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기업과 화이트기업] (65)종신고용의 대가로 철저한 상명하복을 요구하면서 파워하라가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나
▲일본의 파워하라에 대한 경고 포스트(출처 : Fourhalf Inc.)
◈ 파워하라로 용인되지 않는 9가지 행동
일본 시민단체는 사회에서 용인되지 않는 파워하라는 무엇인지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직원에게 월급도둑이라고 말하지 말아라.
② 감정적으로 고함을 치거나 책상을 두드리는 등 괴물상사가 되지 말아라.
③ 다른 직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질책하지 말아라.
④ 직장생활을 어렵게 만들겠다고 위협하지 말아라.
⑤ 다른 직원들에게 특정 직원과 대화하지 말라고 경고하지 말아라.
⑥ 주말에 전화를 해서 잘못을 훈계하지 말아라.
⑦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업무를 주지 말아라.
⑧ 업무와 관련이 없는 외부여가활동에 참여를 강요하지 말아라.
⑨ 직원이 도움을 요청할 경우 무시하지 말아라.
◈ 상명하복을 종신고용의 대가로 여겨 잘못된 훈육방법이 파워하라와 연결
일본 사회에서 파워하라(Power harassment)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강력한 상명하복(上命下服)을 종신고용(終身雇傭)의 대가라고 주장하는 일본의 직장에서 직장 상사의 권한은 실로 막강하다.
군국주의 시대 군대에서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계와 동일한 수준으로 위계질서가 명확한 편이다. 상사의 부당한 명령도 거역하지 못하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
직원들이 기업에 한번 입사하면 평생 같은 직장에 다니다가 퇴직하는 평생고용이 일반화되어 있어서 수십 년간 같이 생활해야 하는 직장 상사를 부모처럼 모시고 복종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일본 사회 자체가 폐쇄적이어서 상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직장에서 퇴사를 할 경우 새로운 직장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작용한다.
성인의 경우 부모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는 이상 직장이 생계의 수단이기 때문에 직장에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로 인해 직장인이 상사에 대해 느끼는 위압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파워하라는 남성 상사가 남성 부하직원에게 행사할 수도 있지만 남성 상사가 여성 부하직원에게 또는 여성 상사가 남성 부하직원을 대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남녀의 구분이 없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일본 기업조직의 특성상 남성 상사가 남성 부하직원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남자는 과묵해야 한다거나 어떠한 어려움을 참고 견뎌내야 한다는 사회적 관념 때문에 주변의 동료나 외부 전문가에게 도움도 청하지 못하게 된다.
부하직원에게 업무지식이나 사회생활의 노하우를 가르쳐 준다는 미명하에 파워하라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한번 채용한 직원의 인생을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는 잘못된 논리로 인해 상사가 자신 옳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훈육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주장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인성을 파괴하는 파워하라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 계속 -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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