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50] 농업과 관광산업으로 경제회생 꿈꾸지만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스페인
민진규 대기자
2014-11-24
‘태양의 제국’ 영광을 되찾기 위한 재도약 꿈꾸지만 성공 가능성 희박, 막대한 규모의 공공부채와 재정적자로 경기침체 장기화

에스파냐의 건설로 태양의 제국이라 불렸던 스페인은 1588년 당시 무적함대로 불렸던 해군이 영국에게 패하면서 위상을 잃기 시작했다. 현재는 투우, 돈키호테, 태양, 지중해 등의 수식어로 문화로 유명하다. 1,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재정권으로 집권한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1975년 사망하면서 민주주의가 정착됐다.

1986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서 인권과 자유의 측면에서 선진화된 모습으로 더욱 개진됐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현재까지 긴축재정, 예산적자규모 축소 등의 정책을 펼치면서 유럽지역에서 최고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 실업률 26% 유럽 최상위권이며 디플레이션 위기 봉착

스페인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오랜 경기침체기를 겪고 있다. 2013년부터 경제회복의 기대가 한껏 부풀었지만 긴축정책의 시행, 민간부문 신용대출의 위축, 높은 실업률, 국내소비와 투자의 감소 등의 경제적 문제가 여전하다.

다만 무역수지만큼은 1986년 이후 2013년 일시적으로 흑자로 전환됐지만 수출기업을 제외한 국내기업들의 실적은 불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인력수요는 감소했다. 2007년 8.0%였던 실업률이 2013년 26.0%로 상승했다. 스페인의 경제현황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 무역수지, 예산 및 공공부채, 노동력 및 실업률, 주요 제품 및 물가상승률 등을 살펴보자.

첫째, 스페인의 2013년 GDP 구매력지수는 2012년 대비 180억 달러(약 20조원)가 증가한 1조3890억 달러(약 1528조원)로 세계 15위다. 실질성장률은 2012년 -1.6%에서 2013년에 -1.3%로 하락했고 세계 207위에 위치해 있다.

올해 7~9월인 3분기 연간 GDP실질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5% 상승한 1.6%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극복했다. 지난 5회차 분기 동안 연속적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이미 지난 2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대비 1.2% 올랐기 때문에 경기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스페인의 지하경제규모가 20~24%를 차지하기 때문에 유로존(Eurozone)에서 4번째로 큰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재정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건설업, 무역업, 일부 서비스를 독점하는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도 국가의 큰 과제다.

GDP 구성비율은 가계소비(59.0%), 정부소비(19.9%), 고정자본 투자(18.4%), 재고투자(0.4%)로 이뤄져 있다. 현재 가계소비와 정부투자를 지속적으로 증대하는 것이 정부목표이며 국내시장의 활성화와 국민경제 및 복지를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둘째,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2013년 무역적자는 189억388만 달러(약 22조1520억원)으로 2012년 348억2524만 달러(약 42조7700억원) 대비 48.1%가 감소했다. 올해 1~6월 상반기 수입과 수출비율은 각각 6.3%, 0.5% 증가했으며 적자규모는 145억 달러(약 16조원)를 기록했다.

관세를 낮추고 유로화강세에 따라 수출입 규모를 조정해야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8월7 일부터 러시아의 농산물 금수조치로 인해 농식품 수출시장에 큰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 최근 경제부는 수출은 점진적으로 증가해도 수입이 동시에 늘어 무역적자도 확대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1~9월 상품수출로 보면 규모는 2226억1300만 달러(약 244조7100억원)로 1971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반면에 7~9월인 3분기 무역적자규모는 188억 5480만 유로(약 25조8600억원)로 지난해 동기인 110억 740만 유로(약 15조9900억원)보다 71% 증가했다. 유로화 강세, 신흥공업국들의 성장, 소비심리의 저하, 유럽지역의 경기침체 등의 복합적 요인이 만들어낸 결과다.

수출입 주요 대상국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영국, 네덜란드, 중국 등이다. 중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럽권 국가들이다. 현재 경제중심국인 독일 및 영국이 경기침체기에 빠져 교역이 활성화되고 있지 못하다.

 


셋째, 공공부채는 2013년 GDP의 93.9%로 1조 2700억 달러(약 1397억원)이며 2012년 대비 7.8% 증가했다. 2010년 기준 GDP의 60.1%에서 지난 4년 동안 30%이상 증가했기 때문에 그만큼 재정상태가 불균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5년까지 정부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은행은 2015년이면 공공부채가 GDP의 100%를 넘어설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국가예산의 삭감과 더불어 재정적자도 계속 관리해왔지만 이미 늘어난 부채를 감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5월까지 부채규모는 GDP의 97.4%까지 도달했다.

예산은 2013년 집행이 5051억 달러(약 555조7600억원)며 지출은 5973억 달러(약 657조2000억원)로 GDP의 6.8%인 882억 달러(약 97조4600억원)가 과다지출됐다. 2009년 GDP의 11.4%였던 적자규모가 5년 동안 감축된 것이다. 유럽연합(EU)과의 적정기준 예산적자규모는 GDP의 6.5%정도이며 현재까지 기준범위 내에서 유지하고 있다.

넷째, 2013년 기준 노동인구는 전체인구 약 4770만 명 중에서 2320만 명으로 48.6%의 인구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 28위의 인구와 29위의 경제활동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노동비율은 농업(4.2%), 산업(24.0%), 서비스(71.7%)로 구성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스페인 실업자의 절반이 중등교육을 마치지 못해 취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업에서는 기본적인 소양인 중등교육 이상의 직원수요는 증가하는 반면에 고용시장의 공급은 미달인 실정이다. 정부는 노동개혁을 통해 실업자 수를 낮추겠다고 발표했지만 예산지출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2012년 25.1%에서 2013년 26.3%로 1.2% 상승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업률이 24.5%로 1분기 실업률 25.9%보다 약 1.4% 하락했다. 점차 떨어지는 전체 실업률 뒤에 55%에 육박하는 청년실업 더 큰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1분기에 28만2200명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다섯째, 주요 농업제품에는 곡물, 야채, 올리브, 와인, 포도, 사탕무, 감귤류, 쇠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유제품, 생선 등이 있다. 야채, 과일, 육류 등은 재배와 목축업을 통해 발전하고 있지만 곡물의 경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주요 산업제품에는 식료품, 금속 및 금속제품, 화학, 조선, 자동차, 기계, 관광, 점토 및 내화물 제품, 신발, 의약품, 의료기기, 섬유 및 의류 등이 있다. 2013년 기준 자동차, 항공기 등 운송장비와 의약품, 패션 등의 소비재산업이 성장했다. 다만 올해 의약품의 수출이 조금씩 부진해지기 시작했다.

물가상승률은 2013년 1.8%로 2012년 보다 0.6% 하락했다. 올해 10월 물가상승률은 0.2%까지 떨어졌다. 이미 디플레이션으로 빠지고 있으며 가계소비가 더 이상 개선되지 않았다. 소비심리가 점점 저하되면서 시장에서는 저가격정책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 

▶ 관광산업이 GDP의 6.4% 차지해 재정수입 기반되지만 자동차산업 집중적으로 육성

현재 스페인의 주요 경제현안 이슈를 살펴보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에서 현재 1~2%대의 점진적인 상승세, 무역적자규모의 확대, GDP의 100% 육박하는 공공부채, 유럽연합 기준의 균형예산 유지여부, 유럽권 1, 2위의 높은 실업률, 심각한 청년실업률, 경기침체로 인한 각종 범죄율 증가, 주요 소매업 중 하나인 약품부문의 매출감소, 해외에너지 의존율의 하락, GDP의 20% 이상 차지하는 지하경제, 소득세법 개정으로 세금인하, 이외 세금인상 정책, 디플레이션 우려, 빈곤선 이하 어린이 200만 명 이상 등이다. 올해 정부의 정책적 관심은 노동, 연금, 건강, 세금, 교육에 집중돼 있다. 경제적 현안 이슈에 따라 스페인 정부는 관광, 농업, 자동차를 3대 주요산업으로 지정했다.

첫째, 관광산업으로서 스페인의 주요 경제산업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세계 최대관광대국으로 마드리드에 유엔 세계관광기구(UN’s World Tourism Organization) 본부까지 두고 있다. GDP의 약 6.4%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평균 약 6000만 명의 해외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주요 관광도시는 마드리드, 코르도바, 세비야, 바르셀로나, 톨레도, 론다, 그라나다, 발렌시아 등과 최대휴양지로 꼽히고 있는 카나리아제도다. 현재 스페인 방문객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관광비용 지출과 수입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1~6월인 상반기에 스페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지출한 비용은 3290만 달러(약 361억원)로 2013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관광객수는 2800만 명으로 2013년 동기대비 약 9% 늘어났으며 주로 영국인, 프랑스인, 독일인의 방문이 관광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다.

둘째, 스페인은 밀, 보리, 야채, 토마토, 올리브, 사탕무, 감귤류 과일, 포도, 코르크 등의 대량 생산국가다. 과수농사에 적합한 건조하면서도 온난한 지중해성 기후도 관련 농업부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포도와 올리브를 수확해 2차 가공제품인 와인과 올리브유를 생산하기도 한다.

문제는 관개시설이나 농업기계 등의 현대화가 크게 발달하지 못해 토양을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 전 국토의 약 40%가 농지로 쓰이지만 질이 좋지 못한 이유다. 어업의 경우 대서양 연안에서 정어리, 참치, 대구, 멸치 등을 수확하고 있으며 제조 및 가공을 통한 생선통조림이 주력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목축업으로는 소, 돼지, 양, 가금류 등을 키우고 있지만 자급생산량이 부족해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셋째, 2012년 기준 자동차 제조업으로서 세계 자동차생산대국 8위를 차지해 약 3.1%의 점유율을 보였다. 현재 스페인의 자동차 생산량은 연평균 약 200만 대로 GDP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의 9.0%인 약 470만 명이 관련업종에 종사하고 있으며 유럽 지역 내 최대 자동차생산국 중 하나이다.

2012년 기준 글로벌 자동차 수출은 전체 수출 중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어 주요산업이다. 완성차 제조공장 외에도 각종 타이어 제 1, 2, 3 부품공장이 다수 포진돼 있고 제조환경도 매우 안정화돼 물류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스페인의 경제는 침체기, 정체기, 성장기 중 어느 시기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일부 산업들이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경제성장률이나 국내총생산 규모 등 거시경제지표는 정체기를 넘어 회복기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시경제 중에서도 물가상승률, 실업률 등의 국민경제지표는 침체기를 보이고 있어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다. 현재 ‘경제적 불균형’이라는 상황에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과 러시아의 경제제재조치라는 지정학적 요인이 이슈화되고 있어 이들 요인이 향후 스페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주목된다.

▲스페인의 TALGO 열차 이미지(출처 :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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