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50] 풍부한 지하자원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실패로 경제가 붕괴된 베네수엘라
민진규 대기자
2015-02-17
남아메리카 최대 산유국, 정치적 혼란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지 의문, 물가상승률 70%에 근접했지만 시장공급은 원활치 못해 국민경제 붕괴

베네수엘라는 15세기 에스파냐의 지배를 받아오다 1811년 독립했다. 이후 콜롬비아, 에콰도르와 그란콜롬비아공화국을 결성했다가 다시 1830년 독립했으며 정식 국명은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공화국’이다.

1948년에 선거를 통한 대통령 선출 이후 군부 쿠데타, 석유채굴권 해외자본에 부여, 석유기업 국유화, 석유산업 민족자본 육성화, 정치적 양극화, 과격한 폭력범죄, 시민운동 및 시위, 폭등한 물가상승률, 소비재 공급부족 등의 현상이 지난 50년이 넘도록 반복돼왔다. 유가의 하락과 동시에 경기침체기까지 극심하게 떠안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미래는 불투명하기만 하다.

▶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기록 전망되고 예산적자 확대 및 청년실업률 심각해 경제 붕괴

석유수출기구(OPEC)의 회원국이자 산유국으로서 수출의 95%, GDP의 12%, 국가 예산수입의 45%가 석유산업에서 비롯되고 있다. 2012년까지 5.0%대의 경제성장률을 자랑하던 안정적인 국가에서 정부지출을 늘리고, 기준금리의 인상, 물가의 상승, 민간부문 투자환경의 저해 등 복합적인 요소가 현재 심각한 경기침체기를 몰고 왔다.

시장의 공급기능이 떨어지면서 물가는 폭등하기 시작했고 오르지 않는 임금과의 격차는 시민들의 불만을 터뜨렸다. 정부의 공정가격제 도입도 효과를 보지 못했고 국제유가의 하락까지 겹치면서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산유국임에도 예산적자라는 재정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무역수지만 흑자를 내고 있다. 정치적인 문제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심각한 국가임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베네수엘라의 경제현황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 무역수지, 예산 및 공공부채, 노동력 및 실업률, 주요 제품 및 물가상승률 등을 살펴보자.

첫째, 베네수엘라의 2013년 GDP 구매력지수는 2012년 대비 41억 달러(약 4조5000억원)가 증가한 4074억 달러(약 447조9700억원)로 세계 34위다. 대부분 석유산업에서 창출되는 가치와 서비스부문으로 GDP가 구성돼있고 농업은 약 3.7%에 불과한 정도다. 산유국들의 특징 상 자원고갈이 없는 이상 GDP는 지속적으로 증대돼왔으며 지난 10년간 3배 이상 늘었다.

실질성장률은 2012년 5.6%에서 2013년 초 -1.4%로 급락했다가 다시 반등해 6.8%를 기록했다. 문제는 물가의 상승, 국제유가의 1배럴당 100달러 유지 등의 요소들이 작용한 일시적인 결과라는 평이 많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15년 경제성장률이 -7.0%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시장공급부족, 물가폭등, 유가의 하락 등으로 경기가 더욱 침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성 비율은 가계소비(62.3%), 정부소비(13.2%), 고정자본 투자(17.3%), 재고 투자(5.7%)로 이루어져 있다.

둘째,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2013년 무역흑자는 334억 달러(약 36조7200억원)다. 2012년 무역흑자 263억 달러(약 28조9100억원)에서 73억 달러(약 8조270억원)가 증가한 수치다. 현재 수입억제 정책까지 정부에서 내걸면서 시장공급상황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는 것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준다는 것은 오해다.

지난 20~30년 동안 대부분 무역수지가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는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물가는 60%를 초과했으며 국민들의 생계수준은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 무역수지가 흑자라는 것은 그만큼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문제와 정치적 불안정이 개입됐다는 의미다.

 


2012년 기준 주요 수출입 대상국은 미국, 중국, 네덜란드령 엔틸리스제도, 쿠바, 브라질,콜롬비아 등이다. 최대 교역대상국은 미국이며 1985년부터 상품교역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 역시 비석유부문의 상품을 교역하는 주요교역국이다. 최근에는 불가리아와 무역, 관광, 산업, 문화, 스포츠 등의 교역을 촉진하기 위해 합작 프로젝트를 구상 중에 있다.

셋째, 공공부채는 2013년 GDP의 34.2%로 715억 달러(약 78조6200억원)이며 2012년 대비 7.4% 증가해 세계 109위다. 지난 10년 동안 부채의 증감추이를 살펴보면 2003년 GDP의 49.3%였던 공공부채가 약 15% 감축된 것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유가의 하락으로 정부의 부채상환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산은 2013년 집행이 1034억 달러(약 113조6900억원)며 지출은 1394억 달러(약 153조2800억원)다. 집행액수보다 지출이 더 많은 적자예산으로 규모는 GDP의 9.8%인 360억 달러(약 39조5800억원)다. 2008년 GDP의 3.1%였던 흑자예산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 적자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당시의 금융위기 여파가 해소되지 않았으며 2014년 11.5%로 더욱 확대되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넷째, 2013년 기준 노동인구는 전체인구 약 2880만 명 중에서 1401만 명으로 48.6%의 인구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 45위의 인구와 40위의 경제활동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노동비율은 2011년 기준 농업(7.3%), 산업(21.8%), 서비스(70.9%)로 구성됐다. 2013년 기준 구매력지수 1인당 GDP도 1만3600달러(약 1490만원)로 99위를 차지했고 빈곤율 수치는 2011년 기준 31.6%로 매우 심각한 수치다.

실업률은 2012년 7.8%에서 2013년 7.9%로 0.1%P 상승했다. 2014년 9.5%까지 급격히 상승한 실업률로 정부에서는 고용촉진정책에 주력했으며 12월 말에 5.5%까지 완화시켰다. 12월 말 공식통계기준 실업자는 79만6213명으로 경제활동인구의 약 5%정도다.

다섯째, 주요 농업제품에는 옥수수, 사탕 수수, 쌀, 바나나, 야채, 커피, 쇠고기, 돼지고기, 우유, 계란, 생선 등이 있다. 식품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시장에서 해당품목들의 물가가 모두 폭등해 시장에 혼란이 찾아왔다. 공정가격제를 도입했지만 오히려 밀반입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산업제품에는 농산물, 가축, 원료, 기계 및 장비, 운송장비, 건축자재, 의료기기, 의약품, 화학제품, 철강제품, 원유 및 석유제품 등이 있다. 원유 및 석유제품이 전체 수출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2013년 56.2%로 2012년 대비 35.1%P 상승했다. 물가의 상승세는 계속됐으며 2014년 12월 물가상승률이 68.5%를 기록하면서 시장침체기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유가의 하락과 관계없이 시장의 주요품목들의 공급이 제한되고 특히 소비상품의 극심한 가뭄현상이 만들어낸 결과다. 기준금리도 10~20% 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가계부채만 늘리는 현상만 부추겼다. 

▶ 정치적인 문제가 경제성장의 장애물로 작용한 대표적인 국가

현재 베네수엘라의 주요 경제현안 이슈를 살펴보면 증가하고 있는 GDP에 비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 유가의 하락, 정치적 불안, 무역수지의 불황형 흑자,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회복되지 않는 예산적자, 공공부채의 지연된 상환능력, 70%에 근접하고 있는 고물가상승률, 밀반입의 증가, 공정가격제 도입, 청년실업자들의 증가, 임금과 물가와의 격차로 생계비용 적자, 석유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 전망, 국민고통 세계 1순위 등이 있다. 이러한 경제적 현안 이슈에 따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석유산업, 광업을 2대 주요산업으로 지정했다.

첫째, 석유산업은 남아메리카의 산유국으로서 GDP, 수출매출, 외화소득 등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기반산업이다. 과거 외국자본에 석유개발탐사권을 넘기면서 자국산업으로서의 길이 막혀있었지만 석유산업의 국유화를 공표하면서 국영석유기업인 PDVSA를 내세워 국가주도로 경영했다.

1878년부터 석유개발을 시작해 1910년대부터 원유생산 하 상업적 가치를 산출해왔다. 석유개발이 잠시 개방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과 합작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돼 투자유치에는 성공했지만 자국수익은 크지 않았다. 1991년부터 러시아로부터 끊긴 자금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국가와 프로젝트를 시행해왔지만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유공장에도 건설투자금을 지원해 가솔린, 윤활유, 제트연료 등을 정제해 카리브해 연안국가에 공급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나 브레트유(Brent)보다는 약간 저렴하면서도 전체 원유의 매장량이 세계 1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슷해 대규모 생산도 가능하지만 여전히 정치적인 문제가 개입되면서 경제성을 상실하고 있다.

둘째, 광업으로서 풍부한 자원량에도 미개발지역이 많다는 것이 단점이다. 금, 니켈, 보크사이트, 석탄, 철광석, 알루미늄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주로 원료 및 원자재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 가공 및 처리를 통한 원자재들의 부가가치 창출이 정부의 목적이지만 아직까지 자체기술력과 인프라로는 본사업의 경제성을 압도하진 못했다.

외환사정의 악화로 인해 관련 업체들을 유지할 수 없게 되자 정부에서는 외국계업체들의 지분참여를 통한 투자로 경영을 변경했다. 업체는 유지되지만 지분율로 인해 경영권은 베네수엘라의 국영기업들이 보유하고 있지만 수익성과 기술력, 자본력 등에서 모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석유와 광업, 기존의 농업을 바탕으로 한 2차 가공산업인 제조업도 국가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석유정제산업, 광업의 가공 및 처리를 통한 원자재관련제품, 농업의 가공식품 등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정부계획에 모두 포함돼있다. 오르는 물가와 시장경제의 파탄, 시민들의 폭동, 정치적 혼란 등으로 국제사회의 협력을 지체하고 신용도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남아메리카 국가들은 아무리 경제지표, 풍부한 천연자원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정치적인 안정이 우선인 것 같다. 우고 차베스, 니콜라스 마두로 등 대통령들을 보면 국가의 정세를 알 수 있는데, 지도자부터 열린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 로고(출처 :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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