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침몰하는가] (5)한국 커피시장 과당경쟁 및 불황기 ‘글로벌 커피산업’ 이해 부족에서 초래
▲커피(좌)와 커피머신(우) 이미지(출처 : 국제커피기구)
올해 2016년 엘니뇨를 동반한 기후변화가 커피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다. 가뭄에 따라 커피 생산량이 감소되면서 글로벌 커피시세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커피시장에서 ‘원두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커피업계의 경쟁과열과 불황기로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지나치게 올렸던 커피가격이 저가형 커피와의 경쟁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로벌 커피시장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경영전략 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금부터 글로벌 커피시장 동향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본 후 한국의 커피시장을 진단해본다. 또한 향후 한국 커피업계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2007년~2016년 11월 10일 국제 커피가격 동향(출처 : 나스닥)
◈ 글로벌 커피시장 - 기후변화로 생산량 감소했지만 ‘대체종 확산·신생 커피생산국’으로 대응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지난 2015/16년 글로벌 커피수출량은 1억1183만자루(1자루당 60kg)로 전년도 대비 0.7% 소폭 감소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량 저하가 주요인이다.
거래가격은 2016년 1월 1파운드(LB)당 1.2달러대에서 11월 10일 기준 1.7달러대까지 상승했다. 물론 3.0달러대를 상회했던 2011년 당시에 비해서는 55.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세계 커피수출시장의 30.4%를 점유한 브라질의 경우 2016년 10월 커피수출량은 289만자루로 9.8% 감소했다. 문제가 된 것은 로부스터종으로 동기간 수출량이 97%나 급감했다.
하지만 로부스터종의 생산량 감소를 아라비카종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 커피수출업자위원회(Cecafé)의 입장이다. 또한 주요 커피생산국인 콜롬비아, 베트남, 페루 등은 생산량이 늘고 있다.
한편 새로운 커피생산국이 등장하면서 커피의 생산량이 회복될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 일례로 미얀마의 아라비카종 커피수출량은 2016년 200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약 5배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미얀마의 커피생산지는 샨주 왕간(Ywangan), 만달레이주 핀우린(Pyin Oo Lwin), 친주 등이며 지난해 생산량은 2000톤에 달했다. 참고로 2016년 주요 수출대상국은 미국이다.
글로벌 커피시장은 올해 다양한 투기세력의 참여와 엘니뇨라는 기후변화를 앞세워 시세반등을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 커피시장 동향을 고려해보면 향후 가격과 생산량의 회복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전망된다.
▲국제커피기구 홈페이지
◈ 한국 커피시장 - 과거 글로벌 동향 무시한 채 가격올리기 급급...현재는 가격경쟁에 불황기 우려
한국의 커피시장은 크게 2012년, 2014년 등 2번의 가격인상을 단행한 적이 있다. 당시 인건비, 임대료, 원두가격 등의 상승이 업계의 입장이었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를 믿었다.
하지만 당시 커피의 국제시세는 2011년부터 2014년 초반까지 연이은 하락세를 보였고 이후 2014년 말까지 반등하다 다시 떨어졌다. ‘원두가격 상승’은 가격인상 요소에서 제외됐어야 했다.
지난 10년간 프랜차이즈들의 입성은 날로 확대됐으며 이들은 편안한 인테리어, 와이파이 서비스, 쿠폰제 등을 갖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을 유치하는 데에 집중했다.
반면에 개인가게들은 테이크아웃을 내세운 1000원대 커피(아메리카노)를 출시했으며 이는 편의점까지 확산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커피가격을 1000원 미만대로 낮췄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가격비교를 통한 합리적 소비에 이르는 국민들이 늘어났고 결국 4000원대를 웃돌던 고가형 커피시장에 대한 소비신뢰는 급격히 낮아지는 추세다.
한편 2016년 국제 커피가격의 반등세에 대한 커피업계의 반응은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 이는 시장의 불황기로 인해 가격인상을 쉽게 단행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국제 커피가격이 반등했어도 지난 5년 전에 비해 절반정도에 그치고 있어 가격인상의 볼모가 사라지게 됐다. 향후 커피가격의 거품이 빠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가형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 홈페이지
◈ 불황없는 한국 커피시장? ‘글로벌 커피산업’ 이해 못하면 절대 승산 없어
지금까지 글로벌 커피시장 및 한국의 커피시장 동향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봤다. 세계 커피시장의 동향을 모른 채 가격전략을 펼치던 한국의 시장은 현재 난감한 상황에 놓여 있다.
물론 임대료, 인건비, 마케팅 등 물가 및 비용의 영향을 받은 것도 사실이나 시장에 가장 중요한 원재료에 대한 관심과 이에 따른 전략이 이행되지 못한 것도 큰 실수라고 판단된다.
현재 한국은 프랜차이즈 카페만 10만점에 달하는 과당 경쟁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고가의 커피를 순조롭게 판매하는 스타벅스와 가성비를 내세운 이디야가 세분화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형 프랜차이즈도 마케팅만으로 커피사업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커피산업은 ‘커피’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향후 임대료와 물가의 거품이 빠지고 원자재에 대한 정보력 강화와 투명한 전략수립이 이뤄진다면 커피시장 및 소비자신뢰도는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는 세계 시장을 통해 한국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1개 국가의 시장이 글로벌 시장의 가치사슬(value chain)을 모두 이해해야 산업의 흐름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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