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 선거공약 평가] 64. 테크노폴 공약 빈수레… 예산·비전없는 말잔치
‘자살방지 시장 핫라인’ 보여주기식 행정… 효과 있을지 의문, 주차 공유플랫폼·라이브쇼핑몰 등 선심성 공약에 혈세 줄줄
경기도 수원시의 숙원사업 중 하나가 1954년부터 시내에 주둔 중인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을 화성시 화옹지구로 이전시키고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2017년 국방부가 화옹지구를 단독 이전 예비후보지로 선정한 후 수원시와 화성시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화성시는 수원비행장의 이전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2001년 화성군에서 화성시로 승격된 이후 병점·동탄·봉담 등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건설되며 인구가 몰리고 있다. 2000년 20만 명도 채 되지 않았던 인구가 20년만인 2020년 85만 명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정보기술(IT)·반도체 관련 대기업의 공장이 들어서며 자족도시로 한 걸음씩 다가가는 중이다.
대도시화된 동부와 한적한 농촌 풍경을 유지한 서부의 균형발전이 시급한 과제다. 6·1 지방선거에서 화성시장 후보자가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정치인 출신 시장의 일탈 행위 다수 발생
역대 민선 화성군수·시장은 김일수·우호태·최영근·채인석·서철모·정명근이다. 민선1·2기 군수 김일수는 3대 경기도의원으로 활동했으며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고 관련 비리로 낙마했다. 2기 보궐 군수·3기 시장 우호태는 1대 화성군의원과 4대 경기도의원을 거쳐 시장에 당선됐다.
3기 보궐·4기 최영근은 행정자치부·경기도 등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한 후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19·21대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5·6기 채인석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화성가족과성상담소·화성상공회의소 등에서 활동하며 정치적 기반을 구축했다.
7기 서철모는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군에서 제대한 후 다양한 정치활동에 참여했다. 8기 정명근은 9급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경기도청·화성시청에서 근무했다. 퇴직한 후 지역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치며 정치 이력을 쌓았다.
6·1 지방선거에서 화성시장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정명근은 국민의힘 구혁모와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이 제시한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당선된 정명근은 5대 공약으로 △유치원형 유아전담 공립 어린이집 권역별 개설 △화성시립 치매 전문 종합병원 및 요양원 개설 △화성시 스포츠데이 시행 △아시아 최대 규모 수목원 ‘보타닉가든(가칭)’ 조성사업 △1호선 화성시 內 전(全) 구간 지중화 및 공원화·복합환승센터 건립 등을 제시했다.
낙선한 구혁모는 △30분 더 빨라지는 교통체계 구축 △스마트 메타 시티 설립 △화성시 아이 육성 프로젝트 △서부 해양관광특구 개발 △사회적 약자 케어 서비스 등의 공약으로 도전했다.
▲ 경기도 화성시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 사회 공약 55% vs 과학기술 공약 1%
8기에 당선된 정 시장은 선거 공보물에 6개 지역·23개 공약과 4개 분야·44개 공약, 생애주기·대상별 8개 분야·40개 공약 등 107개 공약을 제시했다. 당선 후 공약은 △균형발전 특례시(13) △스마트 미래도시(17) △포용적 복지도시(29) △친환경 생태 문화도시(15) △지역 상생 기업도시(14) 등 5대 비전·88개 사업으로 조정됐다.
국정연은 정 시장이 홈페이지에 제시한 공약 88개를 요소별로 다시 분류했다. 세부과제는 정치(11)·경제(9)·사회(49)·문화(18)·과학기술(1)로 구성됐으며 사회 공약이 전체의 55.7%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문화 공약 20.5% △경제 공약 10.2% △정치 공약 12.5% 순이며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 공약은 1.1%다.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 공약은 △화성균형발전특별위원회 설치 및 운영 △도시균형발전을 담은 2040년 화성기본계획 수립 △난개발방지 성장관리계획 수립 △규제 혁신 추진단 운영 △행정 효율성 제고를 위한 단계적 행정 시설 통합 추진 △도시 근교농업 및 귀농·귀촌 지원 확대 등이다.
둘째, 경제 공약은 △농수산물 홈쇼핑·전자상거래 지원 확대 △청년취업끝까지지원센터 설치를 통한 일자리 및 고용기업 지원 확대 △사회적 경제 클러스터 조성 추진 △창업보육지원센터 개설 및 창업비용 지원 △테크노폴(technopole) 조성 △1차 산업 종사자 및 농어촌 주민 지원 확대 등을 말한다.
셋째, 사회 공약은 △동서 간 철도 노선 신설 추진 △동탄 트램 조속 추진 △1호선 화성시 內 전(全) 구간 지중화 및 공원화·복합환승센터 건립 △시민안전을 위한 위험시설 전수조사 및 정비 △자살방지 ‘시장 핫라인(HOT-LINE) 개설’ △중장년 노후준비지원센터 설치 및 종합서비스 제공 등으로 다양하다.
넷째, 문화 공약은 △화성시 스포츠데이 시행 △세계적 수준의 화성국제테마파크 조속 추진 △공룡알화석지 활성화 사업 추진 △문화예술타운 건립 △화성형 보타닉가든(botanic garden) 조성 △과학기술 인재양성을 위한 이공계 대학 유치 등이다.
다섯째, 과학기술 공약은 바이오산업 클러스터 조성뿐이다.
◇ 전문성 필요한 공약 실천은 전문가 위임
정 시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21점으로 평균 이상의 점수를 획득했다. 테크노폴 조성은 관내 산학연으로 첨단집적지구를 조성해 창업·연구·교육·투자·일자리 등이 상호작용하는 테크노폴을 실현하겠다는 사업이다.
하지만 예산이 전혀 배정되어 있지 않고 어떤 첨단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 명확하지 않아 달성 가능성이 낮다. 테크노폴이란 특정 산업 또는 여러 산업의 상호관계·상호작용이 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 혁신클러스터로 발전해 타 지역에 비해 혁신경쟁력 차원에서 우위를 갖는 지역을 의미한다.
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화성시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29점을 획득했다. 자살방지 ‘시장 핫라인 개설’은 시민과 직접 소통의 장을 마련해 자살률 감소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시장이 자살방지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핫라인을 개설한다고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업무시간인 평일 9:00~18:00 시간대와 주 5일만 운영하겠다는 구상 자체가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야간이나 주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연구조사 결과를 참고해 보완해야 한다. 시장이나 공무원이 나서는 것보다 전문가를 초빙해 관련 업무를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며 23점을 받았다. 시민안전을 위한 위험시설 전수조사 및 정비는 29억4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인공옹벽, 절토사면 등 재해위험지역 131개소 조사 및 정비, 1124개소 소규모 공공시설 안전 점검 및 위험도 평가·정비, 1500개소 소규모 공장 화재 저감 대책 추진 등을 진행한다.
위험시설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며 어느 수준까지 시설을 정비할 것인지도 연구해야 한다. 정비를 통해 예방했다고 인정되는 위험을 시뮬레이션해봐야 완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위험 가능성과 예방 효과 등을 논리적으로 확정하기 어려워 완료보다 지속 추진해야 할 사업에 속한다.
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23점을 획득했다. 농수산물 홈쇼핑·전자상거래 지원 확대는 4억 원의 시비를 투입해 농산물 비대면 판매 지원사업계획 수립, 온라인 활용 역량 강화 교육, 비대면 판매 농가 육성, 라이브 커머스 운영 등을 진행한다.
대기업이 홈쇼핑·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라이브쇼핑몰을 개설해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지원예산도 4억 원에 불과해 효과적인 라이브 방송을 추진하는데 부족하다. 농가를 교육하기보다 지역 농업협동조합과 협력해 농산물 판매를 활성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27점을 받았다. 주차장 공유플랫폼 도입은 3500만 원의 시비를 투입해 공유주차장과 거주자 우선 주차장을 대상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차장을 공유하는 민간 플랫폼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화성시가 자체적으로 공유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수 지방자치단체가 음식배달 플랫폼을 구축했다가 실패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민간이 경쟁력을 갖춘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종합적으로 정 시장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88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123점으로 달성률은 49.2%에 불과하다. 인구 100만 특례시 지정을 목전에 두고 있는 화성시의 입장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판단해 공약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2001년 화성군에서 화성시로 승격된 이후 병점·동탄·봉담 등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건설되며 인구가 몰리고 있다. 2000년 20만 명도 채 되지 않았던 인구가 20년만인 2020년 85만 명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정보기술(IT)·반도체 관련 대기업의 공장이 들어서며 자족도시로 한 걸음씩 다가가는 중이다.
대도시화된 동부와 한적한 농촌 풍경을 유지한 서부의 균형발전이 시급한 과제다. 6·1 지방선거에서 화성시장 후보자가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정치인 출신 시장의 일탈 행위 다수 발생
역대 민선 화성군수·시장은 김일수·우호태·최영근·채인석·서철모·정명근이다. 민선1·2기 군수 김일수는 3대 경기도의원으로 활동했으며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고 관련 비리로 낙마했다. 2기 보궐 군수·3기 시장 우호태는 1대 화성군의원과 4대 경기도의원을 거쳐 시장에 당선됐다.
3기 보궐·4기 최영근은 행정자치부·경기도 등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한 후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19·21대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5·6기 채인석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화성가족과성상담소·화성상공회의소 등에서 활동하며 정치적 기반을 구축했다.
7기 서철모는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군에서 제대한 후 다양한 정치활동에 참여했다. 8기 정명근은 9급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경기도청·화성시청에서 근무했다. 퇴직한 후 지역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치며 정치 이력을 쌓았다.
6·1 지방선거에서 화성시장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정명근은 국민의힘 구혁모와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이 제시한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당선된 정명근은 5대 공약으로 △유치원형 유아전담 공립 어린이집 권역별 개설 △화성시립 치매 전문 종합병원 및 요양원 개설 △화성시 스포츠데이 시행 △아시아 최대 규모 수목원 ‘보타닉가든(가칭)’ 조성사업 △1호선 화성시 內 전(全) 구간 지중화 및 공원화·복합환승센터 건립 등을 제시했다.
낙선한 구혁모는 △30분 더 빨라지는 교통체계 구축 △스마트 메타 시티 설립 △화성시 아이 육성 프로젝트 △서부 해양관광특구 개발 △사회적 약자 케어 서비스 등의 공약으로 도전했다.
▲ 경기도 화성시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 사회 공약 55% vs 과학기술 공약 1%
8기에 당선된 정 시장은 선거 공보물에 6개 지역·23개 공약과 4개 분야·44개 공약, 생애주기·대상별 8개 분야·40개 공약 등 107개 공약을 제시했다. 당선 후 공약은 △균형발전 특례시(13) △스마트 미래도시(17) △포용적 복지도시(29) △친환경 생태 문화도시(15) △지역 상생 기업도시(14) 등 5대 비전·88개 사업으로 조정됐다.
국정연은 정 시장이 홈페이지에 제시한 공약 88개를 요소별로 다시 분류했다. 세부과제는 정치(11)·경제(9)·사회(49)·문화(18)·과학기술(1)로 구성됐으며 사회 공약이 전체의 55.7%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문화 공약 20.5% △경제 공약 10.2% △정치 공약 12.5% 순이며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 공약은 1.1%다.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 공약은 △화성균형발전특별위원회 설치 및 운영 △도시균형발전을 담은 2040년 화성기본계획 수립 △난개발방지 성장관리계획 수립 △규제 혁신 추진단 운영 △행정 효율성 제고를 위한 단계적 행정 시설 통합 추진 △도시 근교농업 및 귀농·귀촌 지원 확대 등이다.
둘째, 경제 공약은 △농수산물 홈쇼핑·전자상거래 지원 확대 △청년취업끝까지지원센터 설치를 통한 일자리 및 고용기업 지원 확대 △사회적 경제 클러스터 조성 추진 △창업보육지원센터 개설 및 창업비용 지원 △테크노폴(technopole) 조성 △1차 산업 종사자 및 농어촌 주민 지원 확대 등을 말한다.
셋째, 사회 공약은 △동서 간 철도 노선 신설 추진 △동탄 트램 조속 추진 △1호선 화성시 內 전(全) 구간 지중화 및 공원화·복합환승센터 건립 △시민안전을 위한 위험시설 전수조사 및 정비 △자살방지 ‘시장 핫라인(HOT-LINE) 개설’ △중장년 노후준비지원센터 설치 및 종합서비스 제공 등으로 다양하다.
넷째, 문화 공약은 △화성시 스포츠데이 시행 △세계적 수준의 화성국제테마파크 조속 추진 △공룡알화석지 활성화 사업 추진 △문화예술타운 건립 △화성형 보타닉가든(botanic garden) 조성 △과학기술 인재양성을 위한 이공계 대학 유치 등이다.
다섯째, 과학기술 공약은 바이오산업 클러스터 조성뿐이다.
◇ 전문성 필요한 공약 실천은 전문가 위임
정 시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21점으로 평균 이상의 점수를 획득했다. 테크노폴 조성은 관내 산학연으로 첨단집적지구를 조성해 창업·연구·교육·투자·일자리 등이 상호작용하는 테크노폴을 실현하겠다는 사업이다.
하지만 예산이 전혀 배정되어 있지 않고 어떤 첨단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 명확하지 않아 달성 가능성이 낮다. 테크노폴이란 특정 산업 또는 여러 산업의 상호관계·상호작용이 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 혁신클러스터로 발전해 타 지역에 비해 혁신경쟁력 차원에서 우위를 갖는 지역을 의미한다.
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화성시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29점을 획득했다. 자살방지 ‘시장 핫라인 개설’은 시민과 직접 소통의 장을 마련해 자살률 감소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시장이 자살방지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핫라인을 개설한다고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업무시간인 평일 9:00~18:00 시간대와 주 5일만 운영하겠다는 구상 자체가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야간이나 주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연구조사 결과를 참고해 보완해야 한다. 시장이나 공무원이 나서는 것보다 전문가를 초빙해 관련 업무를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며 23점을 받았다. 시민안전을 위한 위험시설 전수조사 및 정비는 29억4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인공옹벽, 절토사면 등 재해위험지역 131개소 조사 및 정비, 1124개소 소규모 공공시설 안전 점검 및 위험도 평가·정비, 1500개소 소규모 공장 화재 저감 대책 추진 등을 진행한다.
위험시설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며 어느 수준까지 시설을 정비할 것인지도 연구해야 한다. 정비를 통해 예방했다고 인정되는 위험을 시뮬레이션해봐야 완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위험 가능성과 예방 효과 등을 논리적으로 확정하기 어려워 완료보다 지속 추진해야 할 사업에 속한다.
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23점을 획득했다. 농수산물 홈쇼핑·전자상거래 지원 확대는 4억 원의 시비를 투입해 농산물 비대면 판매 지원사업계획 수립, 온라인 활용 역량 강화 교육, 비대면 판매 농가 육성, 라이브 커머스 운영 등을 진행한다.
대기업이 홈쇼핑·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라이브쇼핑몰을 개설해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지원예산도 4억 원에 불과해 효과적인 라이브 방송을 추진하는데 부족하다. 농가를 교육하기보다 지역 농업협동조합과 협력해 농산물 판매를 활성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27점을 받았다. 주차장 공유플랫폼 도입은 3500만 원의 시비를 투입해 공유주차장과 거주자 우선 주차장을 대상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차장을 공유하는 민간 플랫폼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화성시가 자체적으로 공유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수 지방자치단체가 음식배달 플랫폼을 구축했다가 실패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민간이 경쟁력을 갖춘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종합적으로 정 시장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88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123점으로 달성률은 49.2%에 불과하다. 인구 100만 특례시 지정을 목전에 두고 있는 화성시의 입장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판단해 공약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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