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노년을 보내자] (5) 장례식이 없는 장례식 '직장(直葬)'...가장 저렴한 장례식으로 대도시에서 높은 수요 보여
노인환 기자
2016-05-17 오후 4:58:57

▲직장의 시신안치 모습 (출처 : f-chokuso)

일본의 초고령화로 비롯된 노인빈곤층의 확대와 가족구성원의 축소현상으로 장례식문화가 바뀌고 있다. 앞서 본지에서 다뤘던 ‘작은 장례식’이 대표적이며 절차별로 직장, 1일장, 가족장 등이 있다.

추가로 총 2편의 시리즈를 통해 ▲장례식을 치르지 않는 ‘직장’ ▲하루만 치르는 ‘1일장’과 소규모 장례식인 ‘가족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현재 일본에서는 직장의 수요가 가장 크기 때문에 본편에 높은 관심을 부여했다. 직장에 대한 ▲개념 및 절차 ▲비용 ▲지역별 동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일반장과 직장의 절차 비교(출처 : 월드스타)

직장, 6.7명 참여해 화장만 시행하는 장례식 없는 장례식...매년 꾸준히 수요 증가해

‘직장(直葬)’은 현재 일본의 초고령화 사회에서 널리 퍼지고 있는 작은 장례식 중 하나로 장례절차를 치르지 않고 그대로 화장하는 간단한 장례식을 말한다.

일반 장례식은 임종 후 밤샘과 장례 영결식을 거쳐 화장하는 단계에 이르지만 ‘직장’은 이를 모두 제외하고 24시간동안 시신을 안치한 뒤 화장을 진행한다.

일본의 화장은 현행법상 전염병 등의 위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24시간 이내에 화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후 가까운 친척과 지인 등을 불러 화장을 시행하며 평균 6.7명 정도가 참여한다. 종교의식은 장례절차와 함께 생략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화장터에 승려를 소개하도록 부탁해 독경은 진행한다.

불교 관련 출판업체인 가마쿠라신쇼가 2014년 장의업체 217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은 전체 장례식의 16%로 집계됐으며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시코쿠 화장터(출처 : 후생노동성)

작은 장례식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직장...경제적 이유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 인식변화

가마쿠라신쇼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의 평균비용은 19만2000엔(약 200만원)으로 기존 장례식 비용의 최소 1/5수준밖에 되지 않아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의 비용별로 점유율은 보면 10만엔 7%, 15만엔 18%, 20만엔 17%, 25만엔 50%, 30만엔 5%, 30만엔 이상이 3%로 각각 집계돼 ‘25만엔 규모의 직장’이 최대 수요를 보였다.

직장을 선택한 이유로는 종교관의 변화나 장례식의 이해부족 등이 제시됐으며 전체 중 58%가 경제적인 여건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비용적인 측면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외에 일본사회에서 장례식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역별 직장 비율(출처 : 월드스타, 가마쿠라신쇼)

칸토우, 킨키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직장 확대...한국의 대도시에도 곧 동일한 경향 보일 것으로 전망

직장은 전체 장례식에서도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기존의 장례식에 비해 비용부담이 적고 바쁜 일상 속에서 할애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각 지역별로는 칸토우 22%, 킨키 11%, 주부·주고쿠·시고쿠·큐슈·오키나와 각각 10%, 토후쿠 7%, 홋카이도 6% 등으로 집계됐다.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가 있는 칸토우와 킨키의 비율로도 알 수 있듯이 개인화가 심화되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지역일수록 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에서도 노인의 빈곤화와 핵가족화의 일반화가 진행되면서 작은 장례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의 경우처럼 서울과 같은 대도시 중심에서 직장문화가 확장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의 뿌리박힌 장례식 문화도 사회경제적 변화로 인해 바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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