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40)애플은 세상이 원하는 컨텐츠로 세계 최고에 등극했지만 국내기업의 직원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냉소적 태도 견지
민진규 대기자
2016-09-04 오후 6:08:41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출처 : Wallpaperswide.com) 

◈ 애플은 세상이 원하는 컨텐츠를 제공해 세계 최고로 군림

애플의 비전은 세상의 모든 컨텐츠(contents)를 하나의 장터에 묶고 이 컨텐츠를 어떤 디바이스(device)로도 접근하고 소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엄청난 비전을 세운 사람은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Steve Jobs)다. 2011년 사망했지만 애플의 사업방향은 여전히 그의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잡스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섭렵해 다른 IT기업이 감히 상상하지 못한 비즈니스모델을 창안하였고 세상사람을 매료시켰다.

애플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기술개발보다는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서비스를 개발했다. 학문간, 기술간의 경계를 뛰어 넘는 융∙복합화가 시대 흐름이라는 점을 간파했다.

음악을 포함해 다양한 컨텐츠를 원하는 소비자의 심리, 즉 시장의 니즈(Needs)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키패드(keypad)에 의존해 시장을 선도하던 블랙베리(Blackberry)와는 달리 화면 터치(touch)만으로 작동하는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적용한 제품을 시장에 내 놓았다.

애플의 디바이스는 ‘iPod’, ‘iPad’, ‘iPhone’, Mac PC 등이고 애플의 컨텐츠 시장인 ‘iTunes’라는 앱 스토아(App Store)도 있다.

애플의 야욕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터넷 TV시장까지 확대된다. 2010년 9월 애플은TV를 인터넷에 연결해 볼 수 있는 ‘Apple TV’라는 셋톱 박스를 출시했고, 한술 더 떠서 TV로 다양한 비디오를 구입해 볼 수 있는 ‘TV 앱’도 서비스한다.

스티브 잡스는 2010년 6월 초 기존의 컴퓨팅 개념을 모조리 붕괴시킬 메가톤급 서비스인 ‘iCloud’를 소개했다. 자사의 OS가 가동되는 모든 디바이스를 앱스토아에 연결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컨텐츠는 서버에 저장해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음악, 동영상, 사진 등 풍부한 컨텐츠를 바탕으로 모바일 영역뿐만 아니라 TV시장까지 애플제국의 영토로 만들고 있다.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회사, 심지어 움직일 때마저도 애플제국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애플은 인간이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한 IT왕국을 꿈꾸고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 등 다수의 기업이 애플을 추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애플을 모방하는 단계를 넘어선 기업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애플과 특허권 분쟁으로 혁신 이미지에 상처를 입었고 2016년 9월 배터리 결함이 발견된 갤럭시 노트를 대규모 리콜(recall) 조치함으로써 제품의 신뢰도 하락도 불가피해졌다. 

◈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패배감과 냉소가 쌓여 망하는 대기업 많아져

1983년부터 1993년까지 애플(Apple)의 회장이었던 존 스컬리(John Sculley)는 직원들에게 “애플이 약속할 수 있는 얼마를 근무하던 근무하고 있는 동안만큼은 항상 배울 수 있고 도전적인 직무를 제공하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종업원에게 기업에 대한 충성심(loyalty)를 요구하지도 않고 평생고용도 약속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세계의 최고 엘리트가 들어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이다.

직원들은 애플이 혁신(innovation)을 선도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애플에 근무하는 것 자체가 자랑스럽고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자동차(Toyota)가 직원에게 어떤 기업에 가더라도 연봉 1000만엔 짜리 근로자가 되도록 노력하라고 주문한다.

도요타도 직원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해 만든 고급자동차 브랜드인 렉서스 출시 이후 진정한 글로벌 최강자로 도약했다.

일본의 리쿠르트사는 언제든지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하라고 자기계발을 독려한다. 회사에 근무하면서 기존의 관행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한국의 기업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회사에 뼈를 묻어라’이다. 정년 때까지 퇴직할 생각을 하지 말고 회사에 충성을 다하라는 의미다.

하지만 나는 강연을 다니면서 ‘회사가 납골당도 아닌데 직원들에게 뼈를 묻어라’고 요구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또한 차라리 회사가 보수적이고 관행에 얽매여 있어 포용하지 못하는 능력 있는 직원은 빨리 퇴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강연을 듣는 직원들은 웃지만 정작 스스로 떠나 독립할 자신감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회사에 목을 매고 해고되는 것이 두려운 사람은 능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기업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치고 어떤 난관도 두려움 없이 헤쳐나갈 의지가 있는 직원이 넘쳐나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상급자의 눈치만 보고 있는 직원이 많은 기업의 미래는 없다.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한국 기업에는 활력이 사라지고 패배감과 냉소만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년간 한국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많은 대기업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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