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77)도요타자동차도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상호작용으로 노사간 신뢰를 구축해 글로벌 1위 도약
▲2009년 파산한 GM의 처지(출처: Moneycrashers)
◈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글로벌 1위를 유지하는 것은 노사간의 신뢰가 기반
조직 내부에서 경영진과 직원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상호작용(long-term & repeated interactions)이 중요하다.
도요타의 사례가 그렇다. 강경한 노조가 경영진을 신뢰하지 않았지만 경영진이 약속을 지키면서 퇴진을 하고 신뢰의 경영을 시작하자 노조도 이에 부응해 자신들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국내기업의 노조와 경영진은 ‘원수’의 관계로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을 하고 있다. 상생이라는 말도 없다.
경영진은 협상을 하면서 한 약속을 절대 지키지 않는다. 노조도 자신들의 다짐을 상황에 따라 바꾼다. 양자가 서로 신뢰를 하지 않는다.
그래도 한국사람들이 쉽게 잘 잊어서인지 서로 죽일 듯 싸우고 고소∙고발이 난무하다가도 며칠 지나면 서로 손잡고 친한 척 한다.
이런 점을 보면 한국인 개그프로그램에서 말하는 ‘대인배’인지, ‘소인배’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장기적 호혜성(long-term mutual benefits)도 훌륭한 전통과 제도가 지속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에 해당된다.
윤리경영도 기업과 직원 모두 장기적으로 도움이 돼야 한다. 윤리적인 직원이 윤리적인 기업을 만들고 윤리경영을 통해 획득한 기업의 성과가 직원들에게 골고루 배분되는 선(善)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익이 공평하게 배분되지 않고 특정 이해관계자가 독식을 하게 된다면 이 고리는 끊어지게 된다. 기업의 노사뿐만 아니라 개인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 노사가 적자생존을 외치며 대결하면서 한국경제의 미래도 어두워
2016년 11월 현재 한국경제는 수출을 견인하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실적악화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다.
삼성전자는 야심작으로 내 놓은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폭발사고로 인해 리콜을 하면서 수조원의 매출손실을 경험했다.
현대자동차는 3개월 이상 파업과 특근거부로 공장가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수출용 차량의 생산이 지연되고 국내판매량도 감소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파업상황은 1987년 6∙10민주화항쟁으로 노동운동이 활성화된 이후 극단적인 대결구도를 해소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1997년 IMF외환위기를 극복한 이후 급성장하자 성장의 과실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노사를 극한의 대립을 유지했다.
30년에 가까운 대결구도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각자의 입장만을 고집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업계의 선두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노조는 1962년 회사에 파업권을 반납했고 경영진은 뛰어난 실적과 급여로 보상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작금의 현대자동차 파업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노사 모두 공동의 책임으로 인식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너와 경영진도 노조가 자신들을 불신하는 이유를 파악해 해소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노조도 경영진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양자가 슬기로운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현대자동차는 파업과 대결로 파산을 경험한 미국의 포드(Ford)와 GM의 전철을 답습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한국 기업에서 노사는 협력과 상생의 동지가 아니라 대결과 적자생존의 적일 뿐이다. 글로벌 경제전문가들이 한국 경제의 미래를 암울하게 보는 이유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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