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50국가] (38)일본-아베노믹스 재검토해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 활성화에 전념해야
일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혼란한 전국시대를 통일한 이후 바쿠후 시대를 거쳐 개방의 도화선이 된 메이지유신을 계기로 경제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19~20세기 중반까지 중국, 러시아, 미국 등 강대국과의 전쟁과 승리로 동아시아 작은 섬나라의 위상은 끝없이 높아졌지만 세계 2차 대전의 패배로 추락했다.
전승국인 미국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정한 후 국가주도의 경제정책을 전개했으며 1960년대부터 전례 없던 30년간의 급성장으로 세계 경제대국 반열에 오른다.
1991년 이후에는 거품경제가 붕괴되면서 약 20년간 경기침체를 경험했지만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고자 고도의 기술력과 산업화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며 기준금리, 공공부채, 아베노믹스 등 경제적 현안이슈가 대두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역사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위안부, 고령화, 산업전략, 국방 및 경제정책 등 다방면에서 갈등과 협력을 반복하고 있다. 다만 한국이 일본의 정책과 기술을 많이 모방하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부터 감정적으로만 대응할 국가가 아닌 경제적인 관점에서 협력하고 배워야 할 한국의 ‘P-50'으로서 일본의 ▲주요 경제지표 ▲국가 기반산업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 저성장, 저물가 현상으로 내수경기 둔화...지난해 공공부채 GDP 대비 227.95로 세계 1위
먼저 일본의 2015년 GDP 구매력지수는 4조8300억달러(약 5570조원)로 지난해에 비해 0.5% 소폭 증가했다. 실질성장률은 2016년 1분기 0.5%로 집계됐으며 기존에 비해 확장됐다.
2015년 중반까지 마이너스(-) 성장율을 유지해오다 이후 극복했지만 여전히 저성장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세 인상시기를 연기하면서 내수시장을 진작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국제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신용등급이 재조정되는 경고를 받았다.
다음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2015년 무역적자액은 14억달러로 추산됐으며 2014년에 비해서는 대폭 축소됐다. 유가하락에 따른 연료수입액의 절감이 주요인이며 원자력 재가동에 따라 해외의존도가 완화될 경우 흑자구조의 전환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2~4월은 전체 무역규모가 줄었음에도 무역흑자를 유지했다. 다만 5월에는 엔고의 영향으로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3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됐지만 적자규모는 작았다.
주요 수출제품은 운송장비, 일반기계 및 전기기계, 자동차부품, 플라스틱 원료, 제조상품, 화학 등이다. 수출대상국은 미국, 중국, 한국, 대만 등이 있으며 동아시아권 교역국이 다수다.
주요 수입제품에는 석유, 액화천연가스, 일반기계 및 전기기계, 화학, 의류, 반도체, 석탄 원재료 등이 있다. 수입대상국은 중국,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한국,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이다.
사회경제지표를 살펴보면 전체인구는 1억2700만명으로 2015년 기준 1인당 국민 GDP(구매력지수)는 3만8100달러로 세계 42위에 위치해 있다.
실업률은 총무성에 따르면 올해 4월 완전실업률(계절조정치)은 3.2%로 집계됐으며 지난달에 비해 보합세를 유지했다. 남녀별로 보면 남성은 3.4%, 여성은 3.0%이며 실업자는 211만명이다.
동기간 물가상승률은 -0.3%로 집계돼 디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2015년 초부터 2.0%대를 하회하면서 저물가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소비세의 인상여부에 따라 물가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건전성을 보면 2015년 기준 공공부채는 GDP 대비 227.9%로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예산적자비율도 GDP의 6.0%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우호적인 대외 경기지표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제조업이 없었다면 이정도의 부실한 재정지표를 견디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 아시아 첨단기술의 보고, 소재·자동차·로봇·전자기계 등 다양...주력산업 대부분 글로벌 시장까지 확장해 성장 중
일본은 아시아의 첨단기술의 보고인 만큼 다양한 산업이 발전돼 있다. 그중에서도 ▲소재 ▲자동차 ▲로봇산업 ▲전자기계 등이 주력산업으로 지정돼 있다.
첫째, 소재산업은 부품이나 기계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금속, 세라믹, 고분자 등 기본 재료를 가공하는 기술력으로 일본 산업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자리잡은 산업이다.
특히 액정편광판 보호필름, 반도체 포토레지스터, 리튬이온전지가 대표적이다. 이중 반도체 재료인 감광성수지인 포토레지스터는 글로벌 점유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막강하다.
올해 기업별 소재산업의 확장전략도 지속되고 있다. 캐논마켓팅재팬은 비첨단계 반도체제조장치인 센서와 아날로그반도체의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라믹제조업체인 NTK세라텍도 2016년 8월에 18억엔을 투자해 반도체 제조장치용 부품을 제조하는 제 2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혀 반도체 생산성의 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소재산업은 전자, 기계, IT 등에 없어서는 안 될 산업으로 전자화 시대가 막을 내리지 않는 이상 지속성이 가장 긴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자동차산업은 오랫동안 사업을 영위한 결과 지금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도요타, 닛산, 미쓰비시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업별 최근 전략을 보면 다음과 같다.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300억엔을 투자해 말레이시아에 연간 5만대 생산이 가능한 신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중기적으로 성장이 전망되는 지역에서 공급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목적이다.
닛산자동차의 경우 바이오에탄올을 연료로 하는 새로운 연료전지차(FCV)의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적용 중이다. 식물 유래의 연료를 사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최근 미쓰비시자동차공업은 필리핀 정부의 자동차산업 육성정책에 참여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기존 자동차 생산공장에 새로운 생산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104억엔을 투자했으며 현지 생산능력을 2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미쓰비시의 연비시험 데이터 조작으로 인해 신뢰성이 급격히 하락됐으며 2017년 실적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대표 경차 4종에 대한 생산 및 판매재개는 7월이나 그 이후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자동차 산업은 완제품뿐만 아니라 부품사업도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 덴소가 있으며 자율자동차 및 소프트웨어의 이슈화에 따라 ADAS의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예산을 늘리고 있다.
셋째, 로봇산업은 2016년 가장 떠오르는 분야로 기계, 자동화를 거쳐 AI(인공지능)의 시대까지 도래하게 한 핵심산업이다. 국내 기업, 학교,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개발과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기업의 경우 대표적인 예로 건설업체 타이세이건설이 올해 4월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바닥의 마무리작업을 진행하는 로봇을 개발한 것이다. 기존에 사용된 무겁고 비효율적인 장비의 단점을 개선했다.
학교는 게이오대학에서 자율적으로 부품을 조립하는 양팔로봇을 개발해 기존 로봇에 비해 작업시간을 줄이고 판별능력을 향상시켰다. 이처럼 기업과 학교에서는 로봇티스의 개발과 상용화를 병행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고령자의 보행을 돕는 생활지원로봇의 안전기준 규격화, 농업용 로봇의 개발을 위해 수십억엔을 투자하며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기업-학교-정부의 혁신적 가치사슬이 일본의 로봇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주요 배경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넷째, 전자기계는 세계 시장에서 거의 최고 수준일 만큼 주력산업으로 인정되고 있다. 지난 2년전 소니, 파나소닉, 샤프, 닌텐도 등의 대표기업이 실적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사업전환(주로 헬스케어)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전자기계는 소재산업처럼 다양한 부문에 적용돼 융합 및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철도 및 항공기 엔진, 차량용 전지, 발전용 기계, 일반 가전제품, 공작기계 등이 있으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더욱 다양하다.
내수시장의 경우 점점 가계소비가 뒷받쳐 주지 않다 보니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기기 및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공장도 현지에 구축해 생산 및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다수 진출해 있다.
대표적인 기업군으로는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히다치제작소, NTT, NEC 등이 있으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당당히 나선 업체들이 매우 많다.
◈ 일본 경제의 핵심기반 ‘국익’ ‘모노즈쿠리’ ‘근면검소’...아베노믹스 평가보다 내부경기 안정화 고민해야
일본이 과거 패전의 잿더미 위에서 단기간에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게 된 것은 강력하고 끈끈한 민관 협력체제 덕분이다. 국가 경제정책의 주요 모토가 ‘국익’과 연결된 사상적 배경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혼신을 다해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모노즈쿠리’ 장인정신도 일본 경제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여기에 근면하고 검소한 국민성은 대외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큰 정신적 기반이 됐다.
현재는 마이너스(-)금리정책을 유지한 채 아베노믹스를 실현해 나가고 있지만 조금씩 그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는 국제여론이 거론되고 있다. 2015년 초부터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과 가계소비 증대로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현재는 재검토가 필요한 시기다.
무조건 아베노믹스가 성공 혹은 실패라는 이분법적인 평가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유지되고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국가로서 내수시장 활성화에 집중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된다.
▲일본 위치(출처 : 구글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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