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50국가] (41)싱가포르-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투명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 가능
아시아에서 가장 선진화된 민주국가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14세기부터 ‘무역도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19세기 초반에는 영국의 동인도회사에 영구 할양돼 식민지로서 발전했다.
1963년 말레이시아 연방에 편입됐다가 2년 후에 독립했다. 이후 국제연합(UN), 영국연방, 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가입했으며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다양한 국가와의 교역을 활성화하며 글로벌 허브도시로 부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성장률이 -8.8%라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강력한 수출정책을 통해 2010년 중반 18.9%라는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
2014년 중반 국제유가의 급락이 시작되면서 경기는 점차 둔화되기 시작했고 글로벌 경기의 침체는 싱가포르의 경제마저 정체기로 이끌었다. 물론 故 리콴유 전 총리가 일궈낸 아시아의 대표 선진국으로서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려고 노력 중이다.
한국의 경우 올해부터 금융, 핀테크, 바이오, 관광 등의 분야에 싱가포르와의 협업 및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벤치마킹 대상으로서 싱가포르에 대한 다양한 시도들이 병행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거의 없다.
지금부터 아시아에서 가장 깨끗하고 선진화된 국가인 싱가포르의 ▲주요 경제지표 ▲국가 기반산업에 대해 살펴본 후 현재 한국이 꼭 배워야 할 부분을 생각해보도록 하자.
◈ 경제성장률 1.8%, 장기적인 무역흑자 등 대외경제지표 안정...하지만 제조업 침체, 비석유부문 수출감소, 불안정한 고용시장, 저물가 현상은 해결 과제
먼저 싱가포르의 2015년 GDP 구매력지수는 4719억달러(약 556조원)로 2014년에 비해 2.0% 소폭 증가했다. 실질성장률은 2016년 1분기 기준 1.8%로 3분기 연속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2016년부터 중국발 경기둔화로 수요가 급감되면서 제조업분야가 크게 침체되고 있으며 선박사업도 이제야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저물가 현상도 한동안 지속돼 국내기업의 실적에도 악영향이 미쳤다.
참고로 현재 GDP의 72%가 서비스에서 창출되고 있으며 주요부문은 도소매 무역, 비즈니스 서비스, 금융 및 보험, 운송 및 저장, 정보통신 등이다. 정부는 제조업 회복과 더불어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와 개발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다음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2015년 무역흑자액은 904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18.3% 증가했다. 동기간 수출입이 모두 감소됐지만 저유가에 따른 수입지출액의 절감이 더 컸기에 발생한 무역구조다.
특히 비석유수출(NODX)의 경우 올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중국, 유럽으로부터의 수요가 떨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가장 크게 하락된 부문은 선박(-98.5%), 기초화학(-43.0%), 석유화학(-12.9%) 등이다.
주요 수출제품에는 기계 및 장비, 연료, 화학제품, 제조상품 등이 있다. 수출대상국은 중국, 말레이시아, 홍콩, 인도네시아, 유럽연합(EU), 미국 등으로 다양하다.
주요 수입제품은 기계 및 장비, 원유, 제조상품, 화학제품 등이다. 수입대상국은 중국, 말레이시아, 미국,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이며 수출입 최대 교역국은 중국과 말레이시아다.
사회경제지표를 살펴 보면 전체인구 약 550만명이며 2015년 기준 1인당 국민 GDP(구매력지수)는 8만5300달러로 세계 6위에 위치해 있다.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소득수준을 기록했다.
실업률의 경우 노동부(MOM)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계절조정 실업률이 1.9%로 기존에 비해 개선됐다. 하지만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층은 부족한 실정이며 15~24세 취업가능인구의 고용률도 낮아지는 추세다.
2015년 60~69세 인구 중 40%가 경제활동을 유지해 전년도 대비 16%P 상승했다. 공식 은퇴연령기인 62세를 넘어 65세에 고용을 재개하고 있는 것이다. 고용시장이 점차 위축되고 기대수명이 연장되는 흐름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다.
통화청(MAS)에 따르면 2016년 5월 물가상승률은 -1.6%를 기록했다. 물가지수는 지난 19개월 연속 떨어졌으며 동기간 공공서비스의 요금인하를 비롯해 주택 유지보수비용이 크게 하락됐다.
재정건전성을 살펴보면 2015년 기준 공공부채는 GDP 대비 105.6%로 심각한 수준이다. 동기간 예산적자비율은 GDP의 -0.5%로 안정적이지만 올해는 수출실적의 부진과 저물가 현상에 따라 예산지출을 적정수준으로 감축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아시아 대표 금융허브, 관광국가, 선박수리 전문국가...현재는 금융시장의 브렉시트 견제, 관광인프라의 지속성, 선박은 사업다각화 진행 중
첫째, 금융은 아시아의 금융허브에서 현재는 세계 금융허브로 도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홍콩, 상하이, 말레이시아 등의 경쟁국가들도 금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활성화 한 덕분에 현재 관련 기업만 6000개가 넘는다. 올해 금융권의 최대 이슈는 핀테크와 인터넷 보안이며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엔지니어, 소프트웨어개발자의 교육훈련도 지원하고 있다.
핀테크를 통한 온라인뱅킹 서비스의 확산, 모바일을 통한 전자결제앱(App)서비스는 잠재시장을 넘어 현실화되고 있다. 다만 인터넷 보안의 취약성으로 관련 사이버범죄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 은행권의 보안 향상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면서 대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떨어진 파운드화를 매입하려고 환전소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풍경도 펼쳐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수학과 과학 교육수준이 세계 최상위권이며 특히 금융 부문에 기초한 학문이 잘 발달돼 있다. 여기에 금융시장에 진입한 회사들에 대한 정부의 높은 기업 친화성, 체계적인 경제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 금융구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둘째, 관광은 비즈니스관광인 마이스(MICE), 생태계, 차이나타운, 리틀인디아, 아랍스트리트, 마리나베이샌즈 등의 국가별 이색풍경 등 다양한 관광상품 및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관광산업을 위해 정부는 향후 2023년 만다이 지역에 ‘생태관광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126헥타르(ha) 규모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만다이 지역은 생태공원, 나이트사파리, 리버사파리 등 수백종의 동식물을 관리하는 대표적인 자연동물지대다.
2016~2020년 동안 관광개발펀드(TDF)를 통해 지역관광산업에 S$ 7억달러 상당의 발전기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금은 관광부문 전문인력의 양성, 주요 관광지 개발 등에 지원한다.
이외에 관광 인프라부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싱가포르의 관문인 창이국제공항이다. 독일 스카이트랙스월드에어포트어워드(SWA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최고 공항'으로 창이국제공항이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창이공항그룹(CAG)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공항 이용자수는 1440만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9.9% 증가했다. 주로 태국, 중국, 말레이시아의 승객이 3개월 연속 두자릿수로 성장했다. IT 및 첨단기기를 도입한 관광객에 대한 편의성 및 신뢰성을 구축하려는 공항의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셋째, 선박산업은 ‘최고의 수리기술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싱가포르 선박업체들의 모토다. 선박장비의 설치 및 수리산업으로서 조선소, 해양장비 공급업체, 해양 엔지니어링 회사 등이 있다.
2015년부터 선박산업이 전반적으로는 정체돼 있어 타국가 동종계의 인수대상이 되기도 했고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는 기업이 속속 등장했다. 그러나 국내업체의 소규모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프랑스 조선업체 CMA CGM은 지난 5월 인수대상인 국내 넵튠오리엔탈라인즈(NOL)에 조건부계약자금 S$ 34억달러를 제공했다. 지난 인수제안 및 협상에 NOL이 동의했으며 중국 상무부와 유럽위원회에서 승인까지 한 상태다.
NOL 경영진들은 기업의 회생을 위해서는 대형사로부터 인수돼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현 상황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 해양건설업체 케펠(Keppel), 셉마린(SemMarine) 등도 2016년 1분기 순이익이 모두 40% 이상 급감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 중이다.
반면에 해양조선업체 트리야즈(Triyards)는 2015/16년 2분기 순이익이 4.0% 늘어났다고 밝혔다. 실적상승을 이끈 사업은 다목적선박, 화학탱커쉽, 알루미늄 여객선, 자기승각식 작업대선, 해상 풍력발전 등이다.
전문가들은 트리야즈의 사업성장세가 싱가포르 '해양조선건설'의 회복추세를 알리는 첫 신호탄이라고 말한다. 시장 역시 중동 및 아프리카로 다각화 하고 있다.
◈ 투명한 국가도 글로벌경기 불확실성은 피하기 어려워...그동안 쌓아온 정치적·경제적 신뢰로 현상황 대처할 수 있어
싱가포르는 현재 선진경제국 중에서 가장 투명한 국가 중 하나다. 리콴유 전 총리의 부정부패 척결, 민주주의 개방, 인습의 타파, 대륙을 구분 짓지 않는 다양한 교역활동 등이 현재의 싱가포르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역시 선진국의 국정 추진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투명한 국가라는 칭호에 맞게 정치적·경제적 부분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미래전망도 밝은 편이다.
2015년부터 중국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제조업부문이 쇠퇴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가 다른 국가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은 높다고 주장한다. 국가정책에 대한 글로벌 기업과 국민의 신뢰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위치(출처 : 구글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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