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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610일 미국 자산 기준 16위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며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원금을 전액 보증하겠다며 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다.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파산 과정과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세계 각국 금융당국은 2008년 세계 4위 투자은행이었던 리만브라더스(Lehman Brothers)의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미국의 금융산업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주식시장부터 충격을 받고 있다. 윤석열정부의 관치금융 논란이 확산되면서 바람직한 금융정책에 대한 갑론을박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서울특별시의 금융허브 경쟁력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서울의 금융허브 경쟁력 평가 [출처 = iNIS]◇ 금융공기업 지방 이전 대상 선별 중요글로벌 컨설팅그룹인 지옌(Z/Yen)이 평가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가 지난해 9월 세계 11위인 서울은 2019년 36위에서 급상승했다. 지난해 5월 윤석열정부의 출범과 7월 시작한 오세훈시장의 정책 노력과는 무관한 것이며 대내외 금융시장의 변화가 주요인으로 분석된다.윤 정부는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을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산업은행부터 부산광역시로 이전하기 위한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노무현정부 이후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서울의 금융허브 문제점을 분석해 보자.정치적으로 일관성 없는 금융정책으로 혼란 가중, 미·중 대립 구도에서 외교정책 미확정, 수도권 집중과 지역균형발전 갈등 지속 등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서울을 ‘종합금융 중심지’, 부산은 ‘해양파생상품 특화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또한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금융감독원·수출보험공사 등은 수도권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정부는 폐기 혹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미·중 대립 구도에서 어느 편에 서야 할지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수도권에 인구와 기업이 몰리면서 균형발전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경제적으로 보면 조선·반도체·전자·철강 등 주력산업의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보호무역 등으로 교역량 감소, 불안한 환율 및 부침이 심한 주식시장 등이 금융의 발목을 잡고 있다. 1970~80년대 중화학공업 진흥정책으로 육성한 조선·철강, 1980~90년대 전자·반도체가 중국의 추격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지난해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켰고 미국 주도의 보호무역이 심화되며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했다.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세계 교역량은 20% 이상 줄어들었고 우리나라 무역도 비슷한 규모로 축소됐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급락한 환율은 회복될 조짐이 없다.사회는 단일민족으로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성향, 이주민에 대한 영주권 발급 요건의 강화, 높은 주택가격 및 물가 등 정주 여건 악화도 우수 인재의 유치를 막고 있다.우리나라 국민은 과거에 비해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외국인에 배타적인 편이다. 백인보다는 흑인, 선진국 국민보다는 후진국 국민을 하대한다.영주권인 F5 비자 취득요건은 5년 이상 체류, 생계유지능력, 한국어 능력 등으로 단출하지만 발급 실적은 저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재외동포와 일반 외국인을 구분해 요건이 달라진다. 특별한 공로가 없는 외국인이 한국 영주권을 받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문화는 국제학교와 외국어 가능한 병원 등 인프라 부족, 일상생활에서 외국어로 생활 애로, 고궁·백화점 등에 한정된 관광자원 등도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서울과 수도권에 국제학교가 다수 설립됐지만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의 수요를 충족하는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살면서 어려운 점 중 하나가 종합병원에 영어로 진료가 가능한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제화가 잘 된 여의도에서조차도 영어로 일상생활이 쉽지 않다. 서울의 관광지는 고궁·백화점을 제외하곤 남대문·동대문에 있는 재래시장이 전부다.기술은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로 계층 분리, 5세대(G) 이동통신망 구축 지연과 높은 무선 데이터 비용, 우수한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 부족 등이 장치산업으로 변한 금융업의 발전에 걸림돌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가 급진전되면서 노인층은 디지털 격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초고속 모바일 통신을 지원한다던 5G망은 구축 속도가 더디고 무선 데이터 요금은 국민소득과 비교하면 많이 비싸다. 2019년 개봉돼 2020년 미국 아카데미에서 4관왕에 등극한 기생충은 남의 집 무선 공유기를 무료로 사용하는 데이터 난민을 그렸다. ◇ 여의도 금융특구 지정해 정책 일관성 확보해야 종합금융 중심지 가능우리나라는 세계 제조업 5위 국가로 경쟁력을 갖췄다. 하지만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국제 결제시에 사용하는 통화 비율은 0.1%에 불과하다. 0.7%대인 태국, 0.3%대 말레이시아, 0.2%대인 남아프리카공화국·뉴질랜드·멕시코·헝가리 등에도 미치지 못한다. 서울의 금융허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개선방안은 다음과 같다.정치적으로 보면 서울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의지 확립, 쿼드(Quad) 등 동아시아 질서 재편에 편승, 합리적 지역균형발전정책 수립 필요 등이 정부의 정책 기조로 자리매김해야 한다.서울에 있는 금융공기업 중 지방에 내려가도 무방한 곳만 선별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 이전으로 서울 금융허브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기 위함이다.21세기는 태평양의 시대로 미·중의 패권 다툼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국가안보에 직결되는 외교정책의 방향 설정이 중요해졌다. 친미와 친중으로 나눠진 국론을 통합할 묘책을 찾아내야 한다. 지방의 균형발전이 불가피하지만 공공기관 이전으로 달성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경제는 4차 산업혁명 주도할 신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 국내 경제에서 무역 비중 줄여 체질 강화, 관치금융 중단해 금융산업 자율성 부여 등으로 금융업의 자양분을 키워야 한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추진하는 4차 산업혁명 정책으론 반도체·전자 이후의 먹거리를 찾을 수 없다.경제에서 수출과 같은 무역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를 강화해야 하며 국민소득·인구를 늘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 독일은 1980년대 이후 인구 정체를 이민자로 해소해 지난해 기준 8400만 명을 넘어섰다. 스위스·네덜란드 등도 이민자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관치금융은 IMF 외환위기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은 적폐다.사회는 글로벌 마인드 함양해 ‘지구촌(global village) 건설, 이민 확대해 다민족 국가로 이행, 금융특구에 저렴한 외국인 전용 아파트 공급 등을 통해 금융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 동북아시아 반도국가인 우리나라는 개방정책을 통해 거점 국가로 거듭나야만 강대국으로 떠오를 수 있다.미·러·중·일 등 4강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서남아시아·중앙아시아 국가를 모두 포용할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해 지구촌의 중심이 돼야 한다. 단일민족 국가를 포기하고 다민족 국가로 이행해야 지정학적인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세종특별자치시로 국회가 이전하면 해당 부지에 복합금융센터를 건립하고 금융특구로 지정해야 한다.문화는 금융특구에 국제학교와 병원 등 인프라 개선, 행정·방송·일상생활 등에서 영어 병용 추진, K-컬처(K-Culture) 관련한 볼거리·놀거리 공급 확대 등으로 우수 금융전문가의 한국행을 유도해야 한다. 여의도가 금융중심지이지만 외국인을 위한 국제학교나 종합병원 하나 없는 실정이다.영어를 제1외국어로 지정해 수십 년 동안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국민의 영어 울렁증을 해결하지 못했다. 일반 행정이나 방송에서부터 영어 병용을 추진해 일상생활에 스며들 수 있도록 조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K-컬처도 일회적 유행을 넘어서려면 다양한 관광자원으로 육성해야 한다.기술은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X) 추진, 5G망·공공 아이파이(Wifi) 확대해 데이터 난민 해소, 초중고교부터 S/W 소양교육 실시 등이 요구된다. DX는 디지털 사회·국가로 전이하기 위해 필수적인 관문으로 체계적인 대책을 수립해 지원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디지털 사회는 거미줄처럼 얽힌 유·무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완성되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투자를 집해야 한다. 이동통신사의 중복투자를 해소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 정보통신기술(ICT)은 하드웨어(H/W)보다 S/W에 초점을 맞춰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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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9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KDB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광역시로 이전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뿐 아니라 한국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농협중앙회 등도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하려던 서울특별시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해양산업금융2실을 신설해 부산시에 두기로 결정했다. 2월에는 직원 45명을 부산 근무지로 발령했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22층에 사무실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의회는 3월2일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다수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 금융위원회·정부가 주장하는 금융기관 지방 이전 논리와 비교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양자의 의견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토론회 [출처 = iNIS] ◇ 금융기업 부산 이전해 동남권 발전 추진하지만 한계서울시의회가 개최한 정책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만 참석해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서울시장과 대통령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라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금융위원회와 정부가 산업은행 뿐 아니라 금융공기업의 지방 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다음과 같다.정치적으로 동남권 지역균형발전 추진, 수도권 경제력 집중 억제,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 공약 이행 등으로 주요 금융공기업의 지방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보수 정당의 입장에서 TK(대구·경북) 못지않게 PK(부산·경남)의 민심이 중요하다. 경제가 추락한 부산시의 정치적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다.부산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이전했지만 경제가 살아나지 않았다. 수도권에 집중된 경제력을 지방으로 분산시켜야 하지만 강제로 배분하는 것이 적절한지가 논란거리다. 윤 대통령의 선거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 금융산업 경쟁력보다 중요한지도 의문이다.경제적으로 보면 부산을 해양산업금융 중심지로 육성, 정책금융을 강화해 조선·해양산업 육성, 부산을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육성 등이 주안점이다. 부산은 한때 동북아 최대 무역항으로 군림했지만 중국 상하이 푸둥항에 자리를 넘긴 후 활력을 찾지 못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부산의 조선·해양산업이 부진한 이유가 금융지원이 충분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인건비 상승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인지 판단해야 한다. 후자가 원인이라고 한다면 금융기관 이전으로 조선·해양산업이 재생될 가능성은 낮다.지난해 9월 글로벌 컨설팅그룹인 지옌(Z/Yen)이 평가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부산은 29위를 기록해 11위인 서울에 한참 뒤졌다.사회는 직원 이주로 부산 인구의 증가, 지역인재의 취업 기회 제공, 주택 특별공급으로 정주 여건 개선 가능 등을 제시했다. 부산시 인구는 2013년 350만 명에서 2022년 330만 명으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기업 1차 이전으로 인구가 늘어난 혁신도시는 많지 않아 인구 증가는 설득력이 약하다.지방 이전 공기업은 지역인재를 30% 채용해야 한다. 부산에 있는 대학 졸업자는 ‘신도 가고 싶은 직장’인 금융공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지방 이전 공기업 직원에게 주택 특별공급이 당근이었지만 부동산 침체기에는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문화는 국제학교·특수학교 유치 추진, 대학 계약학과로 필요한 인력 양성 가능, 해운대 등 관광자원 풍부 등 서울과 비교해도 인프라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부산시는 자녀교육을 핑계로 이주하지 않으려는 직원을 위해 국제학교나 특수학교를 유치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산업은행과 같은 금융공기업은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 졸업자도 입사하기 어렵다. 지방대에서 금융공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인력을 양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해운대의 자연자원은 우수하지만 전시회·공연·문화재 등 전반적인 문화 인프라는 부실하다.기술은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돼 디지털 금융 선도 가능, 양질의 일자리로 우수 정보통신기술(ICT) 인력 유치 가능, 최첨단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건설 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를 운영 중이지만 서울 여의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핀테크 산업 경쟁력이 더 높다.4차 산업혁명이 진전되고 디지털화를 추진하면서 우수한 ICT 인재의 유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1년 만에 연봉이 수천만 원씩 상승하고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AI) 관련 엔지니어는 서울 소재 기업도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따기’와 같이 어렵다. 서울에서 받는 비슷한 수준 급여에 부산까지 내려갈 엔지니어는 많지 않다. ◇ 금융은 정치가 아닌 경제 논리로 작동돼야 발전 가능국정연은 지난해 11월 초부터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라는 심층기획을 시작해 국회의원,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글로벌 금융허브인△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싱가포르 △홍콩 △중국 상하이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취리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의 경쟁력을 분석했다.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인사는 이동걸 前 산업은행 회장,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김현준 산업은행 노조위원장, 김묵한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등이다.참가자의 발표 내용과 다수 전문가가 금융공기업의 지방 이전이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기존 정책과 역행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정리하고자 한다.정치적으로 보면 동남권은 국가 경제정책의 최대 수혜자,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는 것이 정부의 기존 정책, 올바른 자원 배분이 국가의 미래 경쟁력 좌우 등을 통해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반대한다.부산을 포함한 동남권은 산업화시대 경제정책의 최대 수혜자로서 다른 지역에 비해 발전했다. 하지만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추락하고 있어 금융공기업의 이전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본다.정부는 서울을 종합금융 중심지, 부산은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 중심시로 육성할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양자를 분리할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경제는 정책금융은 지역개발금융공사 설립이 유리, 주요 고객이 서울·해외에 있어 협력 어려움, 경제는 공정성·효율성 확보가 중요 등의 논리로 반박한다. 산업은행 노조는 부산 뿐 아니라 전국 곳곳의 지방자치단체와 산업은행이 공동으로 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다수 설립하는 것이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역설한다.산업은행 노조에 따르면 고객의 30% 이상이 대기업이고 대기업의 본사는 대부분 서울에 있어 지방 이전은 고객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산업은행은 투자를 위해 수많은 내·외부 이해관계자와 협력해야 하므로 이들이 있는 서울에 있는 것이 합리적이다. 글로벌 금융허브 모두 동일한 원칙을 따른다.사회는 지방으로 거주지를 옮길 직원이 소수, 지역 출신 30% 채용이 역차별과 파벌 조성 가능, 우수 인재의 지방 근무 기피로 인재 유출 등을 우려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1차로 이전한 지방 혁신도시의 인구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이사를 간 직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지역 출신을 30% 할당해서 채용하면 우수 인재를 채용할 기회를 잃게 된다. 특정 지역 출신이 30%를 점유하면 파벌이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연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우수 인재의 지방 근무 기피로 이탈은 불가피하다. 최근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만이라도 서울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문화는 국제학교·특수학교를 유치해도 경쟁력 확보 애로, 금융 전문가는 지방대의 계약학과로 양성 불가능,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이 향유할 문화 인프라 부족 등을 반대를 위한 명분으로 내세운다. 국제학교를 부산에 설립해도 서울과 어깨를 견줄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복잡한 금융상품을 설계하고 외국의 금융기관과 협력할 정도의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서울 상위권 대학도 어려운 임무를 지방대가 수행하기란 역부족이다.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한 산업은행을 방문한 외국인이 업무시간 외에 즐길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기술은 블록체인은 핀테크 산업의 일부에 불과, 우수 ICT 인력의 수도권 근무 선호, 산업은행의 전산실은 국가보안시설이라 BIFC 입주가 불가능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에 속한다.우리나라가 정보기술(IT) 산업을 선도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은 확보하지 못했다. 우수 엔지니어의 양성을 국가적 과제로 설정해야 하는 이유다.▲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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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 격납고 곳곳 구멍… “문제없다” 결론에도 불신 이어져청렴도 개선 시급… 감사 전문인력 없어 부정행위 적발 한계지난달 12일 확정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기준 국내 원자력 발전 비중은 기존 23.9%에서 32.4%로 8.5% 상향조정됐다. 정부는 2036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는 대신에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 등을 활용하는 발전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원자력 발전 비중이 늘어나면 사용후핵연료가 증가해 원자력발전소 내 방사성 폐기물 저장 공간의 포화 시점이 앞당겨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준위방폐장의 건설이 해결책인데 부지 선정 과정에서 심각한 사회적 갈등이 예상된다.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로 방사능 공포가 커졌기 때문이다.원자력 시설 및 방사선 안전 규제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스카이데일리·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KINS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 봤다. ◇ 윤리경영 수준에 머문 ESG 경영체계KINS는 2021년 11월 대전광역시·세종특별시 공공기관 혁신네트워크 및 10개 공공기관과 ESG 경영 및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내용은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지역상생·협력 △네트워크 협력체계 강화 등이다.업무협약을 추진했음에도 ESG 경영선언문·경영헌장·경영위원회·추진체계 등은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홈페이지와 공시 자료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행동기준·행동규범·윤리강령·윤리헌장 등을 포함한 윤리규범은 제정했으며 청렴전략 및 추진과제도 수립했다.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감시·견제기구인 청렴 옴부즈만, 의견을 수렴하는 청렴 호민관, 실무진 위주 제도개선 실행조직인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부원장 주도의 고위직 협의체인 사회가치 경영위원회 등을 정비했다. 아직까지 ESG 경영으로 고도화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2021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4건의 지적을 받았다. 주요 내용은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원전 점검 규제검사원의 검사 내용과 이유를 조사해 조치 등이다. 지적사항은 △2017년 1건 △2019년 1건 △2020년 5건 등으로 증가했다.종합청렴도 평가결과는 △2017년 3등급 △2018년 3등급 △2019년 3등급 △2020년 2등급 △2021년 3등급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자체 감사부서는 정원 3명에 현원 3명으로 한국에너지공단의 27.3%에 불과 하다. 2021년 12월31일 기준 전문인력은 상시·비상시를 불문하고 참여하지 않았다.2021년 기준 부채총계는 500억 원이며 자본총계는 809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61.8%다. 부채는 △2018년 501억 원 △2019년 369억 원 △2020년 396억 원으로 2019년 감소했으나 다시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자본총계는 △2018년 678억 원 △2019년 721억 원 △2020년 715억 원으로 증가했다.2021년 매출액은 1255억 원으로 2020년 1121억 원 대비 11.94% 확대됐다. 매출액은 △2018년 1067억 원 △2019년 1174억 원 △2020년 1121억 원 등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당기순이익은 81억 원으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으며 2017~2020년은 모두 적자를 냈다.◇ 봉사활동·기부금액 감소해 대책 필요2021년 정규직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억359만 원, 무기계약직 1인당 평균 보수액은 7401만 원으로 무기계약직 평균 연봉이 정규직 대비 71.4%다. 정규직 여성의 연봉은 9384만 원으로 남성의 1억515만 원 대비 89.3%로 높은 편이다.최근 5년간 징계 건수는 △2017년 3건 △2018년 1건 등 4건으로 집계됐다. 징계 사유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 △보안업무규정 위반 △취업규칙 위반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 등으로 조사됐다. 징계 종류는 정직 1명, 견책 3명이다.사회공헌활동에서 봉사활동 횟수는 △2017년 9회 △2018년 6회 △2019년 6회 △2020년 2회 △2021년 3회로 한국에너지공단의 1.8~14.1%, 한국가스안전공사의 1.0%~3.1% 수준으로 매우 낮다. 기부 금액은 △2017년 4657만 원 △2018년 5614만 원 △2019년 4259만 원 △2020년 5810만 원 △2021년 5830만 원으로 집계됐다.지난 3년간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액은 △2019년 3억3700만 원 △2020년 3억3300만 원 △2021년 2억5900만 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총구매액 대비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액 비율은 △2019년 1.21% △2020년 1.21% △2021년 0.86%로 축소됐다.일·가정 양립 지원제도 중 육아 휴직 사용자는 △2017년 9명 △2018년 11명 △2019년 17명 △2020년 18명 △2021년 16명으로 2018년 이후 꾸준히 10명대를 유지했다. 여성 사용자는 9~13명인데 반해 남성 사용자는 2018년부터 2~6명으로 적었다.홈페이지에 ESG 교육을 위한 교재는 없지만 △원자력 방사선 안전규제 △원자력 안전 △방사능 누출 시 대처요령 등을 파악하도록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 내용은 △기관장 및 신입 보직자 대상 부패방지 △방사선 작업종사자 정기교육·역량강화 교육·방사선 사고 및 테러 초동대응 교관양성 등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 에너지 총사용량 증가세 유지사업장별 에너지 총사용량은 △2016년 63.17TJ(테라줄) △2017년 65.94TJ △2018년 66.29TJ △2019년 66.25TJ △2020년 68.55TJ로 집계됐다. 2019년 소폭 감소된 것을 제외하면 증가세를 나타냈다.온실가스 감축률은 △2019년 35.07% △2020년 37.53% △2021년 38.03%로 상승했다. 온실가스 기준배출량은 △2019년 4991.23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t) △2020년 5356.78tCO₂eq △2021년 5356.78tCO₂eq으로 증가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3241.02tCO₂eq △2020년 3346.38tCO₂eq △2021년 3317.06tCO₂eq으로 등락을 반복했다.2021년 12월31일 기준 저공해 자동차 구매·임차 의무구매비율을 달성했다. 2021년 1종 전기·수소 차량 2대 일반차량 1대를 확보했다.녹색제품 구매 실적 비율은 △2019년 67.89% △2020년 58.18% △2021년 230%로 집계됐다. 녹색제품 구매액은 △2019년 3억3200만 원 △2020년 3억1300만 원 △2021년 7억6600만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2021년 녹색제품 구매 실적이 급상승한 이유는 산정 기준이 총구매액에서 구매이행계획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사업장별 폐기물 발생량은 △2016년 14t △2017년 17.1t △2018년 17.6t △2019년 27.06t △2020년 1342.91t을 기록했다. 2020년 폐기물 발생량은 2019년 대비 49.63배에 달했지만 갑자기 증가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전문인력 배치해 부정행위 척결해야△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2021년 ESG 경영 및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으나 ESG 경영을 위한 체계를 구축하지 않았다. 종합청렴도는 2등급 1회를 제외하면 3등급으로 개선의 여지가 많다. 특히 자체 감사부서에 전문인력이 없어 부정행위를 적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사회(Social)=무기계약직 연봉이 정규직 대비 71.4%로 한국에너지공단보다 높은 수준이며 정규직 여성의 연봉은 남성의 89.3%로 큰 차이가 없다. 봉사활동은 연평균 5.2건에 불과했으며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액도 감소해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KINS는 한빛 4호기가 재가동될 수 있도록 구조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원자로 격납건물 콘크리트 곳곳에 빈 구멍인 공극이 대량 발견되면서 판단 근거에 의문이 제기됐다. 2013년 적발된 원전 비리로 원전마피아라는 용어가 탄생했지만 여전히 전문영역이라며 복마전이 벌어진다.△환경(Environment)=본사의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해 에너지경영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2020년 폐기물 발생량이 급증했으나 구체적인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ESG 경영을 추진하므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출처=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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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2지역 균형발전과 국가금융정책에 대한 명확한 전략 수립이 우선, 국제환경은 서울을 금융허브로 만들 적기로 성공 가능성 높아 15일 정부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개최해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본격화하기로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KDB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의지도 확고하게 내비쳤다.부산광역시는 부산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육성하려면 KDB산업은행뿐 아니라 한국수출입은행과 수협중앙회도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은 2009년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이후 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기술보증기금 등을 유치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한 찬반양론을 듣고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중앙 정부와 서울특별시의 정책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혹은 문제점·개선책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했다.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조윤승 KDB산업은행노동조합 위원장, 김두관 국회의원에 이어 네 번째로 만난 사람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다.김 의원은 서울시 ‘영등포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서울 금융허브를 구축하는 방안을 오랫동안 고심했다. 최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중인 김민석 의원 [출처 = iNIS]◇ 서울 힘 빼기보다 여의도 금융특구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김 의원은 1985년 서울대 총학생회 회장으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으며 15·16대 국회의원을 거쳐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한 이력을 갖고 있다. 18년 만인 21대에 당선되며 3선 의원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김 의원에게 정치 이력과 지역 균형발전 등에 관해 질문했다.- 현재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데.“초선과 재선 때는 재경위원회 및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들 위원회는 인기도 있지만 핫한 상임위라 선택했다. 초선 때는 재경위원회를 가기 어렵다고 생각해 보건복지위원회를 신청했는데 뜻을 이루지 못했다.그때는 보건복지위가 비인기 상임위였으나 지금은 가장 중요한 이슈인 민생을 다루고 있고 관련 예산도 커졌다. 과거와 달리 보건·복지·바이오 등 다루는 분야도 많고 이번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본 것처럼 국민의 건강, 민생과 직결된 중요 상임위가 됐다.”- 지역 현안 중 가장 큰 현안은.“영등포구는 지역이 복합적이어서 여의도·신길동·대림동 각각 굉장히 성격이 다르다. 여의도는 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인 것이 제일 큰 현안이다. 전반적인 재구조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길동은 뉴타운이 들어서며 공원을 포함한 주거환경을 정비해야 한다. 대림동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으며 다문화가정이 많고 개발 과제가 상당하다.” - 서울도 강남과 강북이 다르듯이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는데.“최근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방의 사정은 어렵고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따라서 노무현정부 때부터 추진한 지역 균형발전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의료· 문화와 관련한 격차를 해결해 주지 못하면 지방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방안이 있는지.“한 가지 방법보다는 교육·의료 등을 종합해 정책 패키지를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 보건과 관련해서 지방에서 제일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 병원과 의사 부족이다. 공공의대를 설립해 해결하자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과 지방대학을 연결해 대학도시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윤석열정부가 여의도에 본점을 두고 있는 KDB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들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있는데.“산업은행의 이전 논란은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와 연관된 이슈다. 금융 중심지 정책이 처음 나온 것이 2003년 노무현정부 때다. 그 이후 금융중심지법도 제정하고 3년마다 금융 중심지 계획을 발표했지만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 최근 국제적으로 외부환경이 한국에 유리하게 변하고 있어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외부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우선 국제정치 환경을 보면 2019년 홍콩 민주화시위, 미중분쟁 격화 등으로 홍콩 및 중국 도시들의 국제금융도시로서 매력이 떨어졌다. 홍콩에서 있던 금융기관이 홍콩을 떠나는 이른바 헥시트(Hexit·Hong Kong+Exit)가 나타나고 있다.그리고 핀테크·블록체인 등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이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도시의 금융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 산업은행 이전보다 선행돼야 하는 과제가 있는지.“산업은행 이전과 같은 서울 힘 빼기가 아니라 국회 이전이 예정된 서여의도 지역의 고도제한을 완화해 금융특구로 개발해야 한다. 블룸버그나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은 경제금융 전문 언론사의 아시아 지부를 유치하고 글로벌 핀테크 기업과 협력 강화, 우수한 국제학교 건립, 수준 높은 의료시설 확충 등 정주환경을 국제도시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 외국인이 한국에서 생활할 때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영어인데.“홍콩, 싱가포르 등이 영어로 생활이 가능해 외국인이 좋아한다. 영어 문제에 대해서 비교적 많이 고민해 봤다. 과거 영어 공용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지만 현실적으로 효과는 없으면서 불필요한 논쟁만 초래했다. 영어교육을 강화하거나 방송에서 영어 자막을 쓰는 등 다양한 방식의 병용 정도로 접근하면 좋겠다.” - 국제학교와 같은 외국인의 정주여건 개선도 필요한데.“서울에 있는 주요 금융기관이 모인 금융 중심지는 여의도인데 여의도에 국제학교가 1개도 없다. 외국인이 가족과 한국에 와서 체류하면 자녀의 교육도 큰 문제이므로 해결해 줘야 한다.종래 진보진영의 교육감들이 국제학교 설립 등에 부정적이었는데 최근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국회가 세종으로 이전하면 공간이 충분하므로 해외 명문 국제학교도 유치할 필요가 있다.”▲ 김민석 의원 [출처 = iNIS]◇ 20년간 추진한 금융허브 완수하지 못해 안타까워윤 정부는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내년부터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에 있는 다수 공공금융공기업도 지방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졌다.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이 시행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완수하지 못했다. 김 의원에게 지역 균형발전과 금융허브 정책과 연관성에 대해 질문했다.- 윤 정부는 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을 부산으로 이전해 부산을 금융허브로 구축하겠다는데.“금융산업은 높은 수익성을 갖고 있으며 국제화된 산업이기 때문에 인적자본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우수 인력 수급이 용이한 국제도시에 다국적 금융기업의 본사 및 지사가 분포하고 있다.글로벌 도시 순위에서 뉴욕·런던·도쿄·싱가포르 등과 금융 중심도시가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다. 서울도 세계 10대 도시에 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여의도를 국제금융지구로 조성해야 한다.” - 윤 정부는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 공공금융공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논리인데.“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책과제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주요한 수단으로 해서 추진해야 하는가?’ ‘이게 맞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한다.지난 20여 년 동안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다. 국가금융정책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이슈가 섞이면서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업은행 이전이 이슈로 부상한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은 지역 균형발전과 금융정책을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지역 균형발전이 아주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몇 년 전에 민주당에서 금융정책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토론을 거쳐 서울을 글로벌 국제금융 중심지로 만들어 가자는 방향을 정했고 그 기조가 현재도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서울을 어떻게 글로벌 국제금융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것인지.“국제금융센터(IFC)에서 이미 여의도에 개설한 KAIST금융대학원과 연계해 최첨단 금융기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지금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시키기 위해 세종의사당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완공되면 국회 상임위를 모두 세종시로 옮기고 국회의사당이 있는 위치에 국제학교를 설립하거나 의원회관에 외국 금융기관을 입주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민진규 소장(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왼쪽), 김민석 의원(국회의원, 오른쪽) [출처 = iNIS]◇ 무리한 추진보다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금융허브정책대한민국과 서울은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세계적 인기 아이돌 그룹 덕분에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다, 서울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것도 국제도시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서울과 부산을 모두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시킬 방안은 없는지 김 의원의 아이디어를 들어보자. - 서울의 국제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서울을 금융도시와 국제도시라는 2개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데 국제도시 측면에서는 위상이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K-팝과 같은 한류로 많이 알려진 이후 코로나19 대유행 극복 과정에서 한국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현재 세계보건기구(WHO)의 아시아태평양보건분야의원연맹 의장을 맡고 있는데 여름에 의원들을 초청한 국제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했다. 외국인들이 서울에 와서 회의하는 걸 너무 좋아한다.” - 그렇다면 서울의 금융도시 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20년 전부터 국제 금융도시로 키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금융도시가 되려면 국제도시가 먼저 돼야 한다. 국제도시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외국사람이 생활하기에 편리해야 한다. 홍콩·싱가포르처럼 영어로 일상생활이나 비즈니스가 가능해져야 글로벌 선도 금융도시가 될 수 있다.” - 현재 서울이 국제 금융도시로 부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20년 동안 외부환경이 많이 변했다. 서울과 가장 근접한 홍콩이 주춤하고 중국 상하이 등도 금융시장 여건이 나빠진 상황이다. 서울이 새로운 금융 중심지로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주면 해외 금융기관도 우호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그런데 이런 노력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나마 서울이 갖고 있는 금융자산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금융허브 전략이 필요한지.“국가 혹은 서울시가 금융허브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서울조차도 20년 동안 금융 중심도시가 되지 못했는데 서울과 부산 투톱으로 가려고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현재는 원톱도 없으므로 일단 서울부터 원톱을 만들고 부산을 원 플러스 원과 같은 투톱 전략에 포함시키는 것이 옳다.” - 오세훈 서울시장도 산업은행 이전을 반대하는데.“서울의 금융허브 정책을 어떻게 하겠다는 명확한 전략이 없는 상태에서 산업은행 등의 부산 이전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오 시장도 처음에는 윤 대통령의 공약이라 세게 반대하지 못하다가 결국 ‘산업은행 이전은 자해행위다’며 반대로 돌아섰다. 지역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런 차원에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금융전문가의 입장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5월 초 국회에서 ‘지방금융발전 대안을 찾아-산업은행 이전이 최선인가’를 주제로 서울형 금융특구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허브 구축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재정비하고 외국 선진 도시를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종합적으로 정책금융기관의 지방 이전은 제2금융 중심지의 내실화에 기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다양한 인프라가 필요하고 제일 중요한 것이 인적 인프라다.인적 인프라는 안정성이 중요하고 이해관계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데 로펌이나 외국금융기관 등은 제외하고 산업은행 등의 본점만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을 대부분의 전문가가 반대한다.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드러내놓고 의견을 표명하지 않지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이전에 찬성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민진규 소장(국가정보전략연구소), 김민석 의원(국회의원), 장은영 [출처 = iNIS]- 산업은행의 본점을 이전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해 현재는 편법으로 일부 조직만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는데.“편법으로 조직만 이전한 상태에서 법을 개정하지 못하면 결국 부산으로 내려간 조직도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조직 내부의 혼란도 문제지만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려 초래할 갈등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커질 것이다. 정부는 조금 어렵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회에서 합리적인 토론을 거쳐 합의한 후 공공금융공기업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 윤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여의도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의 입장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전략에서도 산업은행 등의 부산 이전은 심사숙고해야 할 이슈라고 생각한다.서울을 국제도시와 금융도시로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발전 전략을 수립한 후에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이 균형발전 차원에서 적합하지 판단했으면 좋겠다. 교육·의료·문화 등 생활 인프라 개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균형발전 프로그램을 제대로 추진하기 바란다.” - 윤 대통령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은.“산업은행 등의 부산 이전을 정책과제로 선정한 과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서울을 국제금융도시로 도약시키기에는 지금 아주 좋은 국제환경이 조성돼 있다.대통령이 방향만 잘 잡으면 성공시킬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 충족돼 있고 성공만 한다면 대통령에게도 큰 업적이 될 수 있다. 무리한 추진보다 우선 다양한 논의를 진행할 장을 열어주길 바란다. 지금은 길을 잘못 들어서 자갈밭으로 가고 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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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7■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대처에 혼연일체 단결 필요, 여의도에 금융기관 집중시켜야 시너지 창출 가능레고랜드발 금융시장 혼란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연말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규모의 충격이 우리나라 경제를 타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도 낮다.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함께 경제를 떠받치던 반도체 시장이 급랭하면서 내우외환에 직면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중요한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한 찬반양론을 듣고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와 서울특별시의 정책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혹은 문제점·개선책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했다.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조윤승 KDB산업은행노동조합 위원장이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 위원장이 보는 KDB산업은행 본점 이전에 관한 논란을 정리해 보자.▲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처 = iNIS]◇ 구조조정 전문가로 다양한 현장 경험 축적조 위원장은 KDB산업은행에서 20년을 근무했으며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는 국책은행의 몫으로 전락했다. 3면이 바다이며 동북아 거점 국가인 우리나라가 해양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당시 한진해운을 살릴 수도 있었는데 너무 쉽게 포기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음으로 조 위원장과 나눈 1문 1답이다.- 간단하게 자신의 이력을 소개하면.“2003년 8월 산업은행에 입사해 올해 20년째 근무하고 있다. 주로 담당했던 업무는 회원사의 구조조정이며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보면 된다. 2010~2013년까지 노동조합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현업에 복귀했다. 2020년부터 노동조합 위원장을 맡았는데 올해 연말 임기가 끝난다.- 구조조정은 전문 영역인데 경험해 본 소감은.“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한진해운은 회사가 사라져 평가하기 좀 그렇지만 현대상선은 구조조정 후 오히려 실적이 좋아져 뿌듯하다.해운업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야 하며 세계적인 해운회사는 덴마크·그리스·프랑스·중국·일본·독일 등 소수 국가에 소속돼 있다. 우리나라도 상당히 축적된 자본과 세계적인 무역 물동량을 갖고 있어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은행이 추진한 대우해양조선의 구조조정은 대표적 실패 사례인데.“대우조선은 10조 원 이상 손실을 봤다. 구조조정 전문가 입장에서 봐도 잘못된 결과이고 국가에도 엄청난 손해를 끼친 것이다. 대우조선은 부채를 줄여주고 유동성만 지원하면 단기간에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 부실을 숨기면서 시간을 끌어 책임질 사람을 없앤 것이 실패를 부른 가장 큰 원인이다.예를 들어 한꺼번에 5조 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누구도 책임지기 싫으니까 매년 2~3000억 원씩 찔끔찔끔 투자하다가 실패했다.”- 구조조정 과정에 참여하면서 느낀 아쉬운 점은.“사실 한진해운 같은 기업을 그때 너무 쉽게 포지하지 않았나, 아까운 짓을 했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1·2·3위 조선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해운업은 반드시 키워야 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산업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구조조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의 구조조정과 매각과정에 참여해 보면서 비중요 자산을 너무 쉽게 매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산매각으로 1~1조5000억 원 정도 확보해 2년 정도 버틸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6개월 만에 모든 돈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회사가 망할 때는 순식간에 주저 않는데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금융공공기관 개편도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데.“지금 부도가 나는 남미 국가를 보면 구조조정 후 망한 기업처럼 순식간에 무너진다. 정치인이 장기적인 경제안정보다는 단기적으로 인기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에 매몰되면 국가는 혼란해진다.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도 동일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 글로벌 금융허브는 해외사업 확대부터 시작산업은행은 수출입은행과 함께 시중은행과 달리 자금을 조달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외자 조달 분야에서 서로 1등과 2등을 다투는 공기업으로 외국 금융기관과 협력해 해외자금을 국내로 유치한다. 조 위원장은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대외 창구가 우리나라 금융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왼쪽)과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가운데) [출처 = iNIS]- 우리나라 자본 시장을 키워야 된다고 주장하는데 좋은 방안은.“채권 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폭이 넓어야 하고 깊이도 굉장히 깊어야 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트리플A(AAA), 더블A(AA)뿐 아니라 더블B(BB), 싱글B(B), 심지어 트리플C(CCC) 채권, 정크본드까지 자유롭게 거래돼야 한다.내가 사고·팔고 싶을 때 언제든지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깊이가 깊어야 충분한 유동성이 생겨 채권 시장이 안정된다. 우리나라처럼 위기가 왔다고 시장이 경색돼 더블A(AA) 채권도 안 팔리고 금리가 요동을 치면 시장이 발전하기 어렵다.”-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은행이나 채권 등에 대한 객관적인 신용과 리스크 평가가 가능해야 하는데.“실제 이런한 기능을 갖춘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일본하고 독일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일본과 독일이 돈이 없어서 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하물며 우리나라가 그것을 무턱대고 하겠다고 덤비면 안 된다. 차근차근히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재정부가 기대하는 산업은행의 중요한 기능은.“기재부는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산업은행이 1년에 연간 정책금융을 50~60조 원 정도를 지원하다가 산업은행의 실적이 나빠 정책금융을 30조 원밖에 못 지원하면 기재부는 30조 원을 다른 곳에서 조달해야 한다.과거 산업은행에서 정책금융공사를 분리했다. 정작 산업은행은 1년에 3조원의 이익이 나는데 정책금융공사는 2조 원씩 적자가 나자 기재부가 난처해져 결국 다시 합쳤다.”-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정책자금 규모는.“연간 5~6조 원을 벌어서 정책금융으로 3~4조 원을 지원하고 나면 1~2조 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이 중 3분의 1인 35~40% 정도는 100% 지분을 소유한 정부에 배당을 하고 나머지는 내부유보금으로 남겨 둬 자본금을 키우고 채권 발행을 늘린다.이를 통해 산업은행은 1년에 50~60조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일반적인 정책금융기관처럼 매년 국회에서 세금으로 예산을 배정받아 그 돈으로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재 기획재정부는 산업은행의 이전을 추진하는데.“기재부는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해 실적이 악화돼 정책금융에서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정권 초기라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겠지만 2~3년 지나면 결국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반대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산업은행이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담당하는 역할은.“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자산 규모 측면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작지만 우리나라 자본 시장에 해외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외자조달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결국 서울이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려면 외국 금융기관과 같이 사업하고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와야 한다. 그러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금융기관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밖에 없다.”- 그런 주장이라면 정부가 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해 글로벌 금융허브전략을 포기한다는 것인데.“정부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글로벌 금융허브는 안 하겠다고 선언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외국 금융기관에는 면허를 내주지 않고 우리끼리 은행면허사업만 하겠다는 의미다.시중은행은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대규모 정책사업보다는 안전한 예대마진을 챙기고 아파트 담보대출만으로도 연간 몇 천조 사업을 만끽하고 있다.”-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외국 투자자가 얼마나 방문하는지.“연간 수백 회가 넘는다. 외국계 투자은행·증권회사 등 투자자가 항상 방문해 협의한다. 만약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이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해 서울역으로 이동하고 KTX를 타고 부산까지 올 가능성은 낮다. 이들 투자자와 접촉이 줄어들면 해외사업은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허브 전략 수립해 실천해야 달성 가능조 위원장은 서울이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려면 국민연금공단 등 전국에 뿔뿔이 흩어놓은 금융공기업을 한곳에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기관·금융공기업·핀테크기업·대기업 재무팀 등을 한곳에 모아야 시너지가 난다고 판단한다.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지금의 서울 여의도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금융특구로 지정해 디지털 금융산업을 육성하자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저출산으로 제조업보다 금융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데.“고지식·고자본·자본집적도가 높은 것이 금융업이다. 금융업을 단순히 제조업을 지원하는 산업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의 중요 산업으로 인정해야 한다. 영국이 급성장하는 인도, 일본이 라오스에 각각 진출하는 금융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처럼 정부도 정책금융기업의 해외투자를 적극 후원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려면.“우선 국민연금 등 금융공기업 모두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한다. 부산에 가 있는 금융공기업뿐 아니라 대구·전주·진주 등 엉뚱한데 가 있는 기업을 모두 데려고 와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 산업은행·산업은행 별관·중소기업중앙회·수출입은행까지 싹 밀어버리고 그곳에 100층 넘는 빌딩을 5개 정도 지어 금융기업으로 포함해 기재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을 입주시켜야 한다.또한 핀테크라도 싹 그러모으고 대기업 재무팀도 모두 입주시켜야 한다. 외국계 투자자가 여의도에만 오면 원스톱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면 서울이 진짜 글로벌 금융허브가 된다.”- 우리나라 금융기관에 영어 구사자가 적다는 지적도 있는데.“은행원이 영어를 못해서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틀린 말이다. 요즘 신입사원은 해외 유학파도 많고 생활영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이 많다. 홍콩도 방문해 봤는데 금융센터를 벗어나면 영어가 잘 통용되지 않는다. 현재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는 직원만 잘 활용해도 외국계 투자자와 협력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본점을 이전하면 이익 줄어 정책금융 기능 상실해져 산업은행·지방은행 모두 불행해져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꺼내든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공약은 결국 정부의 110대 국정 과제에 포함됐다. 또한 8월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장에게 직접 이전을 조속하게 실천하라고 주문했다.본점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법을 개정하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부와 이해관계자의 입장 차이에 관해서 알아보자.▲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처 = iNIS]- 강석훈 행장은 부산 이전 미션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는데.“본인 입으로 명령을 받고 왔다고 직접 이야기한다. 사실 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을 100%를 갖고 있고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산업은행장을 임명하므로 대통령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다만 노조는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은행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존립 자체까지 위태로워진다고 판단해 반대하는 것이다. 강석훈 행장도 경제학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점이 있는 여의도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이나 서울시는 우량 공기업을 빼앗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영등포 갑·을이 지역구인 김민석 의원과 김영주 의원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회의원은 여야 구분 없이 산업은행을 데려 가겠다고 아우성이다.반면 의외로 국민의힘 국회의원·당직자·보좌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 반대한다. 이분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가지는 정체성·철학과 상치된다고 믿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보수 정당은 자유주의와 시장 중심주의를 강조하는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고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라 반대한다. 기관이나 국가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고 부산에 모든 금융기관을 모으는 것도 아니고 전국에 그냥 나눠주기 식으로 흩뿌리는 것은 정치적인 포퓰리즘이지 정책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국민의힘 안에 많다.정권 초기이기 때문에 드러내 놓고 대통령의 정책을 반대할 수는 없으니까 말은 안 하는 것일 뿐 실제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야기해 보면 문제가 많은 정책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부적으로 이전 추진단을 구성하고 연말까지 해양 관련 부서를 부산으로 이전할 계획인데.“9월28일 10명 정도 규모로 이전 추진단을 구성했다. 현재 실제 수행하는 일은 없고 이전을 대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구상하는 정도다. 아직 토지를 매입하거나 몇 층짜리 건물을 지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 국회에서 산업은행법을 개정해 주지 않아 이전 계획 자체가 무산되면.“노조는 그런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 예를 들어 토지를 구입해 몇 천억 원을 들여 건물을 신축했는데 이전이 무산되면 큰일이다. 산업은행은 은행법상 임대업을 할 수 없다. 건물 자체를 비워둬야 하면 손실이 막대해진다.그렇게 되면 이전을 결정한 사람은 배임죄로 처벌을 받을 것이다. 산업은행도 자체적으로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경영자의 배임행위를 파악하면 100% 고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추진 관계자 모두 불행해질 수 있다”- 이전 추진단이나 회장이 실제 행동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이전 준비단이 법이 바뀌면 어디에 땅을 사서 몇 층짜리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몰라도 실제 땅을 산다거나 건물을 올리는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 회장도 정부에 법을 바꿔주지 않으면 실제 추진은 불가능하고 자신도 법적 책임을 지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국회 차원에서 법 개정 움직임은.“발의만 해 놓은 상태다. 야당에서는 김두관 의원이, 여당에서는 김희곤 의원이 발의했다. 김두관 의원은 지역구가 양산이라 발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은 찬성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2024년 4월 차기 총선까지 법 개정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총선 결과에 따라 여당이 절대 다수를 점유해야만 추진이 가능해질 것이다.”-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전에 국토교통부가 이전 대상기관으로 선정하는 등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아직 국토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는 않았다. 국토부나 균형발전위원회에서도 명확하게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공기업 2차 지방 이전이라는 큰 틀에서 진행하며 산업은행만 따로 보지는 않는다고 한다. 금융위원회만 연내에 계획서 만들겠다고 밝힌 상태고 국토부는 내년 초에나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해운금융에 전념하려면 전문성이 필요한데.“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금융정책이 너무 답답하다고 생각한다. 배도 많고 물동량도 많은데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해외 선주다. 해외 선주는 선박을 소유하고 있지만 리스 금융을 하는 선박 리스 회사로 실질적으로 보면 금융회사다. 이들은이익이 별로 남지 않는 제조는 한국 조선소에 맡기고 자기들은 앉아서 큰돈을 벌고 있다. 우리도 제조뿐 아니라 금융 자체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금융위는 부산을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 중심지로 육성한다는데.“산업은행은 해양·파생상품에 특화된 인력은 많지 않다. 목표가 그렇다면 직원 모두에게 관련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해양·파생상품 시장은 연간 10~15조 원 규모일 정도로 작다.산업은행은 자산이 200조 원이 넘고 연간 100조 원 이상을 운용하는 거대 은행이다. 직원을 자르든지 해양파생상품은 일부가 담당하고 대부분은 현재 수행하는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금융기관은 로펌·컨설팅기업·회계법인 등과 협업할 일이 많은데.“그렇다. 우리나라 금융이 서울에도 있고, 부산에도 있고, 전주에도 있고 이렇게 분산되면 사실상 금융 중심지는 없어진다. 이번 레고랜드 사태만 보더라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이 완전히 박살나면서 악화된 것이다.최근 롯데캐피탈도 15%의 금리를 제시했음에도 1년짜리 단기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직접 금융시장을 키우지 않으면 우리가 세계에 자랑하는 제조업체도 망하게 된다.”-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고객이 이탈한다고 생각하는지.“산업은행은 기존 은행처럼 예수금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거나 아파트 담보대출을 통해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니다. 여의도에 있는 다른 증권회사나 금융회사와 거래를 통해 돈을 버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일부에서 인터넷 세상에 비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대출 또는 비대면 대출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한다. 1~2000만 원 대출해 주는 카카오뱅크는 현재 그런 식으로 영업하지만 산업은행은 기본 거래 단위가 천억 원대다.1~2000억 원을 대출하면서 고객의 얼굴 한 번 안 보고 거래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신디케이션·합작투자는 사업 규모가 1조 원을 넘고 관련 기관과 회의만 50회를 넘게 한다. 부산으로 이전하면 결국 고객사가 산업은행과 거래하기 힘들다며 거래를 중단하게 될 것이다.”- 부산으로 이전하면 산업은행이 망한다는 주장은 심한데.“산업은행은 정책금융공기업으로 1년에 최소 5~6조 원의 수익을 발생시켜 정책금융을 지원해야 되지만 부산으로 내려가면 영업이 저조해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망하는 것이다. 바이오산업에 정책금융을 지원하면 이익을 내기 어렵고 연간 3~4조 원씩 손해가 난다고 생각해 보자.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정책금융인데 산업은행 전체 이익이 3조 원에 그치면 적자가 되기 때문에 바이오산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직원도 자르고 사업을 줄이면 산업은행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일본 산업은행은 비슷한 경로를 밟다가 민간은행과 합병됐다.”◇ 다양한 문제점부터 해결하려는 노력 필요산업은행의 본점으로 부산으로 이전하면 직원은 이사를 가는 대신에 나서이부(나흘은 서울, 이틀은 부산)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가 금융산업의 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정책임에도 타당성 검토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하지만 강석훈 회장은 윤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라 강력한 추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점을 살펴보자.▲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가운데)과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오른쪽) [출처 = iNIS]-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모든 직원이 내려가야 하는지.“노조는 최악의 경우에 총무·인사와 같은 행정부서는 내려갈 수 있지만 사업부는 서울에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고객과 협력기관이 대부분 서울에 있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그렇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지방에 내려간 공기업이 국회보고나 정부 회의를 위해 서울로 출장을 오가며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막대하다는 불만이 많다. 이미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결론이 난 만큼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서울에 근무하고자 하는 직원이 절대 다수인데.‘실제 현재 지방 이전 공기업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직원은 부산에서 3년 근무하고 다시 서울에서 3년 근무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생활 리듬이 깨어진다. 자녀가 있는 여직원이 가정을 핑계로 서울에서만 근무하겠다고 주장하면 남직원이 부산 근무를 도맡아야 한다. 남직원의 불평불만이 높아지고 사기가 떨어져 조직 화합 차원에서도 불리하다.- 특정 대학 출신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주장은.“지방에 공기업을 유치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공기업이 지역 대학 출신을 채용해 주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1년에 100여 명 채용하는데 지방 출신을 30% 뽑으면 30명 정도 된다.부산에 내려간 공공기관은 부산대만 거의 뽑는다. 그렇게 되면 부산대 출신이 전체 신입사원의 30%로 너무 많아진다. 이들도 몇 년 근무하면 서울로 오고 싶어 하기 때문에 지방 인재의 유지라는 본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부산으로 이전하면 대출자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현재 산업은행 고객의 60% 이상은 서울에 있고 부산에 있는 고객은 아주 소수다. 돈 빌릴 사람은 서울에 있는데 부산으로 간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부산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만한 신용과 사업성을 갖춘 기업도 많지 않다. 그렇다고 대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에게 무차별적으로 돈을 빌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경기도 하남에 있는 전산센터도 이전하는 것인지.“원래 전산센터는 별관이 있다가 하남으로 이전한 것이다. 전산센터가 하남에 있는 것만으로도 업무처리에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요즘 은행은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장치산업이다. 수시로 시스템을 개발 혹은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업무협조·인력확보 등으로 죽을 지경이다.ICT 인력은 연봉을 많이 줘도 구하기 어렵고 오래 근무하지 않는다. 아마 부산으로 전산센터를 이전한다고 하면 따라갈 직원도 많지 않고 현지에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에 있는 부산은행·경남은행이 반대하고 있는데.“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모두 경영이 어려워진다. 지역에 있는 기업이 산업은행과 거래하지 못하면 부실기업처럼 비춰질 것으로 두려워해 산업은행과 거래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지역 은행 입장에서는 이익이 많이 남는 기업과 같은 우량 고객의 이탈을 걱정해 반대하는 것이다.”- 다양한 부작용이 예상됨에도 회장이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지난 8월 말 윤 대통령이 부산에 가서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면서 현장에서 산업은행 회장에게 구두로 몇 번 지시를 했다고 들었다. 빨리 부산으로 이전하라는 말에 본인이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본점 이전보다 개발금융공사 설립이 유리조 위원장은 부산 지역 발전을 위한 최상의 방법은 산업은행과 부울경이 자본금을 공동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설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법적으로 자기 자본의 30배까지 투자가 가능하며 적자가 발생해도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사례로 제시했다.- 부산시는 산업은행을 유치해 동남권 지역의 정책금융을 활성화한다는데.“그 목적이라면 산업은행의 부산지사가 부족하지 않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와 지역 정치인은 정책금융을 활성화하는 것보다는 외형적으로 폼이 나는 실적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층 건물을 짓고 수백 혹은 수천 명의 직원이 내려오는 이벤트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전 부지로 지목된 구역을 소유한 건설업체도 토지 매각으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부산 해양산업을 육성하려면 본점 유치보다 지역개발금융공사를 설립하는 것이 유리한 것은 아닌지.“산업은행 내부도 산업은행과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대전·대구·광주 부산에 하나씩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지역 균형 발전이 목표라면 부산만 아니고 차라리 전국을 고르게 발전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내놓은 대안이다. 지방에 있는 산업은행 지점을 통합해 주고 자산과 업무를 이관하면 개발금융공사가 자립할 수 있다.”- 국내에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제가 해운을 담당했을 때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직접 설립한 경험을 갖고 있다. 설립해서 운영해 보니까 공사가 은행보다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점에서 유리했다.신규 정책을 추진하면 부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공사는 은행보다 파산이나 증자가 쉽다. 개발금융공사는 자기 자본의 30배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산업은행과 부울경이 4:3:2:1 비율로 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설립해 공동으로 경영하면 된다.”- 본점 이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노조의 역할은.“노조는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해 쓴 소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국민에게 산업은행의 이전이 초래할 문제점을 널리 알려서 나쁜 정책이 집행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노조가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의견이나 글로벌 금융시장 현황이 그렇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가 구조조정에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것처럼 노조원 모두 금융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파악할 능력은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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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4정치로 시장 조종해 금융산업 육성 불가능…경쟁도시 벤치마킹해 정책보완 우선 필요최근 KDB산업은행은 연말까지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 해양업무 부서를 부산광역시로 이전할 방침을 논의 중이다. 본점을 이전하려면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각종 정치 이슈로 극한 대치 중인 국회가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2014년 11월 이후 다수 금융공공기관이 부산시·대구광역시·경상남도·전라북도 등으로 이전했지만 성과는 미미한 편이다. 따라서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 공기업의 이전이 불가피하지만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정부는 서울특별시와 함께 부산시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는 부산시가 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해 낙관론자와 비관론자의 다양한 주장을 정리했다.국정연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낙관론자·비관론자의 주장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각자의 주장을 비교한 후 요약해 보자.▲ 부산 아시아 금융허브 가능성 [출처 = iNIS] ◇ 디지털 금융과 선박금융 동시 육성 가능공기업의 지방 이전은 노무현정부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구·경제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해 국토를 균형적으로 발전시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낙관론자는 부산이 아시아 금융허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정치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110대 국정과제에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포함돼 정부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관련 정부기관도 이전을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선8기 부산시장에 당선된 박형준도 부산을 창업금융도시로 추진하고 금융기능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경제적으로 보면 KDB산업은행을 이전해 정책금융을 집중 지원하면 조선·해양산업을 육성하고 침체된 지역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박 시장은 외국계 해양금융기관과 유수 해운기업의 본사를 유치해 선박금융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KDB산업은행의 본점 이전으로 세수 증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사회는 이전하는 임직원의 복지와 관련돼 있으며 부산시는 주택 특별공급으로 정주 여건을 개선해줄 방침이다. 수천 명의 직원과 그 가족이 이주하면 인구가 늘어나 인구감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지역 대학 출신 인력의 채용이 확대되면 대학의 지원자가 늘어나 폐교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문화는 생활 인프라·교육과 관련성이 있으며 서울 사람이 부산을 잘 몰라서 걱정하지만 문화·쇼핑시설이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한다.부산시는 이전 직원 자녀의 교육 여건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학교·특수학교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금융산업에 필요한 인력은 대학 계약학과로 충분히 양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기술은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로 금융의 미래인 디지털 금융을 선도할 수 있으며 지역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의 육성을 통해 금융기관이 필요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고임금을 보장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우수 ICT 인력이 부산으로 모여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 판교 이남에 근무하려는 ICT 인력 소수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싱가포르·홍콩·도쿄 등 전통적인 금융허브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중국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도 급부상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사례에서 보듯이 금융산업은 금융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육성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비관론자의 입장이다.정치적으로 보면 윤석열정부의 금융공공기관 지방이전이 민영화로 가는 수순이므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명박정부도 상하수도를 민영화하려고 시도하다가 국민 저항에 부딪혀 중단했다.KDB산업은행은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에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건물 내에 입주하지 못해 다른 금융기관과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이다. 정부의 구체적인 행정 지원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혼란스럽다.경제는 이미 이전한 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부산 경제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정책금융 전반을 다루는 KDB산업은행이 이전한다고 곧바로 해양·선박금융 중심지로 육성될 가능성도 낮다. 본점을 이전해 부산의 세수는 증대하겠지만 서울의 세수는 줄어들어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사회는 낙관론자의 주장과 정반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세종시와 다른 혁신도시의 사례에서 봤듯이 주택을 특별 공급해줘도 자녀 교육 등을 핑계로 이사 갈 직원이 많지 않다.주말부부를 선택할 직원이 다수이며 두 집 살림으로 안정적인 삶이 깨어진다. 지방인재 특별채용은 부산대 등 특정 대학 출신의 비율을 높여 파벌이 형성되도록 유도한다.문화는 양질의 삶을 보장하는 기반이며 여가시설·쇼핑센터 등 사회 인프라가 부족하며 좋은 교육기관도 충분하지 않다. 2014년부터 이전한 직원 자녀를 위해 노력하지 않다가 KDB산업은행을 설득하기 위해 국제학교·특수학교를 유치하겠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KDB산업은행 직원은 대부분 서울 상위권 대학 출신과 유학파로 구성돼 있으며 지방대 계약학과로 필요한 인재를 육성할 가능성도 낮다.기술은 4차 산업혁명 이후 디지털화가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직원 평균연봉이 1억이 넘는 금융사조차도 우수 ICT 인력을 확보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핵심 이슈에 속한다.부산은 ICT 인프라가 부족해 금융 디지털화를 추진하는데 애로가 발생하며 ICT 관련 우수한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도 많지 않다. 우수 ICT 인력이 근무하고자 하는 지역은 서울을 제외하면 경기도 성남시 판교가 마지노선이다. ◇ 미비점 보완하며 국민지지 획득 필요국정연은 부산이 아시아 금융허브로 부상하려면 현재 정책만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공공기관의 이전 역사와 실적을 보더라도 낙관론자보다 비관론자의 주장이 호소력이 높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부산을 금융허브로 육성하려면 몇 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다.첫째, 경제 특히 금융산업은 정치인이 인위적으로 조종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급적 시장의 기능에 맡기는 것이 좋다. 인류가 이 땅에 태어난 이후 원시공산사회와 전제왕조시대를 거쳤지만 경제는 가격이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시장을 기반으로 작동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윤 대통령도 후보 시절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공기관 이전은 정부 주도가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올해 1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KDB산업은행을 강제로 이전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둘째, 부산시가 해양 혹은 선박 특화 금융허브로 되려면 해양물류·해양관광·조선·수산업과 같은 기반 산업부터 먼저 육성해야 한다. 부산의 컨테이너항만 경쟁력은 중국 상하이 푸둥항과 비교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푸둥항을 집중 육성하며 부산항을 경유하는 미국향 컨테이너선박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부산항 컨테이너 하역비가 중국 항만에 비해 낮음에도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부터 찾아야 한다. 동북아 국제해양관광 거점으로 개발하고 있는 북항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부산항을 중심으로 발전한 선박수리·수산업도 호황과는 거리가 멀다.셋째, 금융이든 ICT든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려면 생활 인프라 개선부터 시작해 각종 혜택을 푸짐하게 제공해야 한다. 쇼핑센터와 문화센터를 확충해야 함은 물론 자녀교육을 위한 국제학교, 언어 장벽을 없애줄 영어 공용화도 추진해야 한다.중국 상하이는 5년 이상 거주한 해외 인재에게 영주권을 제공하고 과학·공학박사 학위 소지자라면 3년으로 기간을 단축해준다. 홍콩은 금융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재산세를 완화했다. 싱가포르는 핀테크 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각종 행정규제를 없앴다.결론적으로 시장 우선·기반 산업 육성·우수 인재 유치와 같은 전제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정부의 현 부산시 아시아 금융허브 정책은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윤 정부도 출범한지 5개월 남짓 지나 4년 6개월 이상 남았으므로 서두를 필요가 없다. 차근차근히 허점을 보완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정책에 대한 지지를 획득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우선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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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 소장 [출처 = iNIS]우리 국민이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제조업체인 삼성전자·LG전자·포스코·현대자동차 등이 급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이 자리매김하고 있다.기획재정부가 정책금융의 집행을 지휘하지만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수행해야 하는 일은 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과 같은 금융공기업의 몫이다.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2차 공기업 지방 이전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공공기관 중 첫 번째 대상에 오른 KDB산업은행 노동조합은 6월부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연대해 본점 이전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파업이 4개월을 넘기며 KDB산업은행 노조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사회적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2014년부터 지방으로 이전한 국민연금공단·한국자산관리공사·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의 실적이 악화되며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KDB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한다고 부산이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 중심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낮다고 단언한다.또한 정부가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중단하고 세종으로 이전할 국회 부지를 금융특구로 지정해 금융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박 위원장은 "서울이 아시아 금융허브로 성장하려면 중국 주요 도시나 홍콩·싱가포르보다는 도쿄를 경쟁상대로 삼아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법인세 인하 등과 같은 정책지원만 충분하다면 아시아 금융허브는 욕심을 부려도 좋은 목표라는 말로 의지를 내비쳤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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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을 미래전략산업을 육성해야 국가경쟁력 상승 가능…지방 이전한 금융공공기관의 U턴도 고민해야 6월부터 KDB산업은행 노동조합은 본점의 부산광역시 이전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공기업 귀족노조의 이기주의적 작태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고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미래를 위해 타당성 여부를 따져 보자는 용기 있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한 찬반양론을 듣고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와 서울특별시의 정책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혹은 문제점·개선책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했다.첫 번째 인터뷰이는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으로 1일 서울 중구 전국금융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박 위원장은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2020년 2월부터 금융산업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 위원장이 보는 KDB산업은행 본점 이전에 관한 논란과 정부의 공기업 이전 정책 전반에 대해 알아보자.▲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출처 = iNIS]◇ 본점 이전한다고 부산 금융산업 발전 못해박 위원장은 KDB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려는 정책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의 표를 얻기 위해 급조된 선심성 정책이며 본점 이전으로 부산 지역경제 발전이나 금융허브 전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노조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헸는지.“2011년 9월경부터 상근 간부를 하면서 노조 활동을 시작하다가 중간에 현업에 복귀했다. 2017년부터 3년간 KB국민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을 했으며 2020년 2월 금융노조위원장에 취임해 3년째 활동하고 있다.” - KDB산업은행 노동조합이 본점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 금융산업노조의 입장은.“KDB산업은행은 대한민국의 국책금융 및 정책금융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으로 금융산업노조 입장에서도 매우 핵심적인 조직이다.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조직에게도 큰 타격이지만 대한민국 금융산업에서 아주 커다란 참사를 낳을 수 있는 잘못된 정책결정이라고 생각한다.” - 어떤 점에서 참사라고 생각하는지.“산업은행 고객 69% 정도가 수도권에 있고 산업은행의 업무 대부분이 서울의 명동이나 을지로·여의도·강남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권과 교류하고 협업하는 것이다.레고랜드 사태뿐 아니라 코로나19 발생과 같이 금융시장에 충격이 일어날 때마다 제일 먼저 호출하고 제일 먼저 금융위원장 입에서 나오는 말이 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정책금융에서 중요한데 3400명이 통째로 지방에 내려가면 협력이 어려워진다.” - 금융산업노조와 KDB산업은행 노조가 이전을 반대하는 다른 이유는.“산업은행은 한국은행과 같은 발권 기관도 아니고 한정된 재원으로 어떤 산업이나 기업에 목표·정책·철학적 배경을 갖고 지원하겠다는 것이 중요하다. 정권이나 강석훈 회장 측에서는 부울경 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해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한민국이 부울경 위주로 발전해야 된다라는 것에 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는지 의문이다.” - 여야를 불문하고 부산·울산·경남 지역 국회의원은 부산으로 이전을 찬성하는데.“일단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의원 대부분은 찬성한다고 보는 게 맞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내 정무위 의원이나 다수 의원은 개인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사람이 꽤 많다.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반대 집회에 다녀간 의원이 많으며 이들은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반대에 공감하고 있다.” -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본점을 이전한다면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최대 몇 명이 가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최대 4~500명이 내려간다면 지역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산시가 주택을 특별공급해도 가족과 같이 내려갈 직원은 많지 않다. 주말에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생활로는 소비증진 효과도 없다. 본점을 이전해도 부산시의 세수 증대 효과도 크지 않다.” - KDB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회의 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금융산업노조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1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입에서 최초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이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당시 여당이었고 현재는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과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제1야당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법안 개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며 우상호 전 비대위원장은 사실상 당론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반대하면 법 개정은 불가능하고 2024년 총선에서 누가 이기냐에 따라 본점 이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총선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지만 하늘을 쳐다보고 비가 내리길 기다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다음 달 초 산업은행 노조 집행부가 교체되면 내년에 지방 이전 반대투쟁을 어떻게 진행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의 존립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금융산업노조 차원에서도 적극 개입할 방침이다.” ◇ 금융공기업 지방 이전이 민영화 수순?우리나라 경제는 저렴한 인건비를 강점으로 한 제조업보다는 전문지식이 필요한 첨단제조업·정보통신기술(ICT)산업·금융산업을 육성해야 고령화·저출산·인구감소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금융위가 서울을 종합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핵심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혼란스럽다. - 금융위원회가 ‘금융 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서울은 ’종합금융중심지‘, 부산은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중심지‘로 육성한다는데 금융위의 정책 추진 방향이 공식적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없다. 이 건물에 있는 부산항만공사·해양공제조합 등과 같은 부산 소재 기관도 서울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이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 중심지가 되려고 해도 사업은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전 정권의 은성수·고승범 금융위원장과 공식적으로 정례협의체를 통해 정책 협의를 진행해 왔지만 그런 정책 변화에 관해 들은 바가 없다.” -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발간한 여러 자료에 따르면 IBK중소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금융감독원·수출보험공사는 수도권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갑자기 왜 국가정책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국가발전을 위한 전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과정에서 해당 지역의 표를 얻기 위해 다소 즉흥적인 공약을 내세웠다고 본다. 정치인 대부분이 산업은행이 왜 내려가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심지어 윤석열정부의 경제 관련 고위공직자도 사석에서는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이야기 한다고 들었다.” - 정부의 공기업 지방 이전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기존 지방 이전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다. 또한 다양한 기관에서 발간하는 보고서도 완전히 성공한 것처럼 평가하는 것은 없다. 현 정권 관계자에게 직접 들었는데 서울에 남아 있는 모든 공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해도 지역 균형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차라리 세제혜택 등 당근을 제공해 민간기업을 이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 KDB산업은행과 같은 공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공기업이 지방에 내려가도 시너지를 낼 기업이 서울에 있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대구 혁신도시처럼 육지의 섬과 같은 지역에 공기업을 이전하면 직원은 자녀 학교 배정과 같은 기초생활조차 어려움을 겪는다. 가족을 데려가지 않고 혼자 내려가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 금융공기업의 지방 이전 문제점을 보완할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는지.“부산은 금융 관련 공기업, 전주는 국민연금, 제3의 지역은 다른 공기업 등으로 분산시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당 지역, 지자체 또는 정치인이 나눠 먹기식으로 공기업을 가져갔던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금융산업을 그렇게 찢어 정권의 전리품처럼 가져가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고 본다.” -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부산이 아시아의 새로운 금융허브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그렇지 않다. BICF(부산국제금융센터)에 지금 일부 금융사가 입주해 있는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 산업은행이 간다고 잘 안되던 부산 금융허브가 잘 될 가능성보다 산업은행이 안 될 가능성이 더 높다.” - KDB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옮기면 서울이 종합금융 중심지로서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보는지.“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을 가보면 정장에 넥타이를 맨 외국인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대부분 한국 신용등급으로 발행되는 산업은행 채권을 사려는 투자자이거나 또는 산업은행의 투자를 바라고 찾아오는 그런 관계자다.산업은행의 본점이 부산으로 가면 아시아를 중심으로 채권 발행 로드쇼를 하던 외국인이 홍콩·싱가포르·도쿄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이 이른바 패싱을 당하는 것이다.” -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국책은행을 지방으로 이전한 사례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지.“전혀 없다. 도시가 발달하고 산업이 있는 곳에 은행 지점이 생기고 금융업이 융성하는 것인데 그것을 우리나라처럼 인위적으로 추진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 정책금융기관의 지방 이전으로 경쟁력 약화가 불 보듯 뻔하고 장기적으로 민영화로 가는 수순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현 정부의 기본 공공정책이 민영화다. 따라서 어떤 공공기관이든 할 수 있으면 팔아버리는 쪽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방 이전 논란이 한창 뜨거운 가운데 국책은행의 우량자산을 시중은행에 매각하겠다는 이슈가 터졌던 것도 결국 시중은행으로 대기업의 우량 여신들을 넘겨 산업은행의 몸집을 줄이겠다는 것이다.산업은행의 몸집을 가볍게 만들면 지방으로 이전하는데 더 좋고, 결국 민영화도 용이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모양인데 완전히 오산이다. 우량 기업으로부터 얻은 수익을 갖고 정책금융을 하고 있는데 결국 그런 수익이 사라지면 매년 2~3000억 원 적자가 나고 세금이 계속 들어가야 한다면서 없애자라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박홍배 위원장(가운데), 민진규 소장(오른쪽) [출처 = iNIS]◇ 여의도에 금융특구 설립해 지원 요망박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국가의 장기발전전략보다는 선거에 유불리를 따지는 포퓰리즘 공약이 난무하는 문제점을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차라리 정치인이 정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금융특구로 지정해 디지털 금융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발전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또한 서울을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육성하려면 제일 먼저 도쿄와 경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KDB 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지 않고도 동남권 지역의 정책금융을 지원할 방안은.“동남권 지역의 정책금융 지원 방안으로 산업은행 노조 측도 그렇고 산업은행 사측에서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보고를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산업은행의 정책 기능을 분리해 지방은행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지역에 필요한 자금 공급 또는 다른 조달을 통한 금융 공급, 금융 서비스 제공 등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서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 - 국민연금과 신용보증기금은 이미 지방으로 이전했다. 정부는 2023년 수출입은행 이전을 위한 준비를 계획하고 있는데 금융산업노조 차원에서 대비를 하고 있는지.“우선 윤 대통령의 110대 국정과제 공약에 확실히 명시된 것은 KDB산업은행이다. 따라서 산업은행이 앞서서 투쟁해야 되며 산업은행이 투쟁에서 지게 되면 다음 수순으로 수출입은행·기업은행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은 일을 추진하겠느냐라고 방심하고 있을 사항은 아니다.” - 신보도 대구로 이전한 후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데 최소한 금융업무 부서만이라도 서울로 U턴해 정상화시켜야 하는 것은 아닌지.“신보도 정부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금융산업 체계를 재편하고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 수도권 어느 지역에 금융특구를 조성해 올라올 기회를 제공한다면 올라오고 싶어 할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여야 후보에게도 노조 입장에서 그런 방안을 정책안으로 요구했다. 법을 개정해서라도 U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금융공공기관의 본점을 이전하지 않으면 서울이 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단기간에 중국 주요 도시와 홍콩을 대체하고 싱가포르를 앞지르는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자리 매김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예상하는 것보다 오래 걸릴 것이지만 법인세율 조정, 금융특구 지정 등과 같은 정책적 지원이 충분하다면 그 시기는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서울을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육성하기 위해서 경쟁해야 하는 도시는.“저는 도쿄 정도로 설정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생산과 소비도시가 복합된 중국과 소비도시 중심인 미국 사이에 위치한 금융허브라면 도쿄와 경쟁해야 한다. 도쿄와 경쟁하려면 금융특구를 지정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서울에서 금융특구를 지정한다면 어디가 적합할지.“저는 여의도 용산 벨트 같은 곳이 좋다고 생각한다. 여의도는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쇼핑센터 등 상업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입지가 아깝다.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한다면 국회 자리에 금융특구를 지정해 핀테크 기업 등을 유치해 디지털 금융을 발전시키면 좋을 것이다. 지방으로 이전했거나 서울에 산재한 금융기업을 모두 모으면 자연스럽게 금융특구가 형성될 것이라고 본다.”- 금융산업노조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기본적으로 3개의 정책본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금융정책본부다. 금융정책본부에서는 정부 정책 또는 금융사 정책 중에서 금융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정부나 입법기관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막았다. 인터넷 서비스업체 등 전문은행도 아닌 곳에서 계좌를 개설하도록 변경했다면 소비자 보호나 금융사고 예방이 어려워졌을 것이다.”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지식으로 인터뷰에 응해준 박 위원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심층기획을 통해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라는 주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독자 및 관계자 여러분의 진심어린 조언과 제언을 기다린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더 밝힌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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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갑질 중징계 받은 간부 승승장구… 기강 엉망법인카드 변칙으로 발급… 가구·화장품 등 구입 황당최근 러시아 정부는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자신들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4곳에서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강행했다. 중무장한 군인들이 투표를 독려해 투표 결과는 주민의 의사와 무관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아무튼 2014년 크름반도 합병 투표 당시와 유사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전쟁이 진행 중이지만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는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를 재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원은 해외에 동결된 러시아의 자산을 매각해 확보하려 한다.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별다른 해결 방안을 찾기는 어렵다.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이 급격한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국제사회의 원조 덕분이다. 특히 미국의 원조는 1950~60년대 식량에서부터 사회간접자본(SOC) 구축까지 망라됐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문턱에 도달한 1991년 경제성장의 과실을 개발도상국에 나눠주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를 설립했다.코이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스카이데일리·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KOICA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 봤다.◇ 중징계 받은 직원 중요 보직 임명 강행홈 페이지에 ESG 경영헌장은 없고 ESG 경영을 위한 전략과제·실행과제는 공개했다. ESG 중심 경영의 2025 전략목표로 ESG 경영지수 공공 부문 최우수 달성을 정했다. ESG 전문위원회의 활동은 2021년 비대면 회의로 2회 진행됐다.코이카는 올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과 함께 ESG 협력에 주목할 계획이다. 기업 수요를 반영한 글로벌 투자·경영 트렌드인 ESG를 반영한 개발협력 모델을 구상하려는 것이다. ESG 기반의 기업 협력 사업을 통해 국내 대기업 외에도 중소기업·스타트업 등에 적합한 ESG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2021년 국정감사에서 중징계를 받은 간부들을 주요 보직에 임명한 것이 드러났다. 중징계를 받은 사유는 부하 직원 대상의 폭언과 잡질·성희롱 및 부당업무 지시·관리 감독 소홀 등이었다. 금품 및 향응 수수·공금 횡령·성비위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으면 승진 제한 기간 동안 보직을 제한해야 하지만 지키지 않았다.2020년 국감에서 2016~2020년 5년간 추진한 19개국 대상 원조사업 20개가 시작하기도 전에 취소되거나 계획 수립·이행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조사됐다. 취소 사유는 수원국의 준비 지연과 역량 미비·정세 불안·중복사업 우려 등이었다. 취소된 20개 사업 중 6개 사업의 초기 사업비로 약 21억원을 지출했으며 회수된 금액은 7억9500만원에 불과했다.2021년 국감에서 직원들이 경조사비 지원용 법인카드로 사적 용도의 물품을 구매한 것을 지적받았다. 기획재정부는 2013년 경조사비 지원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도록 현금 지원일 경우 기관장 업무추진비 지원 혹은 사내 복지기금을 이용하도록 지침을 정했다.코이카는 정부출연금 운영 기관 특성상 사내 복지기금을 조성하지 못하며 기관장 업무추진비는 연간 3000만원 안팎이다. 직원들에게 법인카드를 직접 교부해 경조사비 지원 금액 한도까지 가구·골프용품·전자제품·수입화장품 등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2021년 기준 부채는 1427억1500만원, 자본금은 41억2500만원이다. 2021년 기준 매출액은 9431억5200만원이며 당기순이익은 4억2300만원이다. 원조기관이라고 해도 정해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사업을 추진해 부채 증가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 해외 봉사단 자격박탈자 중 성비위자 56%2021년 정규직 1인당 평균 보수액은 6794만원이었으며 무기계약직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5307만원이었다. 무기계약직의 보수액은 정규직 보수액의 78.11% 수준으로 다른 공기업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금융 공기업은 비정규직의 보수가 정규직의 절반 이하다.2021년 국감에서 2017~2020년 4년간 코이카의 해외 봉사단 자격 박탈자는 총 32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성비위로 자격이 박탈된 자는 18명이며 전체 56.25%로 가장 높았다. 동 기간 중도 귀국 인원은 374명으로 전체 활동인원 7025명의 5.32%를 차지했다. 성비위 외 자격박탈 요인은 근무지 이탈(4명)·근태규정 위반(6명)·경비집행수칙 위반(4명)이었다.2021년 국감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올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예산을 10억5300만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계획 47억2100만원의 22.30% 수준으로 감액했다. 탈레반 정권에 대한 무상 원조를 축소하고 현지 상황과 사업 추진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행할 방침이다.2021년 코이카는 세종학당재단과 협업해 한국어교원 대상 재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세종학당재단은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어 봉사 단원에게 재교육과정·특강 등을 서비스한다. 코이카는 해외 현지 교육·감염병 대응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2021년 엘살바도르의 특수·공립학교에 디지털 교육 장비를 지원했다. 디지털 교육이 취약한 공교육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교사 275명에게 노트북, 개별 학교에 교육용 TV·마우스· 전원장치 등 정보기술(IT) 장비를 제공했다. 엘살바도르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학교 인터넷 사용률에서 사립학교는 80%, 특수·공립학교는 53%로 각각 집계됐다.ESG 경영에 관한 준비는 미흡하다. ESG 경영 교육교재는 없으며 교육실적도 전무하다. 인권경영·사회적 가치경영·운리경영·고객만족경영·안전경영 등에 관한 기초 자료만 공개하고 있다. 윤리경영 중 윤리실천프로그램은 부패방지교육·1부서 1청렴과제·행동 강령 상담센터·청탁금지법 사례집 제작 및 공유에 관한 원칙이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 볼리비아 쓰레기 분리수거 사업 진행2010년부터 ODA 사업과 글로벌 이슈·세계시민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지구촌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국가환경교육센터의 푸름이 이동환경교실 실무팀이 ‘2019 재능기부 어벤져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속가능개발목표인 육상생태계 보호를 주제로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 교육·체험활동 등을 진행했다. 지구촌체험관 견학은 2019년 12월 12차 전시를 끝으로 중단했다. 2020년 1월부터 촉발된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다.코이카는 베트남·파키스탄·피지 등 후진국을 대상으로 태양광발전소·풍력발전소를 구축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지역의 지속가능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다.2021년 볼리비아 정부의 지속가능 녹색 도시 추진 사업을 협력하기 위해 수도 라파스에 분리수거함을 설치했다. 쓰레기 재활용을 통해 환경오염을 낮추고 폐기물 재활용 비율을 20%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쓰레기 분리수거함은 라파스 시내 빈곤율이 가장 높은 지구 2곳에 56개, 시내 주요 건물들에 51개를 각각 배정했다.◇ 원활한 사업 추진위해 윤리적 소양 필요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는 ESG 경영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도 없어 개선 여지가 많다. 코이카가 후진국 원조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 높은 수준의 윤리적 소양이 요구된다. 중징계를 받은 직원을 중요 보직에 임명해 인사규정을 위배한 조치도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사회(Social)는 지배구조에 비해 위험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해외봉사단의 관리를 강화하고 부적격자를 사전에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국제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국가에 대한 지원 제한조치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봐야 한다.환경(Environment)은 후진국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자체 재생에너지100%사용(RE100)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평가가 어렵다. 서비스형 공기업이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많지 않아 환경이 ESG 경영의 핵심이라 보기는 어렵다. 환경오염도 비슷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출처=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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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이나 출신성분이 비슷한 시장으로 지역특색 찾기 어려워,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기변동에 민감하지 않지만 성장가능성도 낮아남한의 중심에 위치해 있으면서 교통의 요지인 대전광역시(이하 대전시)는 구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한 곳이지만 일제시대인 1914년 대전군이 신설되면서 현재의 지명을 얻게 됐다. 해방 이후인 1949년 대전시로 승격됐다가 1989년 대전직할시, 1995년 대전광역시로 각각 개칭됐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출처 : iNIS)대전이 포함된 충청도는 경상도나 전라도와는 차별화된 지역 특성이 있다. 통일신라 이후 1,000년 동안 한반도의 정치사를 주도한 경상도, 백제가 멸망한 이후 현재까지 중앙정치에서 홀대 받은 전라도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중용(中庸)을 지키는 것이 생존에 긴요하다는 점을 몸소 체득했다.이러한 특성은 지역 출신의 정치인이나 주민들 사고와 행동에도 짙게 배여 높은 수준의 처세술로 나타났다. 어느 쪽도 옳거나 그릇되지 않았다는 유연한 사고와 서두를 필요도 없이 한발 늦은 느린 행동은 행정의 추진력을 떨어뜨려 지역발전의 발목을 잡았다.대전시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밸리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세부 지표별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시정구호만 살펴보면 지역주민에게 나쁜 블랙기업정치충청권을 대표하는 대전은 김종필 전 총리가 1961년 5∙16 군사 쿠데타의 주역으로 중앙정치의 중심에서 머물면서 현대 정치사에 족적을 남길 수 있었지만 좋은 기회를 살리지는 못했다.김종필이 박정희 정권에서 만년 2인자로 머물렀고,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자유민주연합이라는 군소정당을 창당해 영남과 호남의 정치세력 다툼을 조정하는 역할에 만족했기 때문이다.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역대 대전시장은 홍선기, 염홍철, 박성효, 권선택, 허태정 등이 맡았다. 홍선기는 6대와 7대 2회, 염홍철은 8대와 10대, 박성효는 9대, 권선택은 11대 시장이었고, 허태정이 12대 시장직책을 수행하고 있다.홍선기, 염홍철, 박성효가 보수정당 출신이고, 권선택과 허태정은 진보정당 소속이다. 홍선기는 충청을 기반으로 급조되었던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연임했지만 별다른 정치적 업적을 남기지는 못했다.김종필의 정치적 영향력이 위축된 2004년 19대 총선 이후 대전 지역도 보수의 아성에서 진보진영으로 권력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는 중이지만 호남의 진보와는 정치적 입장이나 인물의 구성이 다르다. 대전지역 정치인은 정당의 소속은 다르지만 인물의 면면을 보면 정치색이나 출신성분이 유사하다.역대 시장들의 시정구호를 살펴보면 홍선기는 ‘위대한 대전, 긍지 높은 시민의 시대’, 염홍철은 ‘가장 살기 좋은 대전 건설’과 ‘세계로 열린 대전, 꿈을 이루는 시민’, 박성효는 ‘함께 가꾸는 대전, 함께 누리는 행복’, 권선택은 ‘시민을 행복하게, 대전을 살 맛나게’, 허태정은 ‘새로운 대전, 시민의 힘으로’ 등을 각각 제시했다.지역정치가 중앙정치에 종속되면서 지역 정치인들은 선거공약을 개발하기 보다는 중앙당 차원의 바람을 우선적으로 기대한다. 다른 광역지방자치단체와 달리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았지만 중앙정치의 판세가 지역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역대 당선자들도 선거에서 개인적 역량보다는 정당의 후광을 최대한 활용했다.주 52시간을 강제하며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 정책을 펼치는 문재인 정부에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블랙기업(black company)이라는 용어도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 관점에서 연구할 수 있다. 기업문화 전문가인 필자는 블랙기업에 관해 다수의 칼럼을 기고했는데 블랙기업의 비전(vision)이나 미션(mission)이 대전시의 시정구호와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블랙기업은 ‘위대한’, ‘긍지’, ‘꿈(dream)’, ‘행복(happiness)’, ‘세계’ 등의 단어는 많이 사용하는데 대전시의 역대 시정구호도 비슷하다. 대전시가 지역 정치인과 공무원들에게는 블랙기업은 아니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블랙기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지방자치시대가 열린 지도 25년이 지났지만 지방자치가 제대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운 이유도 선거공약이나 행정이 구호만 난무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개념조차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용어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하고 이를 측정할 지표는 전혀 제시하지 않은 것도 행정이 낙후되게 만들었다. 지역 공무원들도 행정서비스의 질(quality)을 개선하기 보다는 지역 정치인에게 줄을 서는 것이 승진에 유리하다는 것을 파악해 행동하는 것도 블랙기업의 특징이다.지방자치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정치의식 수준이 높아져야 하지만 바뀌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전시는 구도심과 유성구, 대덕구 등 신도심이 인구구성 측면에서 극명하게 구분된다.구도심은 토착민의 비중이 높고, 신도심은 학력이 높은 외지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전시의 정치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변화를 위한 자체 동인(driver)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대덕연구단지라는 천혜의 자원을 확보하고도 살리지 못해경제2019년 대전시 세입은 3조8,455억원으로 전년 3조4,887억원에 비해 3,567억원이 증가했다. 지방세는 1조5,043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전체 예산은 5조7,530억원이고, 2020년 예산은 6조7,822억원으로 18% 증액해 편성했다.대전시의 지역내총생산(GRDP)는 2017년 기준 2,436만원으로 2015년 2,208만원, 2016년 2,341만원 등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전국 평균인 3,365만원에 비해서는 한참 낮은 편이다. 서울특별시의 3,806만원, 울산광역시의 6,441만원, 충청남도의 5,149만원, 전북의 3,965만원, 충청북도의 3,803만원, 경북의 3,699만원, 경남의 3,226만원 등과 비교해도 적다.하지만 2017년 기준 1인당 개인소득은 서울이 가장 높은데 2,081만원, 울산이 2,018만원, 경기도가 1,790만원, 대전이 1,776만으로 전국에서 4번째로 높다. 개인당 소비도 많은 도시답게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이 76% 이상을 차지하는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울산광역시 등과 달리 제조업의 비율은 18%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중앙정부기관, 공기업, 연구소, 금융기관, 대기업 지역 본부 등이 일자리의 대부분을 제공하는데 대덕연구단지 내 국책연구소, 민간연구소에 근무하는 직원만 7만명을 상회한다. 정부대전청사에도 7,0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수자원공사, 조폐공사, 철도공사 등의 본사에도 많은 직원이 일하고 있다.조선, 자동차, 화학 등 제조업의 급격한 위축으로 도시가 황폐화되고 있는 울산광역시와 달리 서비스업이 위주인 대전시의 경제는 경기변동에 민감한 구조는 아니지만 급격한 성장세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석∙박사 출신의 고급 연구원이 일하는 연구소, 정부부처, 공기업 등은 일자리를 급격하게 늘리기도 어렵고, 급여의 변동도 크지 않다.대전시의 발전에 아쉬운 점 중 하나가 정부대전청사를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종시로 중앙부처 이전지를 빼앗긴 점이다. 부동산 투기를 하는 사람들이나 건설업체의 입장에서는 개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을 선호하겠지만 집적효과를 감안했다면 정부대전청사를 확대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결국 세종시도 다른 행정기능 도시와 마찬가지로 주말에는 유령의 도시로 전락했고, 대전시도 인구가 감소하면서 점점 쇠락하는 중이다.2020년부터 신규 일자리 창출, 4차산업혁명 가속화, 바이오 메디컬산업 육성 등 융∙복합 혁신 생태계를 육성할 계획이다. 생활 SOC사업, 원도심 활성화 사업 등 도시기반 확충, 환경, 안전 등도 개선해 지역발전의 기반도 구축할 방침이다.제조업 기반이 약하고 서비스업이 주력인 지역 산업구조를 감안하면 4차산업혁명이나 바이오 메디컬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대전시는 인구의 감소에 더불어 지역의 경제도 서서히 침몰하고 있다. 지하철을 운영하고 도시철도 2호선으로 트램을 도입한다고 지역의 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은 없다. 대덕연구단지라는 천혜의 자원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아쉽다.대덕연구단지는 1974년 조성되기 시작해 1992년 연구단지로 확장됐고, 1999년부터 대덕연구단지관리법을 통해 연구성과의 실용화, 벤처기업의 유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국가연구소는 기초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대기업들이 자체 연구소를 통해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기술이전 실적이 매우 저조한 수준으로 존립기반조차 흔들리고 있다.공급자 중심의 연구개발의 틀어 넘어 수요자 중심의 혁신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하면 대덕연구단지의 미래도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보수적인 국가연구소는 혁신을 터부시하기 때문에 종국적으로 대전시의 핵심 경제동력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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