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54)삼성그룹의 기업문화-비전은 목표와 책임(3) 위상에 걸 맞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삼성의 경영이념 등(출처 : 삼성전자 홈페이지)
◈ 빠른 혁신과 개선 통해 IT대표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국내 소비자에게는 소홀
최근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의 실적을 구가하면서 삼성공화국이라는 용어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삼성의 영향력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절대적이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고발로 삼성의 영향력이 일반인의 상상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회적 위기감이 고조됐다.
정부 관료나 정치인이 기업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친기업적 성향을 가지는 것은 너무 보편적인 현상이었지만 법조계, 학계, 언론계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이웃 일본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1980년대 소니(Sony), 2000년대 들어서는 도요타(Toyota)가 국가와 동일시됐다. 이들 기업을 비평하면 ‘매국노’가 되었고 찬양하면 ‘애국자’로 지칭됐다.
소니가 버블경제 막바지에 미국의 유수기업들을 M&A하고 거침없는 행보를 거듭하자 일본 국민들은 열광했다. 공룡처럼 커지던 소니도 거품붕괴를 감당하지 못하고 추락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들어 도요타도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면서 세계 최고 제조기업으로 우뚝 섰다.
모두가 ‘도요타를 배우자’고 노래를 불렀지만 2010년 미국발 대규모 리콜 사태로 체면을 구겼다. 이후 옛 영화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2011년 4월 애플이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벌이자 국내 언론의 반응은 일제히 친(親) 삼성으로 돌아섰다. 애플이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을 한다는 것에서부터 미국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일환이라는 주장까지 다양했다.
독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다른 국가의 재판결과는 삼성에게 유리한 판결도 있었고, 불리한 판결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공들인 미국에서는 1심 재판에서 패했다.
2014년 3월 미국 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특허를 침해했다며 9억3000만달러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삼성전자가 항소했지만 2015년 5월 법원은 다시 1심보다는 금액이 줄었지만 애플에 5억4800만달러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삼성전자는 상고했지만 유리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소송절차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지만 세계 최대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삼성이 다른 기업이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혁신(innovation)과 개선(improvement)을 거듭해 단기간에 IT산업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애플과의 소송도 언론의 지지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적 호응을 이끌어 내는 데는 실패했다. 삼성에 반감을 갖는 한국 소비자가 많다는 것이다.
삼성은 국내에서 권리만 행사하지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단기간에 애플과 경쟁할 정도로 급성장한 대단한 글로벌 기업임에는 틀림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만큼 국내에서 협력업체나 중소기업과 상생하고 국내 소비자를 우대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기를 바란다. 세계 최고 일등기업 삼성전자에게 사회적 책임을 바라는 것은 너무 크나큰 욕심일까?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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