달러(약 9조900억원) 적자 대비 4억1000만 달러(약 4200억원)가 증가했다. 수출입 모두 증가했음에도 주력 상품의 차(茶)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에 타격을 입었다.

케냐차개발기구(KTDA)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지난 9개월 동안 차(tea)가격이 30%이상 하락하면서 소규모 차 농장 50만 개가 영향을 받고 있다. 9월 초 기준 케냐 홍차 경매시장에서 케냐산 최고 품질의 홍차가격이 지난 주에 소폭 하락했다. 설탕의 경우 국내 설탕가격과의 가격 차로 인해 밀수가 성행하고 있다. 악덕 상인들은 케냐에서 생산된 설탕은 덤핑으로 수출하고 외국산 싼 설탕을 밀수입하는 상황이라 무역수지의 개선은 어려운 실정이다.

주요 수출입 대상국은 우간다, 중국, 인도, 독일, 영국, 네덜란드,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이다. 중국의 경우 최근 인프라 투자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하는 국가, 우간다는 동아프리카공동체 회원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수입, 유럽권은 식민지 시대부터 교역국으로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주요 교역국가에 포함됐다.

 


셋째, 공공부채는 2013년 GDP의 53.5%로 242억 달러(약 24조8000억원)이며 2012년 대비 1.0% 증가했다. 최근 케냐 재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공공부채는 GDP의 57.0%에 달해 2013년 동월 대비 5.3%가 증가했다. 케냐 화폐인 실링(Shilling)의 지속적인 평가절하도 국가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산은 2013년 기준으로 집행이 786억6000만 달러(약 80조6200억원)이며 지출은 974억2000만 달러(약 99조8500억원)다. 과지출로 GDP의 4.1%인 187억6000만 달러(약 19조2300억원)가 적자다. 최근 금융과 더불어 문맹률 퇴치운동의 일환으로 교육부문과 보안부문의 대형 인프라 투자에 과한 지출이 재정적자도 늘어나게 했다.

넷째, 2013년 기준 노동인구는 전체 인구 약 4500만 명 중에서 1967만 명으로 43.7%의 인구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 30위의 인구와 31위의 경제활동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 중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경제활동인구로 등록돼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그러나 빈곤층이 2012년 기준 43.4%라는 것을 보면 여전히 어린이 및 청소년 미등록 근로자들의 인권침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 소득으로 살아가는 근로자가 많다는 사실이 숨어있다. 실업률은 2012년 40.0%로 집계된 이후 정확한 통계가 산출되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20~25%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섯째, 주요 농업제품에는 차, 커피, 옥수수, 밀, 사탕 수수, 과일, 야채, 유제품, 쇠고기, 생선, 돼지 고기, 닭고기, 계란 등이 있다. 차, 커피는 수출주력상품이다. 주요 산업제품에는 소규모 소비재인 플라스틱, 가구, 배터리, 직물, 의류, 비누, 담배, 밀가루, 원예, 정제된 석유, 알루미늄, 철, 납, 시멘트, 상선 수리, 관광 등이 있다.

소비재의 경우 제조업 부문에서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석유 정제산업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관광은 서비스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농업부문 중 원예는 외화수입에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2013년 5.8%로 2012년 보다 9.4% 급락했다. 올해 9월 1일 기준 물가상승률이 다시 8.4%로 반등했다. 국민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싼 물가와 더불어 전기세까지 오르고 있어 경제적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 에볼라, 테러 등이 주력인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끼쳐, 중국인 관광객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해 재도약 꿈꿔

현재 케냐의 주요 경제 현안 이슈를 보면 대형 인프라 투자에 따른 정부자금의 막대한 지출, 25~50%라고 추정만 되는 높은 실업률, 테러사건으로 인한 관광산업의 타격, 빈곤층 40%를 넘어선 빈곤의 악재,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빈부격차, 올해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물가, 높은 전기세 등 공과금 인상에 따른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 교육투자를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문맹률, 민간 부문 일자리 창출, 소비품의 밀수근절 등이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경제적 현안 이슈에 따라 케냐 정부는 농업, 관광을 2대 주요산업으로 지정했다.

첫째, 농업은 케냐의 전통산업이자 현재까지도 국민경제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체 국토의 17~18%가 비옥한 토지로 구성돼 있고 강수량도 적정해 농작물을 경작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농업 부문이 GDP의 24%로 단일 부문에서는 최대다.

커피와 차의 재배가 가장 활성화돼 있고 화훼산업도 발달돼 외화수입의 주요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들어 커피와 차 가격이 하락세를 띠면서 케냐의 주력산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3월 기준 지난 9개월 동안 차(tea)가격이 30%이상 하락하면서 소규모 차농장 50만 개가 영향을 받고 있다. 케냐의 대표적 산업 중 하나인 커피부 문은 직·간접 종사자들이 약 6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대표 커피로는 케냐 더블에이(Kenya AA), 에스테이트 케냐(Estate Kenya)가 있다. 대부분 1500m 이상의 고원지대에서 커피가 재배되는데 비옥한 토양, 적정한 강수량과 기온 등 커피재배에 이상적인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 재배 품종은 아라비카(Arabica)이며 커피의 수확시기는 대체로 6월 중순에서 12월경이다.

둘째, 관광산업으로 케냐의 지리적 위치가 적도를 걸치고 있어 해안은 무더운 열대기후이며 내륙 지방은 고지대로 건조하다. 탄자니아와의 국경 지대에 킬리만자로 산이 있기 때문에 그 일대는 서늘하다. 이처럼 거대 산유국가는 아니지만 자연의 혜택을 받아 농업에 이어 관광산업 역시 주력산업이 될 수 있었다.

지난 3월 케냐의 관광위원회(Kenya Tourist Board, KTB)와 지역기업 11개사는 독일 관광행사인 ITB 베를린 2014관광 페어(ITB Berlin 2014 tourism fair)가 끝난 직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의 주요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청두, 광저우 등에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했다. 케냐를 방문한 중국인은 2011년 말 3만 7400명에서 2012년 말 4만 1300명으로 약 10.3% 증가했다.

2013년 중반 케냐를 다녀간 중국인은 이미 전년도의 약 50%를 초과했다. 지난 몇 년 간 중국관광객들이 급격하게 늘었으며, 2006년 이후 관광객수가 매년 약 20%이상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 즉 요우커들을 최대 관광시장으로 확장하려고 나선 것이다.

현재 케냐는 최근 아프리카 이슈인 에볼라 바이러스로 비상사태다. 에볼라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에볼라 감염이 확인된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의 항공편은 8월 19일부터 운행이 중지됐다. 기니로부터 입국도 금지했됐고 국제 공항과 국경의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관광을 통한 경제적 수익성에 영향이 미쳤지만 나이지리아부터 중단됐던 노선을 재운영하면서 다시 관광부문이 회복세를 띠고 있다. 자연환경과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고질병인 코끼리 불법밀렵과 상아의 밀수도 정부의 심각한 고민거리다.

자연 속에서 얻은 농업과 관광산업이라는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경제부흥을 이끌기 위해 정부는 노력하고 있다. 경제활동의 생산성을 측정하는 회계규칙을 새로운 방식으로 적용해 올해 국내총생산(GDP)을 기존보다 25% 상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프리카 경제대국 상위 10위권 내로 진입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되는데, 여전히 빈곤층 국민들의 생활여건과 높은 문맹률은 경제국과 선진국을 향한 목표에 마지막까지 걸림돌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부족한 전력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관광산업의 위축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케냐 중앙은행 빌딩(출처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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