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기업과 화이트기업] (61)입사 후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해 블랙기업이라 생각되면 바로 퇴직하는 것이 유리
민진규 대기자
2016-10-07 오전 10:23:57
 

 

▲과로사에 관련된 다양한 게임(출처 : Karoshigame.com) 

◈ 블랙기업이라고 참고 견뎌내야 한다는 것은 부모세대의 생각은 잘못

일본은 개인주의를 신봉하는 서구와 달리 조직주의를 맹신한다. 개인보다는 회사나 국가를 우선시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국가다.

또한 인생은 험난하기 때문에 작은 어려움을 견뎌내고 이겨야 더 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일본에서 과로사(過勞死)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도에 퇴사를 할 경우 어려움을 참지 못하는 나약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도 과로사의 주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해산물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 기업인 니혼카이쇼우야(日本海庄や)에서 과로사로 사망한 직원은 3개월 연속 100시간 이상 근무시간을 초과해 일했다.

다른 직원도 대부분 동일한 수준의 초과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만 뒤쳐질 수 없다는 인식도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초과근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경우 회사 내부에서‘왕따’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결국 젊은 직원들을 가혹한 노동조건으로 몰고 가는 억압적인 근무환경이 니혼카이쇼우야의 과로사를 만들어낸 장본인인 셈이다.

아직도 청소년의 부모세대들은 회사의 초과근무와 왕따와 같은 사소한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모들과 달리 인사전문가들은 입사 후 블랙기업이라고 판단되면 빨리 그만두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좋다고 조언한다.

오래 버티는 것이 좋다는 부모들의 생각을 따르거나 주변의 눈을 의식해 계속 근무하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강도한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블랙기업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주관적 기준에 의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해도 블랙기업이라고 판단되면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는 것이 좋다. 

◈ 한국의 대졸신입자의 1/4은 조직과 직무적응 실패로 1년 내 퇴사

업무가 힘들어도 과로사할 때가지 근무하는 일본의 젊은이들과 달리 한국의 청년들은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편이다.

2014년 10월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졸신입사원의 1년내 퇴사율이 25.2%로 나타났다. 전국 4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근로조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대기업은 11.3%였지만 열악한 중소기업은 31.6%에 달했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에 중소기업의 퇴사율이 높은 것이다.

동일 단체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대졸신입사원의 퇴사율은 2010년 15.7%에 불과했지만 2012년 23.6%, 2014년 25.2%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퇴직사유는 조직 및 직무적응 실패, 급여 및 복리후생 불만, 근무지역 및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기업은 언론에서 비쳐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신입사원이 자신이 그토록 입사하고자 했던 기업에 막상 출근해보면 자유로운 자아실현의 장보다는 꽉 짜여 돌아가는 공장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입사를 위해 공부한 외국어와 컴퓨터 실력을 활용할 기회도 많지 않고 단순 보조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많다.

법대나 의대와 같은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 대학교육이 직장을 잡는데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입사시험의 내용도 직무수행과는 관련성이 낮다.

경영자단체나 기업경영자는 신입사원들의 끈기와 참을성이 부족하다고 질책하지만 퇴사하는 신입사원들은 한국기업의 기업문화가 세상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린다.

기업이 염두고 둬야 할 것은 퇴사자의 대부분은 실력이 열악하기 보다는 우수한 직원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우수인재를 유치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구직활동을 하는 젊은 세대에게 과거의 기준에 맞추라고 요구하기 보다는 기업 스스로 먼저 선진 기업문화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유리하다. 

  – 계속 -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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