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침몰하는가] (24)수소자동차 기술개발은 뒤로한 채 ‘수소택시’ 상용화에 나서
노인환 기자
2016-12-15 오전 10:39:38

▲한국 수소택시 이미지(출처 : 한국 환경부 보도자료)

친환경 전쟁(Eco-War)의 중심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자동차시장은 지난 몇년간 하이브리드차(hybrid)와 전기차(E-car)의 공방으로 전개됐다.

최근에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수소(Fuel-Cell)차’가 급부상하면서 연비, 충전속도, 환경기준 등에서 기존의 친환경차량보다 더욱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며 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국내 최초로 ‘수소택시’를 도입했으며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행 중이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비해 뒤떨어진 기술력과 부족한 인프라는 사업목적에 의구심을 들게 한다.

지금부터 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수소택시에 대해 살펴본 뒤 인접국가인 일본의 수소차 동향을 보도록 한다. 최고의 기술을 선점한 국가를 통해 국내 현실을 직시해보자.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사업 국고보조금 예산현황표(출처 : 한국 환경부 보도자료)

◈ 한국 - 국내 최초 ‘수소택시’ 도입...1대당 8500만원 너무 비싸 수소스테이션 달랑 20곳

한국 환경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2월 13일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수소전기차 택시 시범사업 발대식’을 개최했다. 여기에는 현대자동차, 울산광역시, 지역 택시업계가 참석했다.

이번 사업은 친환경자동차의 비즈니스모델을 검증하고 국민들에 대한 수소차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시행됐다. 차종은 현대차의 투싼ix FCEV이며 시범운행 지역은 울산이다.

도입된 수소택시는 총 10대이며 가격은 1대당 8500만원이다. 환경부와 울산시가 총 5500만원을 지원해 실부담액은 3000만원정도다. 요금은 일반택시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현재 수소충전소는 전국에 20개소이며 충전시간은 5분 내로 완충이 가능하다. 1회 충전 후 약 410km까지 주행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전기자동차에 비해 2배정도 효율성이 높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금 없이는 택시차량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이 지적사항으로 제기됐다. 충전소 역시 시범사업을 운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경부는 2017년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수소차 130대와 수소충전소 10기를 각각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효성이 없는 사업에 불필요한 예산이 낭비될 것이라는 우려만 남겼다.


▲Clarity Fuel Cell 모델 이미지(출처 : 혼다자동차)

◈ 일본 - 한국보다 기술력↑ 가격대↓ 수소차...기술개발·인프라·상용화 등 수소산업 영역 넓어

일본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는 국가 중 하나이며 유명업계로는 도요타(Toyota), 혼다(Honda) 등이 있다. 먼저 수소차량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혼다의 사례를 보도록 한다.

자동차업체 혼다에 따르면 2016년 10월 도요타모터쇼를 통해 ‘Clarity Fuel Cell’의 신형모델을 선보였다. 기존부터 최고의 수소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개발되고 있는 차종이다.

주요 개선사항으로 100kW 이상급의 연료전지스택이 기존에 비해 33% 소형화됐으며 출력밀도는 60%나 확대됐다. 수치상으로만 보이지만 이것이 바로 수소전지의 핵심 기술력이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35마일(약 700km)로 도요타의 미라이보다 123마일이나 연장돼 운행할 수 있다. 출시가격은 1대당 766만엔(약 7770만원) 내외로 검토 중이다.

1개 차량업체를 통해 한국 수소차 산업과의 차이를 본다면 큰 오산이다. 일본의 수소차 산업은 차량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다각적인 상용화와 인프라, 기술개발 등이 복합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다양한 분야에 상용화를 위해 정부는 수소지게차 보조금지원, 도요타는 수소버스 발매, 도시바는 수소발전용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도쿄해양대학이 수소선박에 대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둘째, 인프라측면으로 본다면 정부에서는 전국에 수소충전소를 증설하고 있다. 또한 기업에서는 혼다를 주축으로 고효율 수소스테이션을 빌딩, 철강소, 편의점 등에 설치해 산업용 전력을 충당하고 있다.

▲일본의 수소연료형 버스, 지게차, 수소스테이션, 선박 등(출처 : 도요타, 혼다, 도쿄해양대학 등)

◈ 수소 사업, 단순한 영역 아닌 기술력·대중성·비용적 측면 등 모두 고려해 접근해야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의 수소차 산업동향에 대해 살펴봤다. 극과 극인 양국의 산업격차를 통해 본 한국의 수소택시는 친환경사업의 첫 시작으로 보기에는 엉성한 면이 많았다.

우선 수소택시의 가격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일본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있음에도 이같은 사업을 시행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된다. 심지어 예시로 제시된 일본 차량은 최고가격대에 속했다.

게다가 충전소 인프라는 이미 전기차가 출시되면서 친환경자동차 사업의 선결과제였다. 한 예로 2016년 4월 기준 국내 전기스테이션은 377기였는데 이마저도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수소택시 사업은 새로운 친환경차량에 대한 첫 상용화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소’라는 산업영역이 가지는 기술적, 비용적, 제도적, 대중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다면 여전히 시기상조라고 판단된다.

자동차전문가들은 일본처럼 수소에 대한 산업영역을 다양화하고 상용화와 기술개발에 적극적인 정부, 기업, 학계의 사례를 참고하라고 조언한다. 향후 몇 년간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영원히 뒤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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