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신음하는 지구를 살리자] (9) ‘물과의 전쟁’ 대비위한 아시아 국가의 환경대책은 체계적이지만 한국은 아직 걸음마 수준
노인환 기자
2016-08-12 오전 11:17:06

▲지구와 물 이미지(출처 : 수자원서비스업체 water-resources)

21세기 환경문제는 더이상 국가들의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과제가 됐다. 특히 ‘물(Water)’에 대한 오염·부족 등의 위기는 국가, 기업, 개인의 생존과도 직결된 아주 민감한 사안이며 이제는 경제정책의 주요 고려대상이다.

현재 글로벌 국가들은 강수량에 따른 자연적 문제부터 엘니뇨, 라니냐 등의 이상기후현상까지 다양한 요소로 인해 수자원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물부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결국 현대화된 시설과 기술의 힘에 다시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과 관련된 환경설비와 기술적 부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2대 대표국가로 ▲싱가포르 ▲일본을 선정했으며 기타 국가들의 사례도 간략히 살펴보도록 한다. 지금부터 보는 것이 자유재였던 물이 경제재로 바뀐 시대의 현주소다.



▲수처리공장 전경(출처 : 싱가포르 수처리공사)

◈ 싱가포르 - 수처리 관련기업만 100개 이상으로 아시아·중동에 집중...국내외 플랜트 사업 확장세

싱가포르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인 2016년 ‘수처리 관련기업’은 100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활동지역은 물부족 우려지역인 아시아와 중동이다. 이들의 주요 사업은 현재 글로벌 국가의 환경과제인 폐수처리 및 물저장 시설의 구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페수처리 및 폐기물처리 등 2개 환경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각 투아스물재생공장(TWRP), 통합폐기물처리시설(IWMF)이 설치될 예정이며 향후 2027년이면 국내 환경폐기물의 약 40%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의 물 전문기관인 수자원공사(PUB)도 2016년 6월 창이 '중수도플랜트'의 확장공사에 관한 계획안을 발표했다. 향후 증가하게 될 폐수처리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목적이다.

당기관은 수처리 인프라뿐만 아니라 설비부문의 개선에도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특정막을 형성해 폐수성분의 처리, 분리 과정의 효율성을 높인 '분리막생물반응조(MBR)'를 증설해 재생시스템을 더욱 향상시킬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화된 설비를 통해 재생된 물은 생활 및 공업용수로 재활용돼 수자원 절약에 크게 기여될 것이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도 지속적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수처리 시설전경(출처 : 일본 히타치조선)

◈ 일본 - 국내기업 주관으로 수처리 플랜트 구축 및 환경기술 개발...환경뿐만 아니라 경제성도 확보

일본 히타치조선(日立造船)은 향후 2019년 3분기까지 ‘환경시설’인 수처리시설, 쓰레기소각발전 등의 관련 해외사업 매출액을 70% 확대한 1000억엔(약 1조780억원)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당사는 해외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플랜트사업을 총괄하는 전략조직을 신설했으며 중동을 중심으로 대형수주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동남아시아에서는 플랜트기기업체와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

기계제조업체인 츠키시마기계(月島機械)도 2016년 6월 훗카이도 무로란시와 공동으로 ‘하수처리장 소화가스 발전사업‘ 체결에 따라 수처리 발전설비의 건설을 시작했다. 환경을 비롯해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차세대에너지 사회구축이라는 경제적 목표를 제시했다.

물 기술개발에 한창인 일본 오사카가스(大阪ガス)는 2016년 7월 공장폐수로부터 배수 시에 처리가 필요한 유기금속 및 유해물질을 고효율로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당사는 특정 온도에서 반응하는 감온성액체인 알코올계 금속회수제를 사용해 기존 유기용제를 사용하는 촉매추출법에 비해 회수율을 더욱 향상시켰다. 특히 재사용이 가능해 비용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 환경적 의식은 물론 경제적인 목표도 뚜렷하게 제시해 현 사업의 실효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일본의 기술과 설비는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신뢰성과 수요가 두텁다.


▲수처리 설비(출처 : 인도네시아 수처리업체?PT TIRTA WAHANA ABADI)

◈ 인도네시아·인도·태국·부탄·라오스 - 저수지 및 급수장부터 물사용 교육법까지 전개...물부족 극복사업의 다양화

싱가포르와 일본 외에도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는 심각한 물부족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부탄, 라오스를 통해 이들의 물부족 극복사업을 살펴보도록 한다.

가장 큰 사업을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공공사업부(PUPR)는 2016~2019년까지 저수지 및 급수장 65개와 댐 30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향후 수자원 부족에 따른 국가차원의 대응책으로 경제인프라에 치중했던 정부정책이 '환경인프라'까지 확장된 것이다.

인도 농업부는 올해 초 40명의 농부를 중국으로 보내 첨단관개농법에 대한 교육을 이수시킨 후 귀환시켰다. 기존의 비효율적인 농법으로는 농업용수의 과소비만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절수에 이은 '물사용 교육법'도 이젠 농경국가에서 필수과제다.

태국 왕립관개청도 방콕의 차오프라야강에 수로와 연못을 준설하고 있다. 강 유역에 2억9500만㎥의 물을 저장할 수 있어 향후 방콕시민의 물 수요량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부탄, 라오스를 비롯한 중동국가에서는 '폐수처리 공장'의 건설이 한창이다. 양국의 정부는 생태계를 관리하는 것이 향후 물 공급을 위한 최선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부탄은 트라시강, 라오스는 비엔티안에 각각 설치할 계획이다.



▲한국 수자원공사 홈페이지

◈ 한국도  ‘물부족 국가’이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없어...국내 실정에 맞는 수자원 ‘관리’부터 선행돼야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자원 오염에 따른 주요 국가들의 대책 및 사업에 대해 살펴봤다. 정부나 기업의 노력이기는 하지만 더이상 간과하기 어려운 상태까지 몰고 간 환경오염에 ‘불가피한 대응’이라는 느낌도 짙었다.

한국도 물부족 국가임에는 틀림없지만 실제 심각한 오염수준과 부족현상과는 달리 표면적인 행태는 낭비와 방관의 모습이 두드러진다. 이미 한강의 녹조현상과 수돗물의 비신뢰성, 가뭄현상 등이 한국 수자원관리의 현 실태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따르면 한국의 물 빈곤지수(WPI)는 62.4포인트로 전체 147개국가에서 43위이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중에서는 20위로 기록됐다.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참고로 WPI는 영국 생태환경 및 수문학센터(CEH)에서 산출한 지표다.

전문가들은 현재 아시아에서 행해지는 물 관련 설비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실정에 맞는 수자원 대책은 ‘관리’라고 말한다.

국민에게 절약운동을 강조하기 보다도 공업용수의 효율적인 운용 및 관리, 노후화된 수도관의 교체, 기업들의 환경윤리의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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